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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고 야

2023.11.12 16:33

노영일*68 Views:83

 
고 야
 

스페인 여행중 마드리드에 갔을때 프라도 미술관을 관람했다. 2011년 방문후 두번째 이다.

소장된 미술품의 양이 엄청나게 많은데다 우리가 잘 모르던 스페인 미술의 정수를 모아 놓아

스페인 미술에 대한 재인식을 할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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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미술관앞에 서 있는 고야의 동상.

나는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요량으로 다른 화가의 그림은 대충 둘러 보고

주로 고야의 그림을 감상하는데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 했다.

우선 놀란것은 그가 엄청나게 많은 그림을 그렸고 또 많은 그림이 전시실의 한벽을

꽉 채울정도로 대작이라는 것이었다. 여지껏 많은 대가들의 그림을 원화로 보았지만

대개 책이나 화집에서 보고 상상하던 그림보다 그 실제 크기가 작았었다.

특히 그의 말년의 그림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누가 보아도 섬짓하고 소름이 끼쳐 화가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음을 삼척동자라도 느낄수 있었다.

한국 정신과 전문의요 미국 신경과 전문의인 나의 직업적인 안테나가 몹시 흔들렸다.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져 보고서야 수긍이 갔다.

고야는 젊은 시절 태피스트리 (장식용 벽걸이 융단) 공장에서 밑그림을 그리며 살았고

틈틈이 그림공부를 했는데 그 재능을 인정받아 궁정화가로 발탁되어 많은

왕과 왕족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1792년 그가 46세가 되던해 중병을 앓게 되었는데 그로 인하여 청각을 잃고,

머리속에서 항상 소리가 난다고 하였으며, 걸을때 균형을 잃었다고 문헌에 적혀 있다.

성격도 변하여 내성적으로 되고 공상과 환상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5월 3일” “Maja” 등 명작을 그렸는데, 그가 73세 되던해 (1819년)

또한번의 심한 급성질환에 걸려 죽을번 했다가 Dr. Arrieta의 정성어린 치료로 살아났다.

그러나 그의 성격은 매우 삐뚤어 졌다.

그는 마드리드 교외에 “귀머거리의 집” (Quinta del Sordo) 이라는 집을 하나 마련하고,

두문불출하며 사회와의 인연을 끊다싶이 했다. 그는 자폐적이고 모든것을 환멸 하게 되었으며

악몽과 환상에 시달렸다. 그 기간 (1819-1823)에 그는 자기집 부엌과 거실벽에 그림을

그렸는데 이들이 소위 “Black Paintings” (Las Pinturas Negras)이며 소름끼치는

그림들 이다. 모두 14점인데 그가 죽은후 벽에서 떼어내어 캔바스에 옮겼고

그 대부분이 프라도에 소장되어 있다.

그후 페르디난도7세의 박해에 못이겨 늙고 병난몸을 이끌고 불란서의 보르도에 망명하였다가

거기서 죽었다.

불란서 침공당시 불란서 귀족들의 초상화를 그려주었다는 죄명으로, 말하자면 부역죄로

재판까지 받고, 그로 인하여 스페인왕가의 미움을 샀는데,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그로서도

어쩔수 없수 없었을 것이나 이로인한 정신적 고통이 매우 컸던것 같다.

나의 호기심은 과연 그가 앓았던 병이 무엇인가에 있었다. 46세때 앓은병은 아마도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Viral meningoencephalitis)이었을 것이다. 73세때 앓은병은

그 증세가 기록에 없어 추측하기가 어려우나 그후 심한 성격장애가 오고 psychotic 한

상태에까지 이르렀으니 헤르페스성 뇌염 (Herpetic encephalitis) 이었을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성 뇌염이 재발하는경우를 나는 종종 보았다. 그의 사후 진단은 원인모를

뇌손상에 의한 편집성 치매 (paranoid dementia due to unknown brain injury) 였다고 한다.

사학자들은 고야를 고전주의의 마지막 거장이요 현대미술의 첫번째 거장이라고 평한다.

그후에 발전한 표현주의(expressionism), 인상주의 (impressionism),

초현실주의 (surrealism) 화가들이 무두 고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치매화가의 그림에서 후대의 천재화가들이 영감을 받았다는것이 아이러니칼 하다.
 

정상적일때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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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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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14점이 Black Paintings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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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Arrieta 가 Goya를 치료하는 모습. Goya 의 작품은 대개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다뤘는데 이 그림만은 애틋한 인간애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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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란서 Bordeaux 에 있는 Goya 의 흉상.


 
2023년 11월  시카고에서  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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