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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꽃밭

2018.09.05 11:50

노영일*68 Views:114

 
꽃 밭
 
몇년전 아내가 뒤뜰에 꽃밭을 만들자고 하였다. 어디에 만들고 싶으냐 했더니 뒷마당 포치 옆에 만들자고 했다. 그곳은 지나다니는 사람들 눈에도 뜨이지 않고 이웃들에게도 잘 보이지 않는 후진 곳이었다. 아이들도 다 출가하여 뒷 마당에서 놀 사람도 없고 우리 둘 밖에 없는데 누구를 보라고 만들자는 것인가.

뗏장을 걷어 내고 벽돌로 모냥을 내어 테두리를 쌓았다. 좋은 화단용 흙을 사다 붓고 비료 까지 뿌렸다. 이제는 아내 차례였다. 꽃 모종을 사다가 종종 심어놨다. 열심히 물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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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나니 꽃망울이 뾰쭉이 솟아 났다. 이제 예쁜 꽃이 피어날거라고 가슴 설레었다. 머지않아 우리 노력의 결실을 볼것이다.

그러나 이 무슨 변괴인가. 어느날 아침 일어나 보니 꽃순이 모두 잘라지고 새 잎파리도 다 잘라져 버려 있었다. 누가 이런짓을 했을까. 분노가 치밀었다. 사람이 그럴리는 없고 무슨 짐승이 그랬을 것이다. 내가 마당에 나가면 놀란듯 후닥닥 도망가는 토끼들일까? 옆집 화단을 노략질하는 사슴을 본일도 있다. 지난해 도토리들을 땅속에 묻어 놓고 봄이 되면 새 도토리가 열릴때 까지 파먹는 고놈의 다람쥐들의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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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 건을 사서 기다리다가 나타나면 쏘아 버릴가. 그러나 그것은 불법이라 한다. 철조망을 쳐 놓을가. 아름다우라고 화단을 만들어 놓고 철조망을 친다는 것도 볼성 사나울 것이다. 아내가 고추가루를 뿌려 보자고 했다. 그도 별 효과가 없었다. 가든 센터에 가서 물어보니 토끼와 사슴을 쫓는 약을 뿌리면 된다고 한다. 한통사다가 화단 주위에 뿌렸다. 누릿한 짐승 냄새 같으것이 손을 씻어도 자꾸 났다. 그래도 그후로는 싹이 잘리는 참변은 없었다.

꽃들이 피어 났다. 그러나 사이사이 빈대풀(쇠비름)이 자라났다. 뽑아 버려도 얼마 있으면 언제 자랐는지 도둑처럼 빨리 자란다. 까마중풀, 강아지풀, 클로버, 민들레, 등 잡초들이 꽃나무 보다 더 빨리 자란다. 잡초들은 생육이 빠르고 번식력이 강하여 자주 뽑아 줘야 된다. 흙 한줌에 잡초씨가 천개가 넘고 그 수명도 수십년 까지 간다고 한다. 꽃밭에 꽃만 자라게 하려면 김을 열심히 매 주어야 한다.

비오는 날만 빼고 물도 하루 한번 주어야 한다. 하루만 물을 않줘도 꽃잎이 시들해 진다. 언젠가 2주일간 여행을 갔다오니 거의 폐사지경에 빠진적도 있다. 그 후로는 여행갈때 이웃이나 친지들에게 물주는 것을 부탁하곤 한다. 아침 출근 하기 전에 물을 주고 가는 것이 버릇처럼 되었다. 비료도 가끔 주어야 한다. 어떤때는 왜 이런 화단을 만들어 속을 썩이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시 뗏장을 덮어 버리면 마음 편할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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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9월 초가 되면 만개를 하여 화단을 꽉 채운다.  활짝피어 아름다운 얼굴로 우리를 반긴다. 수 많은 꽃잎들이  소리 높여 합창을 한다. 가슴속 가득히 기쁨이 밀려온다. 보람을 느낀다.  나는 이 작은 꽃밭을 가꿀것이다. 나의 이 작은 행복을 지킬것이다.

 
2018년 9월   결혼 49주년 기념일에   시카고에서  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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