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English
                 

Essay 세모꼴 짱구머리

2019.04.30 14:04

운영자 Views:199

                  

 
                        

세모꼴   짱구머리

 

" 그 놈, 짱구머리 하구는 ! "

 

앞 이마와 뒤 통수가 툭  튀어 나왔다고 해서 학교 선생님들은 나를 짱구라고 부름니다. 나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선생님이 짱구라고 부르시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반 아이들이  짱구라고 놀리면 나는 가만있질 않습니다.   

 
" 짱구야, 세모꼴 짱구야 ! "
하고 아이들이 놀리고 도망치면 나는 끝까지 따리가 골탕을 먹입니다.
처음엔 화가 몹시 났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나의 짱구머리를 애완용 강아지로 생각을 하시는지 짱구머리를 만지작 거리시는데는 미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할아버지를 들먹이십니다.

 

" 그놈, 머리 하나 묘하군 ! 짱구머리가 공부는 잘 한다던데  짱구 할아버지도 짱구이셔 !"

 

선생님들은 할아버지에 대해 잘 알고 계시면서 일부러 능청스럽게 장난을 치십니다.   
지금은 은퇴를 하셨지만 할아버지는 유명한 법과대학교 교수님이셨습니다. 나는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공부를 잘해 학교에서 일등을 합니다. 웅변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학생입니다,  학교에서 인기 짱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 공부 잘하는게 뭐 그리 대수냐. ' 하시며 약삭 빠르게 짱구머리를 돌리는 나의 행동을 나무라십니다.
어머니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고 항상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잘 모름니다. 내 생각으로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바보 같고 사람이 되기는 틀렸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제자이십니다. 아빠와 결혼을 해서 법관이 되는 것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판사가 되어 법정에서 법의를 입으시고 높은 의자에 앉아 재판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봅니다. 얼마나 멋 있을까 ?


그런데 어머니는 우리 동네 교회의 ' 어머니 회'  회장으로 불쌍한 노인들을 돌봐주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재판장이 되는게 훨신 좋은데 나는 화가 남니다. 

나는 커서 법관이 될거라고 다짐을 합니다.
할아버지의 제자들중에 법관이 많습니다. 제자들이 가끔  집에  찾아오면 나는 슬그머니 할아버지 서재로 들어 갑니다. 제자들은 내가 귀엽다고 용돈을 주시는데 꽤 많이 주십니다. 할아버지는  " 허 허 " 웃으시면서 제자들이 주는 돈을 마다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절대로 용서를 하시지 않습니다. 나는 용돈을 몽땅 빼았기고 앞으로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지 말라고 야단을 치십니다.

그 돈은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노인 돕기에 쓰입니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 서재에 들어가 할아버지의 말 동무가 되어 드립니다.  할아버지 방에는 먹을 것도 많고 해서 나는 좋은데 어머니는 할아버지 글쓰시는데 방해를 한다고 못들어 가게 하십니다.
 
" 할아버지, 나  앞으로 재판관이 될거야."
" 녀석, 재판관은 아무나 되냐 ?"
" 할아버지 손자인데  왜 못돼. "
" 재판관이 되려면  정의로워야 한다."
" 정의로운 것이 뭐야 ? "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이 왜 저울을 들고 있는지 아니 ?"

 

그리스 신화에 정의의 여신이 안대로 눈을 가리고, 한 손에 저울을 들고 다른 한 손에 칼을 들고 있는 어린이 그림 이야기 책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의의 여신상 뒷 면에 '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야 한다." 라고 써있습니다.

 

"  몰라요."    
" 양심이 올바른 사람은 지켜주고,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은 벌을 주는 정의가 승리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 그런데 저울과 칼은 뭐예요 ? "
" 한 손의  저울은 공정한  판결, 다른 손의 칼은 엄숙하게 벌을 내린다는 뜻이다. "
" 눈의 안대는  무슨 뜻이예요 ?"
" 개인적인 친분이나, 선입견 없이 공정하게 재판을 하기 위해서다."
" 그러니까 슬쩍 밑으로 봐 주지 말라는 것이지요."
" 예끼 이놈, 못된 것만 알고."

 

우리 집은 참 이상 합니다.
나는 어머니한테 꼼짝 못합니다. 고양이 앞에 쥐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할아버지에게 꼼짝 못하십니다.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며느리이기 보다 제자이니까 할아버지한테 순종을하는 겁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할머니한테 꼼짝 못하십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잔소리에 두손을 다 드십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나한테는 꼼짝 못하십니다. 내가 3대 독자라서 할머니는 나를 감싸고 도는데 할머니가 나를 부를 때는 " 우리 3대 독자 내 새끼"라고 부르십니다.  그럴 때 마다 어머니의 눈은 독수리 눈매로 변하십니다. 아버지는 은행원이신데 집안 일에 한발 물러서 있는 외계인이십니다. 이렇게 우리 다섯 식구는 서로 물리고 물리는 무슨 께임 같습니다.

 

" 할아버지 우리 이렇게 하자. "
" 뭘 하자구, 이녀석아 !"
" 내가 할아버지를 할머니한테서 구해 줄께, 할아버지가 나를 엄마한테 구해줘. "
" 뭘 구해 줘, 이녀석아 ?"
" 할아버지는 할머니한테 꼼짝 못하지않어."
" 나는 할미한테 잘못한게 없다. 네 놈이 엄마한테 잘못 하는게 많은가 보구나."
" 그런데 엄마는 할아버지 한테 꼼짝 못하잖아, 할아버지가 나를 도와주고 내가 할머니로부터 할아버지를 도와 주는거야."
"싱거운 놈, 나는 도움 받을 필요 없다. "

 

우리 집은 아파트가 아니라 증조 할아버지로부터 살아온 종가 입니다.
뒤 뜰에는 두 아름이나 되는 오래자란  오동 나무가 있습니다.한 여름 더위를 피해 나는 할아버지와 오동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을 때가 너무 좋습니다. 집 문 박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 동네 꼬마들이 구슬치기며, 족구며, 닭 싸움을  하며 노는 놀이터입니다.

 

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어린이 교회를 끝내고 집으로 오는데 공터에서 동네 꼬마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구슬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5학년 1반 같은 반인
현철이도 구슬치기를 하고 있습니다.공부는 별로인데 구슬치기는 잘합니다. 현철이는 꼬마들 앞에서 왕노릇을 하며  구슬을 왕창 따고 있습니다.

 

" 현철아 나도 끼워줘라."
" 그래 준이도 들어와. "

슬글 치기는 열 발자국의 거리에 구슬을 쌓아 놓고 구슬을 던저 구슬을 빼먹기 하는 놀이입니다. 나는 번번이 실패를 하는데 현철이는 잘도 구슬을 빼 먹습니다.

나는 약이 올라 내 차례에서 은근슬적 몇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면서 구슬을 던젔습니다.
구슬이 와르르 원 밖으로 튀어 나왔습니다.

 

" 형 엉터리야."
꼬마가 나에게 불만입니다.
" 뭐가 엉터리야 그렇게 하는거야."
나는 흩어진 구슬을 집었습니다.
그런데 현철이가 반칙이라면서 다시 하라고 합니다. 반칙은 했지만 나는 아이들 앞에서 아니라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 야, 새끼야 ! 너 반칙했어 " 현철이가 욕을 합니다.
" 뭐, 이 새끼가  너 욕했어 ! "
학교에서는 꼼짝도 못하는 현철이가 욕을 하니 나는 약이 올랐습니다. 꼬마들 앞에서 나를 깔아 뭉게는데 나는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앞에 서있는 현철이를 한대 갈겼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코를 갈겨서 그만 현철의 코에서 코피가 철철 쏟아져 흐름니다.
현철이는 코피를 보더니 갑짜기 힘이 솟는지 손에 피를 묻히며 길길이 날 뛰며 나한테 덤벼듬니다. 나는 어찌 할바를 몰라 그만 집으로 도망을 쳐 할머니 방으로 들어가 숨었습니다.

 

" 내 새끼, 무슨 일이야. "
" 앞집 현철이와 싸웠어."
" 박 할머니 손자 하구."
" 응 "
어머니가 알면 어쩌나 하고 있는데 문 밖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 집 철문이 덜컹덜컹 부셔지는 소리가 납니다.
" 누구세요 ? "
어머니가 놀라 대문으로 나가시는 것 같습니다.
" 이집 아들 준이 좀 나오라고 해."
쩌렁쩌렁 울리는 박 할머니의 분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 무슨 일인데요 ? "     
차분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 준이 우리 현철의 코를 빠개 놨어."
" 그래 현철아, 코는 괜찮으니. 병원에 가 보고."


어머니는 현철의 코를 만지시는 것 같습니다.  조금 있더니 어머니의 화난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 옵니다.
" 준아 ! 이리 못 나오니."
나는 기가 죽어 할머니와 같이 앞 뜰로 내려갔습니다. 현철의 할머니가 나를 보더니 가만 있질 않습니다.
" 준아, 너 잘 만났다. 그래 네 코도 빠개 놓아야겠다."

 

현철의 할머니는 손 삿대질을 하면서 난리를 부리는데 현철이도 나를 노려보며 씩씩 거립니다.
우리 할머니도 가만있질 않습니다.더 큰 소리를 지르십니다.
" 이 할망구야, 아이들 싸움에 할망구가 나서."
" 뭐 똥통에 빠질 할망구야  뭐 어드래."
아이들 싸움에 어른 싸움이 되었습니다.


" 현철이 할머니 우리 준이가 잘못했으니 고정하세요."
" 엄마,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현철이가 먼저 욕을 하니까 그랬지."
" 입 다물지 못해."
"현철아 준이를 용서해라. 할머니 노여움을 푸세요,"
" 내 준이 엄마를 봐서 그냥 간다만."

 

현철이 할머니는 준이 할머니를 노려 보면서 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준아,  나좀 보자."
하시면서 어머니는  방으로 들어 가십니다.
" 할머니 어떻게 나좀 도와 주세요."
나는 할머니에게 눈으로 말을 했습니다.
" 에미야, 그만 둬라, 아이들 싸움인데."
그러나 어머니는 들은 척도 않으십니다.

 

우리 집에는 ' 정신봉' 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회초리입니다. 이 회초리를 우리 집에서는 ' 정신봉 ' 또는 ' 교육봉' 이라고 합니다.
'정신봉'은 3대 째 내려오는 우리 집의 가보입니다.  증조 할머니가 뒤 뜰의 오동 나무 가지를 꺽어 다듬고 참기름을 바르고 해서 만드신 회초리입니다. 어찌나 단단한지 부러지지도 않고 100년이나 긴 세월을 이어왔습니다. 증조 할머니는 '정신봉'으로 할아버지를 키웠다고 하십니다. 그 '정신봉'은 할머니에게 인계되어 아빠도 '정신봉'을 맞고 자랐다고 합니다. 이제 어머니에게 인계된 '정신봉'으로 나도 맞아야 합니다.

 

" 준아, 너 맞을 짓을 했어 안했어 ?"
" 내가 뭘."
" 엄마가 뭐랬어, 매사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라고  했지.왜 법이 있는줄 알어 ? 너 왜  속임수 쓰구 그래. 누구한테 배우 짓이야."
" .............."
" 엄마가 구슬치기를 나무라는 것이 아니야. 구슬치기에도 법이 있어 법을 어기는 것은 용서 못해. 그리고 폭행을 해."


어머니는 법을 공부해서 그런지 매사에 법의 원칙을 말씀하십니다.
' 정직하게 사는 것,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머니의 조리있는 말 솜씨는 재판정에서 판결을 내리는 판사님과 같았습니다. 나에게 매를 칠 때에도 정당한 이유를 말하고 정신봉으로 후려 치십니다.
'정신봉'으로 한대 맞으면 하늘이 노랗게 보입니다. 어머니가 '정신봉'을 치겨들고 내려치는 순간 나는 맞기도 전에 엄살을 부리며  큰 소리를 냅니다. 할아버지가 내목소리를 들으시라고 구원을 청하는 뜻입니다.


" 엄마,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나는 잘못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정신봉'을 맞았습니다. 엄살을  부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정신봉'은 봐주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을 차리라는 '교육봉'입니다. 사람이 되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3대 째로 내려온 우리집의 가문의 파수꾼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어머니의 매질이 심하다 싶으면 할아버지의 소리가 들립니다.


" 에미야, 이제 그만 하거라. 아이 잡겠다."
" 네 아버님."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으시고 한참 나를 내려 보시다 '정신봉'을 거드십니다. 나는 할아버지의 구원으로 '정신봉'에서 살아 날때가 많습니다.
나는 할머니가 밉습니다. 어머니한테 그렇게 두들겨 맞아도 할머니는 역성을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 나, 할머니 안할거야. 말려주지도 않구."
나는 씩씩거리며 할머니한테 대듭니다.
"그래 내 쌔끼 많이 아팠냐 ?"
" 몰라 "
"나도 네 애비를 '정신봉' 으로 키웠다. '정신봉'을 쥔 사람한테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즐거운 여름 방학입니다. 우리 집은 매년 강원도 경포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냅니다.
동해의 푸른 바다는  유별나게 파도가 넘실거립니다. 밀려오는 파도를 타고 파도에 묻히는 놀이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한길이 넘는 물밑까지 내려가 발가락으로 모래를 파면 모래속에 파묻혀있는 조개가 발구락에 걸리는데 나는 잠수를 해서 조개를 건짐니다.   조개의 색갈이 너무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나는 조개 껍질에 그림을 그리기도하고 장식품을 만들어 학교 선생님에게 선물을 하기로했습니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또 사고를 첬습니다.
방학숙제로 일기를 또박또박 열심히 쓴 학생에게  ' 일기 잘쓴 상장 '을 주었습니다. 많은 학생이 여름방학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서 상장을 받았습니다.  나도 상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흔한 상장을 못 타는 아이들이 안쓰러웠습니다. 현철이도 상장을 타지 못했습니다. 지난 날 싸운일도 있고 해서 나는 현철에게 일기를 잘 썼다는 상장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콤퓨터를 아주 잘 다르는데 내가 탄 상장과 꼭같이 현철이 이름을 넣고 만들었습니다. 학교장님의 도장을 스킨해서 콤퓨터에 넣고 상장을 만들었습니다.

 

" 현철아, 너 이거 줄게."
" 뭔데 ?"
" 상장이야, 너 이거  너 엄마한테 갔다드리면  칭찬 받을거야."
" 그렇게해도 돼 ?"
" 뭐 어때, 너 일기 써잤어, 누구한테 말은 하지마."
" 고마워"
 
현철이는 정말 준이가 고마웠습니다. 집에서 공부 못한다고 구박만 받는 자기를 생각해주는 준이가 고마웠습니다.
" 엄마 나 상장 받았다.  뭐 사줄거야 ?"
현철이 어머니는 현철이가 내민 상장을 자세히 들여다 보십니다.
" 정말 네가  상장 탄거니 ? "
현철이 어머니는 믿기지 않으신지 현철의 얼굴을 빤이 쳐다 보십니다.
" 아니, 네가 언제 일기를 그렇게 열심히 써서 상을 받니 ?"
현철이 어머니는 현철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일기를 쓰라고해도 늑장만 부리고 이리핑게 저리핑게  대다가 일주일식이나 밀린 일기를 끙끙 거리며 쓴 일기를 상장을 받았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 현철아, 그 상장 이리줘라. 내가 선생님한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야겠다. "
" 아니야, 안 그래도 돼."

 

다음 날 학과 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갈 쯤에 선생님이 나를 부르십니다.
" 준아, 시간 끝나고 교무실로 오거라."
나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현철이를 쳐다 보았습니다. 현철은 나와 눈 맞추는 것을 피해 딴청을  피우고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교무실로 들어 갔습니다. 선생님은 앞에 놓인 의자에 앉으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다정했던 선생님이 너무 냉정합니다. 나는 힘없이 눈을 내리깔고 발가락 장난을 하면서 앉아있었습니다.

 

" 짱구, 뭘 또 잘못했어, 그놈의 짱구 머리하구는 !."             
내 옆을 지나시던 선생님이 장난으로 내머리에 꿀밤을 한대 박고 가십니다. 나는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때 선생님이 나에게 몸을 돌리시더니 말씀을 하십니다.
 " 이거 준이가 만든 거니 ?"
선생 님은 내가 만든 상장을 들어 보이시더니 나를 처다 보십니다. 순간 나는 어머니의 얼굴이 떠  올랐습니다. 갑자기 입술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해 왔습니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나 짱구를 굴렸으나 뾰죽한 변명이 나오질 않습니다.


" 왜 그랬어 ? "
" 그냥 장난 할려고요."
" 장난이 얼마나 큰 죄를 짓는지 알어 ? 이 다음 커서도 이런 짓할거야 ? "
" ..............."
" 왜 대답이 없어 ? 준이는 학교를 그만 두어야 해. 알겠어."
" 선생님 용서 해 주세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러 나왔습니다.
참회의 눈물이라기 보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 어머니한테는 어떻게 변명을 할 것인가 앞이 보이질 않습니다.


선생님이 말씀을 하십니다.

" 준이의 문제를 학교에서 처리하면 준이는 학교를 그만 두아야 한다. 그것은 준이의 앞길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선생님보다 훌륭하신 어머니한테 준이를 넘기겠다. 그리 알어."
" 선생님 엄마한테는 알리지 말아주세요."
" 그러면 학교를 그만 들테야 ?"

 

나는 죽고 싶습니다. 어딘가 멀리멀리 떠나고 싶습니다. 어디로 갈가?  로빈슨 크르스가 살던 무인도로 갈가 ?
그러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는  3대 독자가 없어젔다고  야단 법석을 떨며 나를 찾을 련지 모름니다.
그러나 그건 말도 되지 않습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나는 학교에서 나와 어슬렁 어슬렁 걸어 집 근처까지 왔습니다. 차마 집 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나는 공터에 쌓아 놓은 나무 더미에 쭈그리고 앉아 흑시나 집에서 누가 나오지 않나 하고 집 쪽을 바라보고있었습니다.  철문이 열리더니 할머니가 나오시더니 두리번 거리며 사방을 흘터 보십니다. 분명 나를 찾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전 같으면 나는 할머니를 놀리거나 "할머니" 하고 깜짝 놀래키며 할머니에게 매달렸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할수 없습니다. 할머니는 나무더미 위에 앉아 있는 나를 보시더니, " 어이구 불쌍한 내 새끼" 하시면서 짱구 머리를 쥐어 박습니다.
"들어가자."
나는 도살장으로 끌려 들어가는 소처럼 할머니에게 끌려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할아버지 서재엔 불리 켜져있고, 어머니 방은 불이 꺼져있습니다. 할머니는 턱을 위 아래로 흔드시면서 어머니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나는 방으로들어가 어머니 앞에 무름을 끓고 앉았습니다.  어머니를 보니 눈물이 울컥 쏟아젔습니다. 어머니의 눈에도 물기가 가득 어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우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려고 마음속으로 우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가 조용히 일어나시더니 장문을 여시고 무엇을 끄짐어 내십니다. 나는 그것이 '정신봉' 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신봉' 은 항상 장속에 소중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용서를 받을 수 있다면 '정신봉'으로 맞아 죽어도 좋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정신봉'으로 나의 아픈 마음을 후려쳐주시기 바랬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입에서 이상한 말씀이 흘러나왔습니다.
" 정신봉으로 너를 때리기엔 정신봉이 너무 아깝다.  이 정신봉으로 너를 때리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욕 보이는 게다."

 

어머니의 말씀이 '정신봉'으로 나를 매질하는 것보다 더 아프고 가슴이 메어저 왔습니다.
다시 방은 조용해 졌습니다.
그런데 또 어머니가 이상한 말씀을 하십니다.
" 이제 이 정신봉은 우리집에서 필요없게 되었다. 꺽어 버려야 겠다."
어머니는 '정신봉' 을 꺽으려 하십니다.


" 엄마 안되요. 그건 우리집의 가보예요. 사람을 만드는 ' 교육봉' 이예요."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어머니가 들고 있는 '정신봉'을 잡았습니다. 
" 안돼요, 꺽으면 안돼요,"
나는 '정신봉' 을 어머니로부터 뺐으려고 했습니다. 어머니도 '정신봉'을 꼭 쥐고 놓지 않으십니다.
'정신봉' 을 잡고 어머니와 실갱이를  하는 사이 나는 그만 어머니의 품에 안겨버렸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꼭 껴안고 있습니다.
    
나는 엉엉 울였습니다. 어머니도 조용이  울고 계셨습니다. < 끝 >     
 
 
김일홍
평북 철산
고려 대학교 및 대학원 졸업.


정보대학원 교수 역임.

미주 아동문학 " 꽃 노루 " 입선
동아일보 논픽션 " 판문점 입선



transfer by SNUMA WM - April 30, 2019
No. Subject Date Author Last Update Views
Notice How to write your comments onto a webpage [2] 2016.07.06 운영자 2016.11.20 18127
Notice How to Upload Pictures in webpages 2016.07.06 운영자 2018.10.19 32257
Notice How to use Rich Text Editor [3] 2016.06.28 운영자 2018.10.19 5844
Notice How to Write a Webpage 2016.06.28 운영자 2020.12.23 43784
425 阿房宮賦: 아방궁 부 [1] 2023.12.01 정관호*63 2024.01.23 348
424 고 야 2023.11.12 노영일*68 2023.11.13 83
423 마지막 성묘, 2013년 [8] 2023.10.03 조승자#65. 2023.10.15 163
422 Obsiquies Mignon [3] 2023.09.11 정관호*63 2023.09.28 57
421 폭포 [4] 2023.09.09 노영일*68 2023.11.08 142
420 흔적 [2] 2023.07.05 노영일*68 2023.07.10 110
419 큰 별 [2] 2023.03.29 최광택*70 2023.03.31 84
418 겨울 별자리 오리온 [2] 2023.03.10 최광택*70 2023.03.13 105
417 하와이의 남십자성 [7] 2023.03.08 최광택*70 2023.03.12 259
416 은퇴 [7] 2022.12.27 노영일*68 2023.03.16 371
415 도슈사이 샤라쿠는 과연 김홍도인가? [2] 2022.12.25 최광택*70 2022.12.26 260
414 갈비탕; 할머니의 두갈래길 2022.12.06 온기철*71 2022.12.07 332
413 How to enter the pedestrian path of George Washington Bridge [1] file 2022.09.23 정관호*63 2023.11.17 78
412 General Lee and an old lady [4] 2022.08.20 정관호*63 2022.08.23 203
411 後出師表; 후출사표 [1] 2021.11.16 정관호*63 2022.08.21 88
410 後赤壁賦: 후적벽부 [5] 2021.10.22 정관호*63 2022.09.14 221
409 Bus 44 [2] 2021.10.04 온기철*71 2021.10.04 96
408 초원의 빛 [7] 2021.09.26 노영일*68 2021.10.02 292
407 My Story of The MODERN 4 [3] file 2021.07.28 정관호*63 2021.08.04 101
406 My story of the MODERN 3 [2] 2021.07.27 정관호*63 2021.07.29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