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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2016.07.08 11:55

노영일*68 Views:359

 

 
새벽 2시. 아내와 내가 동시에 꿈에서 깨어났다. 아내는 꿈에 미숙이를 보았는데 오늘 무슨일이 있으려나 하고 걱정한다. 나도 가슴이 철렁 하였다. 아내가 꿈에 미숙이를 보았다 하면 그날 틀림없이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곤 했다. 미숙이는 아내가 대학시절 단짝이던 친구로 늘 붙어다녀 연애시절 내가 질투심을 느낄정도였다. 나도 꿈이야기를 했다. 요상한 꿈이었다. 아내는 까르르 웃으면서 당신 꿈은 개꿈이야 한다. 사실 내 꿈은 맞지 않는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실험에서는 동물도 틀림없이 꿈을 꾸는데 그것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는 가늠할수가 없다. 개라고 꿈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 하는것은 인간의 오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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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에는 4단계가 있는데 가장 얕은 잠이 1 단계이고 가장 깊은 잠이 4단계이다. 우리가 잠을자면 이 네 단계를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하며 자는것이다. 가장 얕은잠 근처에 렘수면 (REM, Rapid Eye Movement Sleep) 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때는 눈알이 빠르게 움직여 이런 이름이 붙여 졌다. 뇌파를 찍어 보면 쉽게 구분할수 있으며 이때 꿈을 꾸는것이다. 기억을 하던 못하던 하루밤에 약 두시간 정도 꿈을 꾸는데 일생을 통해보면 약 6년을 꿈나라에서 보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꿈도 꾸지않고 푹 잘잤다고 좋아한다. 그러나 꿈을 않꾼것이 아니라 꿈을 기억하지 못할 따름이다. 꿈을 꾸지 못하게 하면, 즉 렘수면을 차단하면 정서장애가 오고 정신이상이 생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꿈이야기는 인간의 역사와 맞먹는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진흙판이나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꿈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성경에 보면 요셉은 이집트 파라호의 꿈을 해몽해 주고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라갔다. 고대 중국 사람은 잠자는 동안 영혼이 육체를 떠나 꿈나라를 방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인은 꿈의 신인 몰페우스가 우리에게 예언이나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쟌 버니언은 자기의 꿈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천로역정을 써서 신앙생활의 바른길을 제시하는 배스트 셀러가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꿈에 토끼굴에 빠져 신비한 동화의 세계를 체험한다. 케큘레는 꿈에 자기의 꼬리를 물고있는 뱀을 보고 벤젠고리를 발견해 냈다. 좋은꿈, 나쁜꿈, 악몽, 태몽, 등등 꿈 이야기는 셀수도 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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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로이드(Sigmund Freud)는 꿈의 해석에서 꿈은 억눌린 욕망, 특히 성적욕망의 표출이라 했다. 꿈을 분석하므로써 무의식세계를 내성하여 정신적 안정을 취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융(Carl Gustav Jung)은 한단계 더 나가서 매일 매일의 경험이나 감정이 무의식속에 침전되어 있다가 꿈으로 나타나는데, 동족, 인류의 원초적인 경험까지도 복합적으로 저장되어(Archetype) 각종 상징이나 표상으로 나타날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꿈의 분석을 정신치료(Psychotherapy)의 주요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꿈은 정신(spirit)이나 영혼 (soul)의 현상인가? 육체는 이승에서 영혼이 잠시 머물다가 가는 곳일 뿐인가? 아니면 정신이나 영혼이나 꿈이나 신체적인 기능의 일부인가?

옛날 사람들도 마음이 신체의 어떤 장기의 기능일까 궁금해 했다. 중국사람들은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의 장기라고 심장(心臟)이라 했다. 담즙이 검게되면 우울증이 생긴다고 melancholia, 자궁이 뒤집히면 히스테리 증세가 나타난다고 hysteria, 이장이 잘못되면 화를 잘낸다고 spleeny, spleenful, 횡격막이 갈라지면 미친다고 하여 schizophrenia, 흉선이 회전 하면 감정이 널뛴다고 하여 cyclothymia, 등등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그리스의 플라톤은 마음이 뇌의 기능이라고 처음으로 기술했다. 그러나 여지껒 누구도 확실하게 증명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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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초정밀 컴퓨터와 같다. 1.5Kg 밖에 않되는 뇌에 870억 (87 billion) 개의 뇌신경 세포 (컴퓨터 칩과 같은것) 가 있으며 이것이 100조 (100 trillion)의 연결고리(synapse) 에 의하여 서로 연결되어있다. 이들은 신비에 가까울 정도로 초정밀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이를 이겼다고, 인공지능이 인간 두뇌를 앞질렀다고, 흥분하는것은 엄청난 넌센스다. 수백대의 컴퓨터가 합작하여 그것도 인간의 조정에 따라 바둑한판 이겼다고 인간의 뇌보다 우수하다고 하는것은 말도 않된다. 바둑 두는 기능은 뇌의 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그보다 수천 수만 더 복잡한 일을 하는것이다. 정신활동이나 감정등은 컴퓨터가 아직 흉내도 못내고 있는것이다. 수면중에는 불침번서는 소수의 뇌신경만 깨어있고 다른 뇌신경은 쉬고 있을것이다. 그래서 부서간에 서로 정보교환이 잘 않되고 생각이나 형체가 융합, 치환되고 상징화 형상화 되어 보이는것이 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파킨손병 환자를 치료하다보면 약의 부작용으로 생생한 악몽을 꾼다는 불평을 가끔 듣는다. 신경전도화학물질 (neurotransmitter) 의 장난임이 분명하다. LSD는 환각을 초래한다. 말하자면 깨어있는 상태에서 꿈을 꾸는것이다. 우울증도 요즘은 화학적불균형(chemical imbalance) 라고 한다. 환자들은 정신병이라고 하는것 보다 신체적 결함이라고 하면 도리여 안심을 한다. 그렇다면 마음이나 영혼은 뇌의 기능인가? 꿈은 뇌에서 만들어 지는것인가? 뇌의 어느 부분에서 나오는 것인가? 나는 반세기를 뇌와 뇌질환을 다루어 오면서 이 질문을 오래 간직하고 풀어 보려고 노력하였으나 아직도 해답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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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절벽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다가 팔에 힘이 빠져 수만길 아래로 떨어지는 꿈을 꾼다. 이제 죽는구나 생각하다가 깨어 보면 현실세계에 살아 있는 것이다. 나는 죽음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꿈에서 깨어나듯 내가 모르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깨어나지 않을까? 옛 사람들도 인생은 일장춘몽 (一場春夢) 이라 하지 않았던가.

꿈은 참으로 신비스러운 것이다.
 
2016년 7월  시카고에서  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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