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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서울역에서 내려라...

2011.07.06 01:21

이기우*71문리대 Views: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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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내려라... 

최근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욕설을 퍼부은 <막말남>
동영상이 논란을 빚고 있다.

영상 속의 20대 남성은
노인에게 손아래 사람 대하듯 욕설과
함께 삿대질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을 주었다.

싸움의 발단은 단순했다.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젊은이 발이
노인에게 닿자
불편하다고 한 마디 하자
젊은이는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그런 추태를 부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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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 방자한 그 친구는
“너 서울역에서 만나면 죽여 버린다.
사람 잘못 건드렸어!
서울역에서 내려라 잉!!”하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지하철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승객들은 자리를 뜨고
초등생 아이는
눈과 귀를 막으며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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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도
이보다는 나을 것 같다.

도대체 위 아래도 없이 막대먹은
이런 모습은
현재 우리 사회의
숨은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물론 어느 시대나 고리타분한 어른들과
새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는
충돌 속에서도 공존해 왔다.

그대 그리스 시대에 소크라테스도“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어.”라고
말할 정도로 세대 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해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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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혼돈 속에서도
신구세대가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과 덕을 서로 간에
인정했기에 가능했지만.

지금은
자기 자신만 존재할 뿐
이웃에 대한 배려심이 없어지면서
상상할 수 없는 온갖 추태들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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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폐해는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가
자는 학생을 깨우면 오히려
왜 깨우느냐고 따진다.
초등학생조차 훈계하려고하면
교사에게
법대로 하라고 큰소리친다.

한술 더 떠서
학부모는 교사에게 전화로
왜 자기 자식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느냐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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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이렇듯
교사들의 권위가 무기력해지듯이
사회 곳곳에서 공권력은 이미
힘을 잃고 있다.

시위현장에서
시위대들에게 맞고 있는 의경들,
경찰서에서 피의자에게 경찰이 맞고 있고,
교도관들은 재소자들에게
걸핏하면 고소당하고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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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정치애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사회에선
법치주의를 따르는 일이 당연하다.

어릴 적부터 우리가
배운 가르침 중 하나는
민주주의란 질서가
없으면 실현될 수 없다는 진리다.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권한을
준 것이 공권력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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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가장 초석이라 할 수 있는
공권력이 인권과
민주라는 이름으로 도전받고
있을 뿐 아니라,

한술 더 떠
아예 무력화하려고까지
하는 기막힌 세상이 되어가고
있음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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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헨은 다가올 세대의 특징으로
내향성, 강박성과 함께
<아버지 상실>을 최초로 언급한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권위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존재이건만
그 아버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던 것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사라지고
사회에선
선배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듯이
집에선 아버지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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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문화 예술분야에서 많이 사용했던
포스트모더니즘 용어가
이젠 삶의 현장에서 모든 권력과
권위에 도전하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이름 석 자가
술자리 씁쓸한 안주거리가 되어 가고,
꼬맹이들 조차도
대통령을 장난감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우려 섞인 한숨들은 결코 기우가
아님을 알기에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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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잘못된 권위는
백성들을 기만하게 할 뿐 아니라
몰락하게 만듦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기에

도전을 권위의식과의 싸움이라
정의하고
아버지를 대변되는 권위를 주장하는
어른들과 조직 자체를
젊은이들은 무던히도 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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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른의 권위를 무시하고
조직의 권위가 무너지면 질수록

젊은이들은
자유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 포로가
되고 있다는
새로운 양태 앞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으로
그 동안 어느 장소에서나
보이지 않는 규범이었던 인생의 선배들의
통제는 점점 더 완화되고
사라져 가지만
서로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강화되어 가면서
불만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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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없고
아버지가 없고
신도 부정하므로 절대적 가치 기준이
없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몸은 어른이면서 어른답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날마다 놀랄 뿐이다.

성년이 되어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피터팬 증후군은
어른이면서도 어린이로서 대우와
보호를 원한다.

성인이 되고도 부모를 의존하는
경우도 늘어가고 사례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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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불안정,
학교교육의 기능저하 그리고
여성들의 자립 등이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최대요인인데

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싫증을 내며
모든 것을 회피하려고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사회에 큰 파장을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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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과 수고와 고통 없이
부러운 위치에
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게으름,
나의 안이함,
순간순간 나의 잘못된 생각들이
내 자신을 힘들게 하고 제한시키고 있을 뿐이다.

내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내 결단(決斷)이 판가름한다.

똑같이 재능이 있었음에도
나는 부러워하고만 있었지 그들처럼
작은 가능성이라도 싹을 띄우고
열매 맺게 하는데
너무나 소극적으로 살았던 자신을
발견해야만 그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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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이 값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숙제이고
앞으로 남은과제가 되고 있다.

김혜남 님은
<어른으로 산다는 것>책에서
그 이유를 마음 속에 상처 입은 아이가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눈으로 볼 순 없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성인아이는
나와 다른 사람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분노하며,

끊임없이 이성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그 아이의 분노와 슬픔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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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극복해야 어른이 된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너무 다른 것이
어른의 세계다.

어른은 부조리한 것도 참아야 되고
상처 많은 사람과도 잘 지내야 한다.
그들이 싫다고 무인도에서
자신만의 기쁨을 즐겨서는 안 된다.

어찌하든지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성장과 치유가 있기에
어른이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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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날 때
여과 없이 감정을 표현하지만,

어른은 희로애락 앞에서도
감정 없는 사람처럼
잔잔한 파도가 되어야 할 때가 많다.

어른은 혼자만
기뻐할 수 없다는 것과 함께
혼자만 분노해도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이처럼 혼자가 아닌
함께 아퍼하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행복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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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과정도 소중하지만
마지막 순간은
인생의 열매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오늘을 견디고 있다.

마지막 순간에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고,

마지막 순간에
평안이 그의 품에 안기도록
모든 끈을 다 푸는 것이 어른이기에
어른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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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제 안의
상처 입은 어린아이는

아직도 저를
괴롭힐 때가 많습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생각과
행동은 어린아이 같기에

과거의 상처는
내일을 막는 도구가 되어

어른이 된다는 것을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 됨은 슬픈 일이 아니라

참된
인생의 가치와 사명,

더불어 삶의
행복임을 알기에
더욱 감사를 드립니다.

2011년 7월 5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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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2010년 7월 5일 강릉에서 - 피러한(한억만)
사진: Collection of Mostly Blue Doors 
웹작성: 2011년 7월 5일 워싱턴 디시에서 -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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