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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詩)

2005.08.13 15:24

kyu hwang Views:7695














광복 60주년에 즈음하여 애국시인 이상화의 시 한편 올립니다.

1901년에 대구출생으로 1924년 경을 고비로 식민지하의 민족현실을 바탕으로 한
저항 정신과 향토적 세계를 노래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역사를 바로 보는
가운데 치열한 시대 정신과 따뜻한 휴머니즘 정신을 아름다운 예술혼으로 상승시킨
암흑기의 민족 시인이자 민중시인, 저항시인의 한 사람으로 불리운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 운동에 관련된 혐의로 여러차례 감옥 생활을 하였으며
1943년 기다리던 광복의 날을 못본채 이 세상을 떠났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1926년 6월,<개벽>70호에 발표되었다.
(Comment, modified from the Internet source)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 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긴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 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뿌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았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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