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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Poem] 9 월 / 오세영

2013.09.11 11:08

이한중*65 Views:4843






9월 /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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