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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알아서는 안 되는 일제시대의 진실" 라는 이름의  website 를 소개한 일이 있었는데, 그뒤에도 많은 사람들의 머리에 일제시대의 사정에 대한 오해가  잔존하고있어 다시 한번 그중의 중요한 글을 올린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학자다운 학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서울대 이영훈교수

 I. 문제제기     【 서울대 교수들의 견해 】 이영훈 서울대 교수

국사 교과서에 그려진 일제의 수탈상과 그 신화성」  
(시대정신 2005봄 통권 28호)

1910∼1945년간 일제가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한 기간에 관한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의 서술을 한마디로 축약하라면 대개의 한국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수탈’이란 단어를 생각해 낼 것이다. 지난 50년간 한국의 국사 교과서가 국민을 그렇게 가르쳐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1년 발행의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일제는 세계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철저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 민족을 억압, 수탈하였다”라고 쓰고 있다(국사편찬위원회 2001: 129). 이 글에서 나는 이 같은 국사 교과서의 식민지기 서술이 현재의 연구수준에서 볼 때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이해에 기초한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주요 검토 대상은 일제의 토지와 식량의 수탈, 그리고 일본군위안부의 강제동원 문제로 국한된다. 아마도 이 세 가지는 한국 사람들에게 일제의 수탈이라 하면 가장 대중적으로 연상되어 온 분야일 것이다. 토지와 식량의 수탈 문제는 나의 전공인 경제사에 속하여 나로서는 쓰기에 부담이 별로 없지만,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나로서는 직접 연구에 종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그에 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이 워낙 높기 때문에 약간의 만용을 부려서라도 지금까지의 전문적 연구를 참고하면서 교과서의 관련 서술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 검토한 자료는 1946년부터 2002년까지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로서 도합 59종이다.

내가 혹 한국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을지 모를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잘못된 역사교육은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을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한국사회가 집권당이 추구하고 있는 ‘친일진상규명’ 또는 ‘과거청산’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內訌)을 겪고 있는 것도 혹 그 때문일지 모른다.(*노무현정부시절) 이웃 나라를 식민지로 강점하고 통치한 일제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일본의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의 반성은 한·일 간의 협조적 미래를 건설함에 빠질 수 없는 조건이다. 그렇지만 일제의 지배 내용을 오해하거나 심지어 왜곡까지 할 경우 그것은 아무래도 한·일 간의 우호적인 연대를 맺고 이어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의 문제의식은 역사쓰기 내지 역사교육과 관련된 역사가와 국민국가의 역할이라는 문제로까지 확장되어 있다. 국민국가가 그의 국민을 교육하고 또 동원하기 위해 쓰는 국사는 과거에 대한 국민의 집단기억에 토대를 두고 있는 듯이 보인다. 집단기억은 그것의 유구해 보임이나 집단 그 자체가 발하는 권위로 인해 역사가들의 역사쓰기를 제약한다. 그런데 유구한 집단기억이라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생겨난 경우가 많다. 그것도 몇몇 역사가들의 개인적이거나 임의적인 역사쓰기가 우리의 이성적 추론으로는 다 설명하기 힘든 어떤 미묘한 계기와 복잡한 경로를 통해 국민의 집단기억으로 승화한 형태가 많다. 그렇게 과학적 근거를 가지지 않은 채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집단기억이 민족과 전통의 권위를 빌려 국사란 이름으로 국민을 동원하는 마성(魔性)과 같은 힘을 ‘신화성’이라고 정의하자. 이 글의 제목에 나오는 그 말의 뜻은 이와 같다.
 
계속
 II.  토지의 수탈
 III. 식량의 약탈
 IV.  일본군위안부의 강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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