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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꼴 짱구머리
" 그 놈, 짱구머리 하구는 ! "
앞 이마와 뒤 통수가 툭 튀어 나왔다고 해서 학교 선생님들은 나를 짱구라고 부름니다. 나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선생님이 짱구라고 부르시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반 아이들이 짱구라고 놀리면 나는 가만있질 않습니다.
" 그놈, 머리 하나 묘하군 ! 짱구머리가 공부는 잘 한다던데 짱구 할아버지도 짱구이셔 !"
선생님들은 할아버지에 대해 잘 알고 계시면서 일부러 능청스럽게 장난을 치십니다.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제자이십니다. 아빠와 결혼을 해서 법관이 되는 것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판사가 되어 법정에서 법의를 입으시고 높은 의자에 앉아 재판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봅니다. 얼마나 멋 있을까 ?
나는 커서 법관이 될거라고 다짐을 합니다. 그 돈은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노인 돕기에 쓰입니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 서재에 들어가 할아버지의 말 동무가 되어 드립니다. 할아버지 방에는 먹을 것도 많고 해서 나는 좋은데 어머니는 할아버지 글쓰시는데 방해를 한다고 못들어 가게 하십니다.
그리스 신화에 정의의 여신이 안대로 눈을 가리고, 한 손에 저울을 들고 다른 한 손에 칼을 들고 있는 어린이 그림 이야기 책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의의 여신상 뒷 면에 '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야 한다." 라고 써있습니다.
" 몰라요."
우리 집은 참 이상 합니다.
" 할아버지 우리 이렇게 하자. "
우리 집은 아파트가 아니라 증조 할아버지로부터 살아온 종가 입니다.
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 현철아 나도 끼워줘라." 슬글 치기는 열 발자국의 거리에 구슬을 쌓아 놓고 구슬을 던저 구슬을 빼먹기 하는 놀이입니다. 나는 번번이 실패를 하는데 현철이는 잘도 구슬을 빼 먹습니다. 나는 약이 올라 내 차례에서 은근슬적 몇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면서 구슬을 던젔습니다.
" 형 엉터리야."
" 내 새끼, 무슨 일이야. "
현철의 할머니는 손 삿대질을 하면서 난리를 부리는데 현철이도 나를 노려보며 씩씩 거립니다.
현철이 할머니는 준이 할머니를 노려 보면서 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우리 집에는 ' 정신봉' 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회초리입니다. 이 회초리를 우리 집에서는 ' 정신봉 ' 또는 ' 교육봉' 이라고 합니다.
" 준아, 너 맞을 짓을 했어 안했어 ?"
방학이 끝나고 학교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또 사고를 첬습니다.
" 현철아, 너 이거 줄게."
다음 날 학과 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갈 쯤에 선생님이 나를 부르십니다.
" 짱구, 뭘 또 잘못했어, 그놈의 짱구 머리하구는 !."
" 준이의 문제를 학교에서 처리하면 준이는 학교를 그만 두아야 한다. 그것은 준이의 앞길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선생님보다 훌륭하신 어머니한테 준이를 넘기겠다. 그리 알어."
나는 죽고 싶습니다. 어딘가 멀리멀리 떠나고 싶습니다. 어디로 갈가? 로빈슨 크르스가 살던 무인도로 갈가 ?
어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나는 방으로들어가 어머니 앞에 무름을 끓고 앉았습니다. 어머니를 보니 눈물이 울컥 쏟아젔습니다. 어머니의 눈에도 물기가 가득 어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우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려고 마음속으로 우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이 '정신봉'으로 나를 매질하는 것보다 더 아프고 가슴이 메어저 왔습니다.
미주 아동문학 " 꽃 노루 " 입선 |
transfer by SNUMA WM - April 30, 2019 |
2019.04.30 14:43
2019.04.30 15:21
Wonderful! Well done. I liked it very much.
2019.05.01 01:36
Thank you, WM, for your effort.
시골에서 열다섯살 까지 삼대 대가족에서 할아버지의
총애를 받으며 자라났던 나자신에게 가슴을 울리게 하는 면면이 있었습니다.
그여코 마지막 구절에서는 준이와 준이 엄마랑 눈물이 나왔군요.
대단한 작품입니다.
2019.05.01 08:33
본인 아버님은 늦게 태어난 독자이시고, 본인은 아버님 밑에서 늦게 태어난 두째아들이였기에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는 이미 벌써 돌아가신후였지요.
외할머니를 늦게 뵈웠지만, 때마침 늦게 독자 친손자를 보셨을 때라 외손자는 본척만척 !!
자라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애들을 보면 무척 부러웠었지요.
그게 엊그제 같은데, 어쩌다보니 이제는 나자신 할아버지가 되니 그 부러움은 사라진것 같습니다.
살다보니 일이 그렇게 되는군요. ㅎ, ㅎ, ㅎ.
2019.05.01 21:59
아름다운 대가족제에서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크는 주인공 소년은
틀림없이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했으리라고 믿고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받게 하는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합니다.
아름다운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친할아버지, 할머니를 뵙지 못하고 컸지요.
구미에 사시던 외할머니의 자상하신 모습은 잊을 수 없는데
외할아버지는 사랑방에서 들리는 기침소리만 기억납니다.
늘 나락이 익고 과일이 풍성한 외갓집에 놀러가기를 염원하며 컷는데.
후에 외할아버지를 뵈러 갔더니 긴 침묵끝에 “니 에미 잘 있나?” 하시더군요.
반면에 저의 남편은 친할아버지가 업어 주시며 컸다는 이야기를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습니다.
친, 외,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지금, 친, 외손주들에게 주고싶은 사랑은 끝이 없어요.
조만간 너무 늦기전에 아이들 곁에 가서 뒤늦은대로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2019.05.02 01:13
저는 종로구 원서동에서 유년기를, 6-25 전후 피난기를 제외하고는 동대문밖 숭인동에서
4대 13명의 가족이 한집에서 복작대며 자랐지요. 아버님은 독자이셨지만 할아버지는 자손이
없던 형님에게(큰 할아버지께) 제 아버님을 양자로 입적시킴으로, 차남인 제가 친할아버님의
양자가 됨으로써 4-5세 때부터 “저 녀석이 내 제사 지내 줄 아이”라는 압력과 함께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한한 사랑, 또 무릎 꿇고 울면서 큰소리로 천자문까지 외워야 하는 조부-과외교육까지 –
받으며 자랐지요
꿈 같은 시절이었읍니다. 이 동화를 읽으니 그 시절도 생각나고 어쩐지 눈시울이 젖어오는 듯---.
전쟁전후 한글을 깨우치고 읽기 시작, 동화의 세계에 빠졌던 환도 전후 국민학교 시절이 생각납
니다. 잡지 “소년 세계” “새벗” 에 나오던 “강소천” 의 동화 –내용도 가물가물한 “꿈을 찍는 사진관”, “꽃신” 마해송의 “떡배 단배” “바위나리와 아기별” 고향의 봄을 쓴 이원수 선생의 “5 월 의 노래”
김내성의 “쌍무지개 뜨는 언덕”-------
이제는 제목만 생각 납니다.
모든 것이 파괴된 환도직후의 서울에서, 가난했지만 무한한 꿈을 잊지 않게 어린 나의 삶을 풍요
롭게 했던 글들 이었지요. 이 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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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Laguna Woods Village의 본인 선배되시는 김일홍씨가 쓰신 동화입니다.
한인회에서 같이 일 했었고 평소에 가까이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 여기 하나 올립니다.
우리 어릴때 먼 고향의 추억을 다시 더듬게하는 옛날 얘기깁니다.
이걸 읽고났더니 할머니, 어머님이 그리워지며, 어디인가 참 따듯한 생각이 마음에 오고
저자의 문학적 기술이 부러우며 "참 잘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 우리도 언젠가 그 옛날에 그럴때가 있었지요.
우리도 이런글을 써봄이 어떨지?
우리 website에 심각한 글들이 많은데
우리 나이가 이만큼 되었으면 다시 "동화"를 읽을때가 되지 않었는지요?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