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의대 졸업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서울에 갔다가 죽마고우인 송정 이병학 화백을 만났다. 10년 만의 만남이라 반가웠고 그냥 헤어지기가 섭섭하여 며칠 더 머무르며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는 주로 풍경화를 그리는데 자기가 늘 그림 그리러 다니는 설악산과 동해안을 가자고 하여 함께 짧은 여행을 떠났다.
설악산 가는 고속도로는 상쾌하고 아주 좋았다. 옛날에 지그재그로 가던 기차를 타고, 먼지길로 시외 버스를 타고 하루종일 가던 동해안을 두세시간에 훌쩍 가버린다. 고속도로변 휴게소 시설도 훌륭했다. 옛날 경부선 천안역에서 호두과자를 사먹던 기억이 난다. 고향에 돌아오니 옛 추억들이 하나하나 되살아나는것 같았다. 따끈 따끈한 호두과자는 너무나도 맛있었다. 대명 리조트 라는곳에 여장을 풀었다. 시설은 매우 좋아 5성급 같아 보였다. 마주 보이는 곳에 울산바위가 우람하게 서 있었다. 송정이 그린 울산바위 우선 점심으로 동해의 별미 황태정식을 먹었다. 이곳 식당 간판들은 xx 할머니집, oo 할머니의 옛맛 등등 할머니자가 많이 들어있다. 아마도 옛맛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이르키려는듯 했다. 설악동 입구. 설악산 케이블 카. 케이블 카에서 내다본 풍경. 아름다운 경치에 매혹되어있다 정신을 차리니 벌써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서둘러 산을 내려 왔다. 다음날 아침 내설악으로 들어갔다. 송정의 그림. 한계령. 뒷쪽에 만물상이 보인다. 한계령의 가을. 송정그림. 오색 약수터. 이 약수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긴 줄을 서 있다. 설악산 구경을 끝내고 동해안으로 내려 왔다. 기묘한 바위들이 예술품 조각 같이 보인다. 동해안. 송정그림. 꼭두 새벽에 일어나 동해의 해돋이를 보러 촛대 바위에 갔으나 구름이 끼어 해뜨는것을 보지 못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풍경. 케이블카 바닥은 유리로 되어 있어 아래를 내려다 볼수 있다. 장호항. 전화 부스를 개조하여 무료 도서실로 만들었다. 요즘은 누구나 손전화를 가지고 다니니까 공중전화가 필요 없는가 보다. 휴게소에서 차 한잔하며 피로를 풀었다. 오랜만에 본 고향의 산하는 매우 아름다웠다. 카나디안 록키, 미국의 캐년, 스위스 알프스, 놀웨이의 휘요르, 히말라야, 장가계, 황산, 계림등 두루 다녀 보았으나 감탄스럽기는 해도 어머니의 품같은 정감은 없었다. 어린시절 보며 자란 우리의 산하가 새삼 스럽게 정답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각인 (Imprinting) 이라 하던가. 어린시절 머리속에 찍힌 사진이 평생을 따라 다니며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Baby duck syndrome, 첫사랑의 추억, 귀소본능이 다 이런 현상일 것이다. 산, 나무, 단풍, 물, 바다, 바위등 하나님이 창조한 풍경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서울로 돌아와 송정의 갤러리에 들러 그가 그린 그림을 보며 화가의 예술세계에 다시한번 도취해 보았다. 송정을 처음만난것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였다. 그러니까 무려 60여년전 이었다. 그림을 좋아하여 특별활동 시간에 미술반에 들어 갔는데 송정은 그림을 빼어나게 잘 그려 줄곳 미술반장을 했다. 나는 그를 따라다니며 같이 그림을 그렸다. 늘 그의 그림 재주에 감탄을 하곤 했는데, 그도 나더러 그림을 잘 그린다 했다. 나는 내가 정말 그림을 잘 그렸는지 그가 나와 친구하고 싶어 그랬는지 아직도 확실하지가 않다. 고교를 졸업하고 그는 서울 미대에 진학하여 화가의 길을 걸었고, 나는 의대에 들어가 의사가 되었다. 그러나 대학 시절에도 자주 왕래를 하며 친하게 지냈다. 나는 늘 그가 그림 그리는것을 보며 마음 한구석에 부러움을 느끼곤 했다. 우리 둘다 화가와 결혼했다. 나는 미국으로 이민오고 그는 한동안 영국에 가서 화가 생활을 했다. 그러다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지금은 원로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두어번 미국 우리집에 들려 우리집 그림도 그려주곤 했다. 이번에는 십년만에 만났는데 이제 나이도 들어가고 몸도 쇄약해 져서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는지... 친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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