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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팬데믹

2021.01.08 19:49

노영일*68 Views:92

 
팬 데 믹
 
2020년 12월 17일 Pfizer Covid-19 백신 주사를 맞았다. 질병 관리쎈터(CDC)의 결정에 따라 현역 의사와 간호사들이 미국에서 일순위 첫번째 그룹으로 예방주사를 맞는 “영광”을 누렸다.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첫째줄에 서서 맞았다.

너무나 서둘러 만든 예방주사라서 부작용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불안감도 있었다. 임상실험 단계에서 몇몇 과민반응을 이르킨 사례도 있고 우리보다 먼저 시술한 영국에서 몇몇 부작용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더구나 장기적인 부작용은 알수가 없는 상태이다. 얼마간 기다려 보다가 안전하다고 생각될때 맞을까 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자기 같으면 기회를 놓지지 않고 얼른 맞겠다고 한다. 아내는 항상 나보다 겁이 없다. 같이 일하는 간호사들도 팔을 걷어 붙치고 주사 맞으러 간다고 하였다. 용기를 내어 약이 도착한 첫날 주사를 맞았다. 맞고 나니 매년 맞는 여느 독감 예방주사나 다를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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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전 중국 우한에서 괴질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들었으나 강건너 불 보듯이 별 관심도 없었다. 중국 사람들이 시장에서 파는 이상한 것을 잘 먹으니까 그런가보다 할 정도로 생각했다. WHO에서도 대수롭지않게 발표하고 에피데믹 정도도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인터넷 뉴스에서는 수많은 중국사람들이 치료를 받으려고 서로 밀치고 아우성치는 장면들을 보았다. 사람들이 떼 죽음을 당하고 있었다. 이 병의 위험성을 처음 경고한 중국의사는 유언비어죄로 잡혀 들어가 고초를 당하고 결국 자신도 이 병에 걸려 죽었다.

미국에는 우한에서 씨아틀을 방문한 중국여자가 알려진 첫번째 환자였다. 그 후로 부터 삽시간에 병이 퍼져 나갔다. 대통령은 “챠이나 바이러스”라고 하며 중국 사람들의 병처럼 과소 평가를 했다. 거리에서 한국 사람들도 중국사람으로 오인되어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독감이나 사스 유행을 경험한 나는 즉시 마스크의 중요성을 느꼈다. 나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대통령은 전문 의사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로 하는듯 하였다. 자기는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하고 마스크 쓰는 사람들을 조롱하기 까지 했다. 자기는 말라리아약을 먹고 있어서 절대 병에 안 걸린다고 하였다. 그때문에 다른 만성병으로 이 약을 상복하는 환자들은 약이 품절되어 애를 먹었다. 전국 TV 에 나와 소독약을 환자에게 주사하면 어떻겠느냐고 말 할때는 입이 딱 벌어져 닫히지를 않았다. 결국 대통령 자신도 이 병에 걸려 입원하는 불상사까지 일어났다. 뉴욕에서는 영안실이 넘쳐나 사체를 냉동차에 쑤셔넣고 길에 방치하기 까지 했다. 자동차 회사를 동원하여 인공 호흡기를 급조 하기도 했다. 금년 연말 현재 미국내 확진 환자가 1,800 만명이고 사망자가 32만 명이나 된다. 미국이 세계 제 일위가 되는 불명예를 얻었고 이 병은 지금도 맹위를 떨치며 퍼져 나가고 있다. 아직도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이론이 분분하고 모르는 점도 많다.

가족, 친구들도 만나 볼 수 없었다. 손주들은 집에 들어 오지도 못하고 문앞에 전달할 물건을 놓아두고 손 인사만 하고 돌아 가야 했다. 학회나 동창회나 모든 모임이 취소 되었다. 식당이나 극장도 문을 닫았다. 상가도 철시 하였다. 식료품점에 들어 가려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마스크, 소독약, 휴지등은 아예 일찌감치 동나 버렸다. 교회에도 갈 수가 없다. 예배도 비데오로 하고 회의도 비데오로 하는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던 가상 (virtual) 시대가 도래 하였다. 명실공히 집에 갇혀 자택연금 상태가 되었다.

3월 초에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응급환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들은 비데오나 전화로 진료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 왔다. 병원에 들어 가려면 열을 재고 몇가지 질문을 통과해야만 했다. 마스크는 필수였다. 그래도 보통 마스크 (surgical mask)는 쓸만한데 N95 (respirator) 마스크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어떤 의사들은 이 두가지를 겹쳐서 쓰기도 한다. 안경이 자꾸 뿌옇게 안개가 껴서 애를 먹기도 했다. 직접 환자를 볼때는 얼굴 가리개까지 하고 마치 우주인 같은 개인 보호 장비 ( PPE) 를 착용했다. 코나 눈이 가려우면 긁을 수도 없었고 땀이 나도 딱을수가 없었다. 될수 있는한 환자와 멀리 앉아 진찰을 하고 되도록이면 말을 적게 하려고 애썼다. 수시로 손을 씻고 고무 장갑을 갈아 꼈다. 수술이나 밀착 검사(procedure)를 해야 할때는 환자로 하여금 Covid-19 검사를 받게하고 음성임을 확인한 후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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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쯤 되니 약간 소강상태가 되어 일반 환자도 직접 대면 진료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겁도 덜 났다. 비데오 동영상 진료는 젊은 환자들은 꽤 잘 하는데 나이든 환자들은 어려워 했다. 안되면 전화로 하는 수 밖에 없는데 할수 있는 일이 너무나 한정적이었다.

여름이 되니 골프장이 문을 열었다. 너무나 기뻤다. 그나마 할수 있는 거라곤 골프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카트 한대에 한사람씩 타고 마스크도 써야 했다. 첵인도 프로샾 앞마당 옥외에서 했다. 시간이 가니 이것도 흐지부지 되고 카트도 두사람씩 타고 마스크 쓴사람도 적어 졌다. 둘러 앉아 맥주를 마시며 떠들어 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식당도 야금야금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바싹 긴장을 하다가 얼마 지나니 경계심이 느슨해 지는것 같았다.

미국 사람들은 마스크 쓰는것을 무척 싫어 한다. 평생 마스크를 써 본일이 없고 얼굴을 가리는것은 은행강도나 하는 짓 정도로 생각 하는것 같다. 더구나 강제로 쓰라하면 더욱 안쓴다. 자유를 속박받는것이 병에 걸리는것 보다 더 싫은 모양이다. 백화점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주의를 준다고 경비원을 때려 눞히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마스크를 써도 숨쉬기가 불편하니까 코를 내 놓는 경우가 많다. 진찰실에서도 환자들에게 마스크를 올려 코를 가리라고 계속 주의를 주어야 했다.

나는 퇴근하면 즉시 소금물로 가글을 하고 몸을 씻었다. 저녁식사 때는 의식적으로 많은 김치를 먹었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나의 직관으로는 김치가 사스 바이러스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한국 사람들이 사스 유행때도 별로 피해가 많지 않았고, 같은 종류인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다른 민족보다 비교적 적게 걸리고 사망자도 적은는 듯 하다. 김치를 먹기 때문인가?

한동안 주춤하던 팬데믹이 날씨가 추워 지면서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정신이 해이해지고 방역에 소홀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다시 일반 수술은 연기하고 응급 수술만 허용한다. 대면진료는 꼭 필요한 때만 한다. Covid-19 병동은 환자들로 넘쳐 난다. 환자가 완치되어 퇴원 할때면 병원 전체에 라우드 스피커로 헨델의 메시아를 틀어준다. 인공 호흡기를 끼고 있으면 얼마나 고통 스러운지는 경험해 본 사람 만이 안다. 더구나 한두달 넘어가면 그 고통은 말 할수 없다. 급성기에는 물론 회복기에도 여러가지 신경 증세도 있다. Covid-19 환자가 많아지니까 다른병으로 입원할 환자의 병상이 부족 할수 밖에 없다. 웬만큼 아프지 않고는 병 옮을 가바 무서워 병원에 오지 않고 있다가 위독해 지는 경우도 많다. 일단 병원에 입원을 하면 가족들과 면회도 할수 없다.

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하챦은 미물이 인간 생활을 전반에 걸쳐 황폐화 시켰다. 경제는 무너지고 실업자들이 속출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영구 폐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병으로 생명을 잃을수 있다는 두려움과 폐쇄적인 생활로 정서적 불안마저 생긴다. 사람 (人)은 서로 접촉하고 기대어 살아야만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혼자서는 절대 살수 없다는 것을 실감 한다. 무심히 지내던 팬데믹 이전의 생활이 그리워 진다. 이 인류의 재앙이요 어려운 시련인 팬데믹이 언제나 끝나려나.

 
2020년 12월 말  시카고에서  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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