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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Essay] 미뇽이야기 II

2014.10.02 23:12

정관호*63 Views:2264

미뇽이야기 - 제2회 

그 다음 이 노래와의 해후는 1958년 문리과대학의예과 교실 독일어 시간이었다. 교과서에서 Mignon제목을 보고 읽어보니 보니 그 시의 원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Mignon
Kennst du das Land, wo die Zitronen bluehn,
im dunkeln Laub die Gold-Orangen gluehn...

미뇽
그대는 아는가? 저 남쪽 나라를, 레몬 나무 꽃 피고
황금색 오렌지가 어두운 잎 그늘 속에서 빛나는 곳...
 

이리하여 여러 해전 기억과 감회가 살아났다.
그런데 그 몇 해 동안에 어떤 일들이 생겼나?
그때 중학교 시절에 이 시의 일부를 영어 학습지에서 읽었을 때에는 부산 보수동에서 피란살이 할 적이었다.
그런데 그때에는 고생스러워도 아버님과 누나와 함께 살았던 행복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릉에서
홀 어머님과 단 둘이 살고 있을 뿐이다. 그 두 분은 이미 돌아가셨다.

의예과와 본과 6년간 어머님과 함께 살아온 힘든 6년간 긴 세월이었다. 그런데 독일어 교수께서는 정열적으로
미뇽의 이야기를 하여 주셨다. 여기에서 비로소 이 노래가 Goethe의 작 'Wilhelm Meister의 수업시대'에서
나오는 내용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에 들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태리의 어떤 노부부 사이에 이 미뇽이 태어나게 되고 그 직후
어떤 먼 친척이 사는 시골에 미뇽을 양육하라고 보낸다. 그리하여 그녀는 그 시골에서 자라며 산과 들판과
절벽까지도 잘 놀러 다녔다. 이런 것들이 그녀의 노래에 나온다.

그런데 어느 날 혼자서 다니다가 어른들에게 유괴되어 가며 그날 밤 너무도 무서워서 계속 기도를 하였는데
그녀 꿈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서 약속하기를 미뇽이 아무에게도 자기 고향을 말하지 않으면 성모는
그녀를 고향으로 데려다 준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 연유로 그녀는 성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아무에게도 자기 고향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마이스터에게 까지도. 그리하여 아무도 그녀의 고향이 어디인지 몰랐다. 이 소녀 미뇽은
마이스터 보호아래에서 살면서 자라면서 그를 사랑의 대상, 보호자 그리고 아버지로 생각하게 된다.
이 노래에 나타났듯이. 마이스터에 대한 이룰 수 없는 사랑과 그리움으로 점차 병이 들어 죽게 된다.

그녀의 사후 결국 그녀의 배경이 알려진다.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이다.
어린 미뇽은 어렸을 적에 뛰놀던 저 남쪽 나라를 그리워하면서. 결국 가보지 못하기에 이를 노래로 부르며
죽어간다. 또 마이스터를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미뇽은 내게 너무나 슬프고 불쌍한 여아였다.

독일어시간에 미뇽의 시만 배웠지, 미뇽의 글을 읽은 건 아니었다. 독일어교수께서 정열적으로 상기의 내용을
들려 주셔서 알았을 뿐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때부터 미뇽의 Fan이 되었다.
우리는 비극을 좋아한다. Tess d'Urberville의 서문에서 읽었던 글이 기억난다.
비극과 슬픔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킨다고 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비극 보기를 즐기지 않은가?

나는 Wilhelm Meister's Lehrjahre by 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전권을 원문으로 읽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제한된 독일어 능력이 이를 가능케 하지를 않았다. 그리고 영문판이나 국내 번역판도 없었고...
그러니 내가 그렇게 목 타게 읽고 싶어 하는 이 대작은 오로지 나의 꿈의 작품이지, 현실로는 내 영역 밖의
분야로 생각하였다. 세월은 흘러 1972년 이후에 이르렀다.

나의 세 살 터울의 두 아들, Henry와 James가 자라면서, 내가 저녁 때 집에서 Bedtime Story를 읽어 주곤 했다.
차츰 그들의 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점차 높은 차원의 책을 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동네책방에 단골로 다니면서, 책이 없으면 주문하여 구입하였는데, 어느 날 우연히 미뇽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책방주인에게 J. W. von Goethe의 Wilhelm Meister’s Apprenticeship and Years of Travel의 영문번역판
주문을 문의했더니, 현재 출판중이며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하여 조금 기다린 후 이 귀중하기 짝이 없는 책
전편 3권 후편 3권을 갖게 되었다. 책 출판 연도가 1977년이니 아마 1, 2년 후 쯤 내가 책을 소유하고 그 책을 잘
읽었다. 그리고 Mignon이야기를 몇 번씩 되풀이 하여 읽었다. 그 책에서 알게 된 바 Goethe가 처음 수업시대를
썼을 때는 그가 30대이었고, 그가 방랑시대를 완성하였을 때는 80대였다 한다.

이 책에서 읽었던 내용 몇 마디를 더 보태고 싶은 말이 있다.
Meister는 배우, 여행객, 모험객, 문인등 다양한 사람과 사귀었으며 그 일행은 함께 여행을 많이 하였다.
한번은 그 일행이 강도를 만났더니 이 용감한 마이스터는 맨 주먹으로 싸우다가 강도의 칼에 찔려 의식불명으로
쓰러지고 여러 사람이 구한 후 얼마 후에 눈을 떠보니 미뇽이 옆에서 간호하고 있으며 그녀의 머리와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가 되었다. 이를 본 마이스터는 자기가 당한 부상보다 더 놀래서 알아보니, 마이스터의 출혈을 멈추게
하려고 미뇽이 그 삼단 같은 긴 머리채로 부상당한 팔을 동여매고 있었다. 출혈이 정지될 때까지!
그러나 그 동안에 마이스터가 어떤 여배우(Philhine)와의 Affair가 있었다.
어느 날 순진한 미뇽은 뜻밖에 그들의 Love scene을 공포와 경악 속에서 목격하게 되었다.

이것이 미뇽의 가슴에 너무 큰 상처를 주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게 되니까 그녀가 병간호를 받게 어떤
수녀원에 의탁시켰다. 얼마 후 마이스터가 그 곳을 찾아가서 미뇽을 만나니 그는 이제는 제법 처녀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병은 이미 너무 깊었다. 마이스터에게 "미뇽은 이제는 옛 같이 몸이 날렵하지 못해요.
춤도 못 추고 날지도 못 하고." 마이스터가 묵는 동안에 그녀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병세가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발작 같은 경련을 하여 마이스터가 품에 안았을 때 숨을 거둔다. 이때 마이스터의 슬픔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그는 울며 "이 가련한 천사는 이 보잘 것 없는 나의 두 팔에 몸을 맡겼지만 나는 결국 아무 도움도 못
되다니" 하며 슬퍼하였다. 그리고 그 직후 죽은 미뇽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그리하여 그녀의 배경을 알게 되고,
이리하여 미뇽의 이야기는 끝을 맞는다.

그 후 상당한 시일이 걸린 후 나는 다시 마음잡고 방랑시대를 읽었다. 물론 이는 마이스터의 방랑이야기이다.
그런데 거기서 음악가, 화가와 친하게 되는 장면이 나오면서, Mignon의 Portrait를 완성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확실한 것은 미뇽은 마이스터에게서 영원히 떠날 수 없는 존재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전회에 미뇽이야기 시작할 때 내가 읽었던 Short Stories책자는 물론 얼마 안되어 없어졌지만,
몇 년전에 인터넷에서 그 원작을 찾아냈다. 옛 친구를 찾은 것처럼 반가웠다.

주소. http://www.mainlesson.com/display.php?author=baldwin&book=fifty&story=_contents
제목. The Baldwin Project. Fifty Famous Stories Retold. By James Baldwin

옛날 책자에서 읽었던 이야기들: The Story of William Tell. Androclus and The Lion. Diogenes The Wise Man.
The Brave Three Hundred. Casabianca. and the last not the least Mignon. .

(다음 회에 미뇽의 노래 전편을 싣습니다.).

Little Mignon


Kwan Ho Chung - October 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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