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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컬럼| 225. 마이 웨이

2015.01.13 23:38

서 량*69 Views:1014

http://blog.daum.net/stickpoet/6039806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page=1&branch=NY&source=NY&category=opinion&art_id=3103918

 병동 환자들에게 인간의 감정을 말한다. 나는 환자들의 의견을 부추기는 것이 좋기 때문에 화제의 즉흥성에 매달리면서 산만하게 토론을 벌인다.


 
정신과 용어를 피하고 자기가 체험한 감정을 말해보라며 유도작전을 써서 'anger (분노)' 'frustration (좌절)' 'annoyance (짜증)'같은 단어를 얻어낸다. 행복, 기쁨, 안심처럼 좋은 감정도 있지만 부정적인 인간심리가 나와 그들의 관심사다.


 이런 나쁜 감정들이 어떤 때 생기냐고 물어보니 누가 "It happens when I can't have something my way." (어떤 일이 내 맘대로 안될 때 생깁니다.)라고 답한다. 정신과 교과서는 사랑이나 승진의 기회를 놓친 경우처럼 '상실감' 때문에 마음이 불행해진다고 규정하는데 '내 맘대로 안될 때'라 표현하는 진솔함이 놀랍다.


 
그러자 한 나이 든 환자가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My Way' 첫 부분을 흥얼거린다. "And now, the end is near / 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 (이제 끝이 가까워졌네 / 그래서 막장에 처했다네.)" 


 나도 덩달아 중간에 나오는 가사가 떠오른다. "Yes, there were times, I'm sure you knew / When I bit off more than I could chew / But through it all, when there was doubt / I ate it up and spit it out / I faced it all and I stood tall / And did it my way (그래 분명히 자네도 알았겠지만 때로는 / 씹지도 못하면서 크게 베어 물고 / 모든 그런걸 통하여 의심이 들면 / 다 먹고 나서 뱉어 내기도 하고 / 모든 것에 맞서 당당하게 서서 / 그렇게 나는 내 식대로 했다네)"


 
16
살 때 세계적 가수가 된 폴 앙카(Paul Anka) 27살이 되던 해 1968년에 프랑스 유행가 'Comme d'habitude (As Usual, 평상시처럼)'의 멜로디 판권을 구입한 후 어느 새벽 1시부터 5시에 걸쳐 
프랭크 시나트라를 생각하며 가사를 완성했다 한다. 그는 당시 마피아에 관련되어 FBI 등쌀에 시달리는 저보다 나이가 26살 더 많은 시나트라의 미련 없는 과거를 서술했고 이 노래는 지금까지 전 지구촌 구석구석에 진한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My way or the highway!' 
라는 운율 좋은 관용어가 있다. (내가 하자는 대로 하거나 아니면 떠나라!) 언뜻'My way'는 고집이 센 사람을 연상시키기 마련이다. 그러나 당신은 기억할지어다. 'My Way'가 강짜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후회를 하지 않는 사내다운, 아주 사내다운 주제라는 것을.


 
환자들이 입을 모아 불행한 감정의 씨앗이라 단정한 'not having something my way'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우리 모두의 절실한 소망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누군가 자기의 과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미국적인 꿈을 추구한 당신과 나의 당당한 회고록으로 군림한다.


 
1998
 5 14, 82살 나이에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가 잠시 의식이 돌아온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그의 부인이'Fight! (싸우세요!)' 하며 소리치자 그는 'I am losing (나는 지고 있어)'라고 말한 후 차분히 눈을 감는다. 이것은 당신이 불량배로 오해할 정도로 멋진 중절모를 삐딱하게 쓰고 다니던 그의 'My Way'를 스스럼없이 묘사한 가장 정중하고도 원숙한 미국식 발언이었다.


© 
서 량 2015.01.11

-- 뉴욕중앙일보 2015년 1월 14일 서 량 컬럼 <잠망경>으로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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