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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세이버제트 전투기 이야기 : 용문 길에서

2014.12.03 11:29

정관호*63 Views:2139


North America F-86


세이버 제트 전투기 이야기 

이제 오래된 나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이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
그래서 Google Search, Wikipedia를 참조하니, 이 전투기의 본명이 North America F-86이다.
이 이야기는 지난 64년여간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항상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 뿐이다.
다음에 이 이야기를 쓴다. 그때는 1950년 7월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창 6. 25 전쟁중이며 미군의 서울시 폭격이 강화되었을 때였다.
우리는 삼선교에서 아버지, 어머니, 누나 그리고 나 이렇게 네 식구가 살고 있었는데,
전 서울시에 식량이 떨어질 정도였기에, 어머니, 누나, 그리고 나 이렇게 세식구가
경기도 용문에 살았던 누나네 집으로 소위 피란을 갔다. 물론 교통수단이 있을 리 만무하여서,
당연히 우리 셋은 걸어서 떠났다. 그 당시 나는 방금 보성중학교 1학년 일학기를 시작했을 때였다.
어머니는 봇다리를 머리에 이셨고, 누나는 아마 봇다리를 들었겠고, 나는 조그만 ‘리꾸사꾸’
(요즘 말로는 Back pack)를 등에 짊어졌다. 아버지만 혼자 서울 집에 남으셨다.
우리의 진로는 삼선교-돈암교-신설동-청량리로 걸어갔다. 청량리 기차역에서 동쪽으로 난
큰 신작로로 계속 걸었다. 도보로 이틀 노정이었다. 하여간 어느 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그 다음 날 똑같은 길로 계속 걷고 있었다. 그 때가 한창 더웁고 또 논 농사가 바쁠 시기였지만,
큰 길에서 좌우에 있는 농가는 보여도 논이나 밭에서 일하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고,
간혹 인민군의 Truck이 달리는 게 보일 뿐이었다. 분명히 전쟁때문에 농사를 포기한 듯싶었다.
서울시에서는 군사시설을 목표로 삼아서 매일 오전 9시 내지 10시경에 대 폭격이 이루어졌다.
그 폭격기는 B 29라고 불렀다. 이제와서 찾아보니Boeing B-29 Superfortress였다.
이 어마어마한 폭격기로 대폭격을 하였고, 또 Saberjet로 기총소사를 하는게 Routine Operation이었다.
물론 우리는 미군의 폭격을 대환영하였다. 빨리 폭격으로 괴뢰군을 모두 때려부셔야 우리가 해방될 테니까.
지금 우리는 서울-용문 여정에서 제 2일째 보행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 때 아마 대낮이었다고 기억한다.

우리가 걸어갔던 전면에서 세이버 전투기 두 대가 우리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우리는 텅 빈 신작로에 있었고
주위에 논도 역시 비었고, 멀리 있는 농가에도 사람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 식대로
이 ‘Friendly Jetfighters’를 무심코 쳐다보았다. 그런데…앞 전투기가 갑자기 방향을 돌려서,
우리를 향하여 회전을 하면서 급강하를 하지않는가? 분명히 우리를 향하여 사격하려는 행위였다.
너무 급해서 셋이서 신작로에서 논으로 뛰었지만, 숨을 곳이 없어서, 우리는 논두렁옆에 논속으로
반쯤 엎드려있었다. 이 때 첫번 전투기는 한바퀴 돌다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였고,
바로 그 뒤에서 내려오려던 제2의 전투기 역시 계속 북행을 하고 우리로 부터 떠났다.

분명히 첫 전투기는 우리를 적군으로 생각하고 사격을 하려다가 천우신조하여 그 첫 전투기 Pilot이
여자 둘에 소년이 하나이었음을 보고 사격을 취소하고 뒤에 오던 Pilot에게도 그 Message를 보냈다고
나는 믿는다. 이런 일이 바로 Humane American Pilots이기에 가능하였다고 믿는다.
이것이 인민군이거나 일본군이었다면 물어볼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아마 민간인인줄 알면서 해치고 적군을 없앴다고 상을 받았을 것이다.
나는 그 두 전투기안에 전투병이 몇명이 탔었는지 전혀 모른다.
하여간 나는 그 전투기 공군에게 항상 감사한다. 아마 그들은 그런 일을 별로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그들에게 일생 감사한다. 그 고마움에 표시로 해마다 American Disabled Veterans에 성금을 기증한다.


Boeing B-29 Superfortress


Kwan Ho Chung - Dec 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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