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2 17:11
[남기고] 카메라로 바라본 세상 50 .전두환 대통령 <상>[중앙일보] 입력 2006.11.12 "차기 대통령이 되기로 했습니다" - 동석했던 이순자 여사 깜짝 놀라
대화가 무르익자 전 위원장이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 자리에서 내가 결심한 걸 이야기하고 싶은데…, 차기 대통령이 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겠어요. 어젯밤에 최종적으로 결정했고 처음 공개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순자 여사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전 위원장을 돌아봤다. 그녀도 처음 듣는 이야기가 분명했다. 놀라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10.26 후 정국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전 위원장이 대세를 장악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면 지성.덕성 등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는 세계적인 언론인을 만나게 된 것이 마침 잘 됐다는 듯 개러트에게 물었다. "대통령 임기는 몇 년이 적당하다고 봅니까? 나는 7년 단임과 4년 중임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는데…." 개러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5년 단임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나에게 물었다. "미스터 김은 어떤 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까?" 막연한 질문이었지만 평소 생각하던 바를 이야기했다.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광주사태 직후인 80년 6월 초 전두환 국보위 상임위원장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마음을 굳힌 뒤 임기와 국가 운영방침 등을 고민하고 있었다. 80년 9월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해 제11대 대통령에 당선된 전두환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지방 순시를 떠났다. 청와대 공보팀은 나에게 대통령 밀착 취재를 부탁했다. 홍보 책자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움직이는 모든 곳에 동행했다. 비좁은 대통령 전용기도 취재 공간이었다. 군복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통령은 어색해 보였다. 내 카메라에 비치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서툴렀다. 특히 사람을 만날 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의 모습은 권위적인 군 사령관과 신참 정치지도자 사이를 오락가락 했다. 기회가 생겼을 때 그에게 말했다. "홍보 책자 제작은 2년쯤 후에 하는 게 좋겠습니다. 틀이 잡히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5공 정권 초창기, 내가 본 청와대 수석들은 나라를 위해 한 몸을 사심 없이 바치겠다는 자세로 일했다. 정권의 출발이 어두웠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특히 가깝게 지냈던 사람은 김재익 경제수석이었는데 그와는 74년 방한 때 인터뷰하며 얼굴을 익혔었다. 당시 그는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이었다. 유능한 인재였던 그는 안타깝게도 83년 버마의 아웅산에서 순직하고 말았다. 김희중 (상명대 석좌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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