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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古書(고서) 1 : 唐詩長篇(당시장편)

2014.10.17 06:34

정관호*63 Views:1851


唐詩長篇頁 01


古書(고서) 1

워낙 古書(고서)라 하면 옛글 주로 한문으로 된 오래된 책들로 주로 대대로 내려오는 골동품처럼 귀중품에 속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건 내 경우가 아니다. 이름 있는 집안에서는 조상의 서적을 보관하고 후손에게 남겨주며 유훈까지
남기는 가풍이 있었다고 들었다. 나는 참으로 좋은 부친의 슬하에서 자랐다. 단지 부친에게는 내가 막내로 태어나서
부친 환갑 다음해에 돌아가셨을 때 나는 겨우 고1이었다, 하지만 가끔 내게 들려주신 좋은 말씀만은 내 일생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고서는 부친이나 조부님으로부터 얻지 못했다. 가세가 완전히 기울어져서 집다운 집에서 살지 못할
지경이니 부친으로부터 그런 걸 어찌 바랄건가? 조부님은 내가 세살 때 돌아가셨으니, 나는 할아버님 기억조차 없다.
그러니 조부님으로부터 이런 걸 받을 기회가 없었다. 또 나는 누구처럼 좋은 서적이나 미술품구입이나,
수집한 적이 없었다. 그런 방면에 전혀 조예가 없고, 또 수집인은 대다수가 거부였겠으니, 나에게는 해당이 안된다.

그런데 귀중품은 절대 아니지만 내가 애호하는 책이 두 권 있어서 조금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부친 별세하신 직후,
고2에 올라갔을 때 어떤 병에 걸려 오랫동안 고생을 하여서 휴학을 하고 또 하고 결국 일 년을 유급까지 하였다.
그때가 1954년 여름부터 1956년 초까지였다. 그동안 나는 초조하고 절망까지 할 지경이었다.
내가 어머님으로부터 한시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때였는데 1955년 중반으로 기억한다.
어머님은 나의 초조했던 마음을 가라 안치려고 자신이 소녀시절에 배우셨던 한시를 기억해서 써서 내게
가르쳐주시다가, 어느 날 동네책방에 방금 나온 고문진보 전후 편을 모두 사서 갖고 오셨다.
전편은 시편이고 후편은 문편이었는데, 나는 그 두 권중 시편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고대 한시를 읽고 그 당시의 정경을 상상해보면 내게는 그런 세상이 지금보다 더욱 좋았고 또 신비스럽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자꾸 읽고 또 몰입하였다.

그러다가 집에서 발견된 아주 오래된 창호지 수준의 크고 얇은 책이 있는데 제목이 ‘唐詩長篇卷之上’
(당시장편권지상)이었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家內古書(가내고서)로서 그해 겨울에 그 책을 많이 읽었다.
어머님께서 이 책은 부친이 미국가시기 전에 한문을 배우실 때, 여름이 되면 훈장께서 정규교육과정을 잠시 중단시키고
더위를 피해서 집밖에 있는 큰 나무그늘아래에서 돗자리위에 앉아서 생도들에게 唐音(당음)을 가르치고,
훈장님과 생도가 함께 당음을 읊으며 좋은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사용하셨던 책이라고 하셨고, 그 내용이 좋은 게
많아서, 거기에 있는 한시를 많이 즐겨 읽었는데 이 내용은 모두 칠언장편이라고 하였으니 실제로 칠언고시였다.

최근에 Google Search에서 찾아보았더니, 뜻밖에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다음과 같은 정보가 나왔고, 또 자세한 설명이 나왔는데 본문은 생략하고 해제(解題)만 싣는다.
서명 唐詩長篇 저자 편자미상
현대서서명 당시장편 간행연대 19세기이후
청구기호 奎中2142
책수 1책(40장) 판본 목판본, 사이즈 26.4×19cm

아버지께서 배우실 때에는 아마 진주에서 서울로 오시기 전으로 생각되며 그 때는 아마 1900년경으로 생각한다.
내가 6·25 이후 환도한 다음해에 귀가하였기에 그때부터 지금까지 보존하였으니, 내가 보관한지 거의 60년이 다
되었고, 우리 집안에 있은 지 거의 120년쯤 된다. 무엇보다 이 책에 실린 좋은 시를 많이 읽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애착이 크다.

이 책 40장을 모두 사진 찍었다. 유감스럽게 앞 겉장은 너무 마멸되어 글자를 볼 수 없어서 내가 겉장을 새로 부치고,
唐詩長篇卷之上을 썼다. 또 안에서 찍은 사진 두 장을 싣는데, 위에는 겉장 내면이고, 아래는 페이지 26-27인데
여기에 望夫石(망부석)도 나와있다. 그러니 귀중하기 짝이 없는 고서인데, 안타깝게도 磨滅(마멸)이 너무
심하여서, 다음 귀국 때 규장각에 방문하려고 하며 이 책을 복원시킬 도리를 강구하려고 한다.
좀 더 설명하자면 각 페이지는 그다지 얇지 않는 창호지같은 종이 두 장을 부쳤는데,
그 앞장과 뒷장이 떨어져서 분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기회에 두 번째 고서 이야기를 하겠다.

唐詩長篇頁 26



Kwan Ho Chung - October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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