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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Frozen

2015.02.04 16:25

노영일*68 Views:1289



Frozen


손주들이 집에 놀러오면 의자에 앉자 마자 아이팯 이나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전자 게임을 시작한다. 무슨 말을 걸어도 듣는둥 마는둥 단말기에 코를 박고 게임에만 열중한다.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한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나 들여다보면 그 손놀림이 대단히 빠르다. 이야기나 좀 하자고 뺏으면 돌려 달라고 야단이다.

대화가 없다. 완전한 대화의 단절이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차에 태우고 디즈니 아이스쇼에 데리고 갔다. 실물 사람을 보고 색채와 음악과 율동의 아름다움을 보아야 한다. 실제로 듣고 보고 만져 보아야 한다. 영상속의 세계보다는 현실의 세계를 보아야 한다.

아이스쇼는 시카고 불스 농구팀의 홈 구장인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있었다. 가는 도중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이웨이에서 나가는 램프서부터 자동차들이 밀려 움직이지를 않는다. 일찌감치 떠나서 그렇지 하마터면 늦을번 했다. 쇼장은 인산 인해로 발디딜 틈도없이 만원이었다. 이 긴긴 시카고 겨울에 다른 재미가 없으니 모두 다 여기에 모였나보다. 대부분 아이들을 하나 둘 데리고 왔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었을 것이다.

주제는 요즘 한창 인기가있는 디즈니 만화영화 Frozen 이었다. 겨우 눈을 피해 실내로 들어왔는데 천장에 눈 만드는 기계를 달아놓고 눈을 뿌려댄다. 계속 눈을 맞아야 할 운명인가 보다. 쇼는 어른들이 보기에도 재미있었다. 스케이팅은 스피드가 있어서 보기에 좋다. 아이들은 이제 솜사탕이나 빙수에는 관심이 없고 팦콘을 사달라고 하여 사줬는데 입으로 들어가는것 보다 바닥에 떨어트리는것이 더 많았다. 쇼가 끝나고 나서 긴 줄을서서 기념사진도 한장 찍었다.



….

….







돌아오는 길은 매우 미끄러웠다. 우리가 쇼를 보고 있는 동안에 계속 눈이 내렸나보다. 다음날 아침 깨어 밖을 내다보니 세상이 온통 흰 눈에 덮혀 버렸다. 날씨도 추워져 꽁꽁 얼어붙었다. Frozen! 그러나 아이들이 환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실물세상을 보고 즐긴데 대해 마음이 훈훈했다. 먼 훗날 아이들이 왜 할아버지가 그 춥고 눈오는날 스케이팅쇼에 데리고 갔었나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February 2015     시카고에서 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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