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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Ski Team 50주년 기념식에 다녀와서

 

2012년 봄에 서울에서 뜻밖의 연락이 왔다. 나와 자주 연락이 있었던 김현철 후배 동문으로 부터, 서울대 스키부의 창립 50주년 기념회를 11월에 한다며 나를 초청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나는 생각도 못했던 50주년이라 해서 믿기 어려웠지만, 내 나이를 따져보니 과연 50년이 흘러간것이 틀림없었다. 1962년 가을에 고인이 된 조광호 반우와 같이, 서울대 스키부와 의대 산악부를 동시에 창립하고, 어느 추운 먼지 바람불어대는 가을날 저녁에, 그 때 의대 생화학 교실 앞에 있었던 조그만 피크닠 장소에서 장작을 태우면서, 그당시 유행하기 시작했던  "맨발의 청춘"을 불르며 후배들 몇명과 같이 자축했던것이 엊그제 같다. 그때가 분명히 의대 2학년때였고 내 나이 22세였으니, 50을 더한다면 지금 내나이 72가 되니 당연하기도 했지만, 한편 그 긴긴 세월이 어떻게 그렇게도 빨리 지나갔을가에 신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때 시작한 일이 50년동안 지속되었다는것이 경이로웠다.
물론 창립당시 후배 양성에 애썼고 전통이 계속되는것이 목표였었는데, 의대를 졸업하자 마자 닥친 삭막한  인턴-레지던트 과정이 선배 지도자로서의 참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무척 불안했었는데, 어려울때도 있었겠지만, 고맙게도 그후의 열성적인 후배들에 의해서 잘 운영되어 계속 이어져 왔음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의대 산악부는 아직도 군데 군데 활동이 있는듯하지만 불행히도 위 아래로 연결이 잘 못된듯해서 좀 아쉬운 감이 있지만, 학교를 떠난후 어쩔수 없이 다시 돌아울수 없었던 내자신의 잘못으로 미루기로 했다.

50주년 기념이라 나도 물론 기뻤지만, 사실 오히려 아내가 더 흥분한것 같었다. 덕택에 내 체면도 좀 선것이 다행이였다. 예정된 50주년 기념식이 11월 11일이였는데, 우연히 그날이 우리 부부의 40주년 결혼 기념일이기도 했다. 40주년 결혼 기념으로 먼 외국 어딘가로의 Cruise 여행을 생각했었는데, 한국 국내 여행으로 바꾸고, 10월 31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7년만에 돌아온 조국은 눈부시게 발전해가는 모습이였지만, 조국을 떠난지 오래된 초라한 방랑객은 점점 더 늙어가는것이 아닌가? 거의 50년전에 한국을 떠날때 국민 평균소득이 $1,800 이였는데 이제는 $30,000 선을 넘어섰다 한다. 내가 알고있었던 젊었을때의 불쌍했던 한국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한편 옛 고향의 자취가 현실에서 사라진것에는 어딘가 서글픈 마음을 금할수 없었다. 이제는 마음속의 조국일뿐, 어쩌면 나에게는 먼 외국이 되었는지 모른다. 50년전 원시적이였던 대관령 횡계리에서 2018년이면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니 옛날에는 꿈에서 조차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귀국의 첫째 과제로, 한국에서 사는 누님과 누이와 함께 부모님 묘지를 방문하면서, 여기에 나의 가족의 뿌리와 나의 영혼이 속해있음을 다짐했다. 또, 누구것도 아닌 바로 나의 서울대 스키부의 5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면서, 여기에 나의 성인으로서의 성장의 근원과 친구, 선배, 후배들이 있음을 한번 다시 다짐한다.

내가 태어났던 고향인 강원도 원통면 서화리를 떠났던 날을 다시 찾을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Once a Korean, forever Korean 으로 살리라.

의대 졸업하기 이틀전에 떠났던 강원도 대관령 차항에서의 마지막 경기에는 다시 올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Once a racer, forever racer 로 살리라.

 

국화(菊花) 옆에서

서정주(徐廷柱)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스키부 동문 제위께;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본인입니다.
젊음의 향기가 가신지 오래된 본인 얼굴에는, 멀었고 오랜 방랑의 세월이 남긴 주름들이 보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아직도 대관령 눈위에 남아있고 거기에서 살고있지요.
아직도 지루메 슬로프에서의 도전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젊은 마음입니다.
마치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게한 소쩍새의 울음과 먹구름속의 천둥이,
우리가 그동안 멍에처럼 지녀온 노력과 고난을 상징하듯이,
대관령 설원위에서 간밤에 내린 무서리를 마다하고 50여년간 맺혀진 인연이,
오늘의 영광의 결실을 가져온 것에 한없는 보람을 느끼며,
우리는 영원히 형제 자매로서의 그 인연과 운명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잊지말고 계속해야 되겠지요.
그 사명의 핵심으로 노력해주신 후배님들과, 기념식에 참가하셔서 오늘을 빛내주신 모든 귀빈들과
선배, 후배님들, 가족께 감사드립니다.

서울대 스키부 제일회로 부터...





"서울대학교 스키부 50년의 이야기, 멈추지 않는 도전" 의 기념 책이 출판되어 나왔다.
이날 reception desk에서...



김현철 후배는 미국에서 이미 만났었고, 그전에도 1980년대부터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 받었다.







문리대 산악회 대선배되시는 손경석 선배님과 50년만의 감격적인 만남. 의예과때 산에 같이 다녔고, 대관령에서도 초창기에 많이 도움을 받었다. "한국 스키 史"를 써서 출판하셨다고 그날 알려주었다. 서울대 스키부의 발전에 가장 기뻐할 분이다. 본인이 손형의 스키를 물려받고, 스키부에 남기고 떠났는데, 그후 몇년간 스키부원들이 쓴것같다. 우연히 Columbus, Ohio 의 조영갑 (스키부 6기)과 Colorado에서 같이 스키를 타는중, 우연히 그가 내스키를 썼다는것을 알었었다.
언제 미국에서 재미 서울대 스키부와 재한 스키부 멤버들을 합쳐서 스키모움을 갖고 싶다.















2012년 11월 11일 6시에, 강남의 Riverside Hotel Concert Hall에서 약 150명의 부원들과, 가족, 손님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대 스키부 50주년 기념식이 국기 경례로 시작되었다.



푸른색의 서울대 스키팀 校旗. 대관령의 햇볓에 바래고 바람에 닳어가는 모습이,
50년전 옛날 우리가 처음 만들어 썼던 旗와 변함없이 똑같음에 놀란다.



이날 축배로 쓴, 특별 포장 주문한 South Africa 산 Barista wine.










기념사를 올리면서



후배들에게 감사하면서, 그 고마움에 내가 목이 메인 순간이였던 같다.






식순이 끝난후 서울대 음대 국악 연주


스키부 동문 김현철(20기) 후배의 Saxophone 연주

 








이날은 사정상 설치고 다니면서 맘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고, 우선 급히 올리느라고 내용이 불실합니다.
아직 미완성, 만일 사진이 더 생기면 보태고 내용도 더 가다듬도록 하겠읍니다.

 

Photo and Text by SNUMA 운영자 - November 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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