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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잡담 2; 두 시인의 대결 이백 대 최호

2015.03.16 23:39

정관호*63 Views:1617


잡담 2


    성당시절 어느 날 이백은 畏友(외우) 최호와 더불어 황학루에서 詩會(시회)를
    열기로 약속하였는데, 그 옛날 교통이 현재만큼 발달되지 못했기 때문인지
    두 분이 같은 시간에 만나지 못했다. 지금 같으면 Cell Phone으로 연락해서
    왜 악속시간에 오지 못하는지 힐문을 하였겠지만, 그런 걸 모르던 물 맑고
    공기가 깨끗했던 그 좋은 세월인지라(Good Old Days), 먼저 온 최호가
    아무리 기다려도 이백은 나타나지 않으니 얼마나 답답하였을까? 혹시 이
    酒中仙(주중선)이 약속을 잊어버리고 장안시 술집에서 술을 퍼먹고
    취해서 자고 있지나 않은지? 기다리다 못한 최호는 결국 황학루 담벼락에
    황학루 칠언율시를 써놓고 떠나버렸다. 무슨 일 때문에 늦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뒤늦게 이백이 헐레벌떡하여 황학루에 도착하였더니, 최호는
    이미 가버렸고, 빈 누각 벽에는 최호의 황학루 시가 있었다. 한 번 읊고
    두 번째 읊고 이렇게 혼자서 감상을 하였는데, 너무도 훌륭한 시라 시선
    이백도 여기에 필적할 만한 시를 써서 대결을 할 수 없음을 알 게 되었는지
    조용히 화답시 없이 물러났다. 이백으로도 이런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요즘 한국인들 같으면 이백의 굴욕이라고 크게 인터넷화면을 도배하였겠지만…
    그 후 이백은 최호 없이 혼자서 봉황대에 올라가서 봉황대시를 썼는데,
    그 시가 최호의 황학루시와 너무도 흡사하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이 두 시를
    비교하여서 우열을 가리려고 하였다. 대다수는 최호가 이겼다고 하였으나,
    이 세상에는 무슨 일에도 반대파가 있게 마련인지라, 영어로 표현하자면,
    Die-hard fans of Li Po, 죽으나 사나 이백 지지자는 이백이 이겼다고 악을
    쓴다. 상기의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피란시절 보수 사거리에
    있었던 초가집 행랑방에서 들었다. 그럼 이제 세기의 대결이다. 이 두 대가의
    시를 싣는데, 먼저 썼던 최호의 황학루시 그 다음에 이백의 봉황대시를
    소개한다.


黃鶴樓



黃鶴樓



      原文: 黃鶴樓 崔顥
       
      昔人已乘黃鶴去, 此地空餘黃鶴樓.
        
      黃鶴一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
        
      晴川歷歷漢陽樹, 芳草萋萋鸚鵡洲.  

      日暮鄕關何處是, 烟波江上使人愁.


      한글토달기: 황학루 최호

      석인이 이승 황학거하니, 차지공여황학루를.
      황학이 일거불부반이요, 백운천재공유유를.
      청천역력한양수요, 방초처처앵무주를.
      일모향관하처시오? 연파강상사인수를.


      해석: 황학루 최호

      옛사람이 이미 황학을 타고 가버렸으니,
      이 땅에 공연히 황학루만 남았도다.
      황학은 한 번 가고 다시 오지 않으니,
      흰 구름은 천년에 공연히 유유하도다.
      맑은 내는 역력하니 한양 나무숲이요,
      향기로운 풀은 앵무주에 수북하도다.
      날이 저묾에 고향은 어디인고?
      연기 낀 강 위에서 사람으로 하여금 근심케 하도다.

      다음은 황학루시의 영문번역이다.


      English translation: Seven-character-regular-verse

      THE YELLOW CRANE TERRACE   Cui Hao

      Where long ago a yellow crane bore a sage to heaven,
      Nothing is left now but the Yellow Crane Terrace.
      The yellow crane never revisited earth,
      And white clouds are flying without him forever. ...
      Every tree in Hanyang becomes clear in the water,
      And Parrot Island is a nest of sweet grasses;
      But I look toward home, and twilight grows dark;
      With a mist of grief on the river waves.


登鳳凰臺 李白



鳳凰臺




      다음에는 이백의 등봉황대시이다.

      原文: 登鳳凰臺 李白

      鳳凰臺上鳳凰遊 鳳去臺空江自流

      吳宮花草埋幽徑 晉國衣冠成古邱

      三山半落靑天外 二水中分白鷺洲

      總爲浮雲能蔽日 長安不見使人愁


      한글토달기: 등봉황대 이백

      봉황대상봉황유하니, 봉거대공강자류를.
      오궁화초는 매유경이요, 진국의관성고구를.
      삼산반락청천외요, 이수중분백로주로다.
      총위부운능폐일하니, 장안불견사인수를.

      해석: 봉황대에 오르다 이백

      봉황대위에 봉황이 놀더니,
      봉황이 가고 대는 비어 강은 스스로 흐르네.
      오궁의 화초는 그윽한 길에 묻혀 있고,
      진나라 의관은 옛 언덕을 만들었네.
      세 산은 반쯤 떨어져 푸른 하늘밖에 있고,
      두 물줄기는 백로주를 가운데로 가르네.
      항상 떠있는 구름이 해를 가리니,
      장안이 보이지 않아 사람으로 하여금 근심케 하도다.


      이번에는 등봉황대시의 영문번역이다.


      English Translation: Seven-character-regular-verse

      ON CLIMBING IN NANJING

      TO THE TERRACE OF PHOENIXES   Li Bai

      Phoenixes that played here once,
      so that the place was named for them,
      Have abandoned it now to this desolate river;
      The paths of Wu Palace are crooked with weeds;
      The garments of Qin are ancient dust. ...
      Like this green horizon halving the Three Peaks,
      Like this Island of White Egrets dividing the river,
      A cloud has arisen between the Light of Heaven and me,
      To hide his city from my melancholy heart.  



해설


王世懋(왕세무)가 논하기를 “최낭중(최호)의 작 황학루시에 비하야 靑蓮居士
(청련거사)의 氣(기)가 짧았다.  후에 봉황대를 지었다. 이리하여 고금에 강적이
되었다. 누구는 말하기를 前六句(전육구)는 이백이 당할 수 없지만, 結語(결어)는
비통하고 강개하여 차이가 나서 족히 이겼다고 하였다. 그런데 나의 뜻은
그렇지 않다. 結句(결구) 역시 크게 말하여 興賦(흥부)와 모름지기 비할 만 하니,
이는 日暮鄕關(일모향관)과 더불어 흥이 부를 만들고, 浮雲蔽日(부운폐일)에
비하여 부를 만든다. 使人愁(사인수) 이 석자는 같다고 하기 힘드니, 누가 더
적절한가? 烟波江上(연파강상)이란 본래 집착됨을 지시하지 않고 높은 곳에 오른
자는 당연히 (수)가 생기게 마련이다. 浮雲蔽日,長安不見(뜬 구름이 해를
가리어 장안이 보이지 않는다)은 逐客(축객)이 스스로 (수 즉 근심)가 생기게
마련이니, 차라리 모름지기 使(사자)가 있어야 했는가? 조용히 생각하건대 이 시는
따라가지 못함이 하나만이 아니다. 결론으로 승자는 당연히 최호의 황학루시이다.
또 이는 (당)의 七言律詩(칠언율시) 중 첫째로 꼽힌다고 많은 사람이 주장한다.
왕세무는 明朝(명조)의 학자이었다.

상기의 해설은 正論(정론)임에 비하여, 어떤 好事家(호사가)도 나타나서
아무도 권치 않는 사견(Unsolicited opinion)까지 올렸다.

世傳 李白至黃鶴樓, 欲題詩 睹顥作,
度無以勝之, 恨極爲一打油詩, 詞云

"一拳打破黃鶴樓,  一脚擲碎鶯鵡洲.
  眼前有景道不得,  崔顥題詩在上頭."



세상에서 전하기를 이백이 황학루에 이르러 시를 지으려고 하다가  최호작을 보고,
이길 도리가 없다고 헤아린 후, (원)한이 극도에 도달하여, 일타유시를 썼으니,
“한 주먹에 황학루를 때려 부수고, 한 발길에 앵무주를 깨뜨려 버리리.
눈 앞에 경관이 있어도 말할 수 없으니, 최호의 지은 시가 머리 위에 있기에.”

이는 滑稽(골계=웃기는 얘기)이지, 사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최호의 시가 士林(사림=선비의 사회)에서 중히 여김은 가히 알 만하다.
全唐詩話 (전당시화)에서 李賓之(이빈지)가 말하기를, "(율)은 古意(고의)
에서 나올 수 있고, 고의는 율을 밟지 않는다”고 했다. 최호의"黃鶴一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율)사이에서 고의가 나와서 지루하지 않게 한다.

嚴羽(엄우)는 "당인 칠언율시 중에, 당연히 황학루가 제일이다." 고 했다. 따져
보건대, 律詩에서古意를 끄집어 내었으니, 율시로 얽어매지 않고 樂府(악부)에
실었다.



Kwan Ho Chung – March 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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