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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김헌수 이야기

2011.07.06 00:08

김창현#70 Views:5990

지난 이야기


자기 알아주는 친구가 세상 어디에 하나 쯤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는 지금도 샌프란시스코 위 포틀랜드에 살고있다.내가 지금 지하철

공짜로 타는 <지공거사> 되었으니,그도 육십 중반 넘었을 것이다.

김헌수.그는 경제신문사 시절 나와 친했던 사람이다.사람 홀리게 하는

매력적인 말솜씨 때문에 사십 초반에 부장 타이틀 너무 일찍 땃다 했더니,

금방 미국 이민을 갔었다.그리고 세 번 한국에 찾아왔었다.첫번째는 그가

포틀랜드서 관광 매점 할 때 였다.두번째는 한국일보 지국장 할 때였다.

세번째는 그곳 교포 자금 모아 한인방송을 세울 때 였다.

내가 모 회장 비서역으로 근무할 때다.‘이 사람아 우선 자네 부인은 우선

우리 와이프와 기념품점서 함께 일하면 되네.' 그곳이 미서북부서 꽤 이름난

 관광지라 했다.그래 관광 기념품점 하나 열었더니 생계는 지장없더라는

것이다.'김현아!우리 옛날 신문사 시절 생각 않나나?같이 살자.’ 친구

그리워 일부러 태평양 건너 와  시내서 먼 화양동 회사까지 찾아온 그 성의

가 우선 고마웠다.또 자연 즐기는 내 취향 염두에 두고,록키산맥의 광대한

 풍광과 태평양 쪽으로 흐르는 계류에 낚시만 던지면 올라온다는

팔뚝만한 연어 이야기 해준 그 의도도 고마웠다.

두번째는 소공동 롯데백화점 로비에서 였다.동행한 미 합중국 연방의원

오모씨와 인사를 시켜주었다.츄리닝 차림의 오모씨는 퍽 의욕적인 인상의

 사람이었고,사람 구슬리는 재주 많은 헌수는 당시 한국일보 현지 지국장을

 맡고 있었다.야당이란 항시 춥고 배고픈 직업이다.재야 시절 미서북부

찾아온 김영삼씨 접대해준 인연으로 이날 그들은  청와대 김대통령

면담하러 간다고 했다.그날도 ‘이제 자네가 미국 와서 날 좀 도와 달라’고

했다.'광고와 지국 운영은 내가 자신있다.니는 와서 그 좋은 글 솜씨

썩이지말고 미국서 기사 취재만 맡아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때 그가 중국 서화 골동에 홀딱 빠져있던 나에게 중국 가서 같이

살자고 권했으면 얼씨구나 지화자 두말 않고 따라나섰을 것이다.

나는 그때 소주 항주에 가서,서울의 30평 아파트 한 채 값 밖에 않되면서,

대지 천여평에 고래등같은 우리나라 경주 최부잣집 보다 더 오래된

운치있는 고가옥 뜰에 천하에 둘 없는 기묘한 태호석 놓고 살면서,

한달 월급 20만원에 중국인 식모 운전수 데리고,기름진 중국 음식 향기로운

 중국술 맘대로 즐기며,매일 골동품 시장이나 돌아다니면서 서화 도자기

수집해 컨테이너 베이스로 한국에  2-3년간 날라온다는 투자를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그리고 마침 그때 동양 고전 다이제스트한 한 권의 책을

집필 중이기도 했다.그래서 그때도 그의 호의를 거절했었다.

세 번째 왔을 때는 내가 직장 은퇴하고 속초 모 대학 겸임교수로 있을 때

였다.그는 그때 현지에 서너개 사업체 운영한다는 이대 출신 미모의 한

여인과 동행했었다.체면상 이 날 두 사람 골프 접대는 내가 맡았고,

라운딩 끝나고 강남 한 음식점에서 저녁 먹었다.

‘헌수 이 친구 땜에 또 이런 미인을 만나뵈어 무쌍의 영광입니다.’

내 말에 뉘앙스 깔리자,

‘또 미인을 만나셨다는 그 말 뭔 뜻입니까?김헌수 사장님 바람 피운

이야기 예고편인가요?’

기대했다는듯이 냉큼 다는 여자분 말꼬리에,

'토네이도 급은 아니라도 동남아 휩쓴 태풍급은 되었지요.'

나는 살짝 예고편 강도만 비췄다.

‘아이고 김현아! 이 인간아!숙녀 앞에서 이 무슨 망발이고?’

‘신문사 시절 우리 둘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같이 가 크라식 듣던,그

후암동 살던 화보 편집장 분이 요화 배정자보다도 예뻤잖아?’

‘하여튼 이 친구 말로 사람 죽이는덴 뭐 있다고!’

'이 사람아 댄스 못하는 날 양주 따라주고 노래 부르라 시키고,자네 둘은

꽉 껴안고 난리부르스 치곤 지금 뭔 말이여?'

'이 친구가 눈치 없이 뭔 엉뚱한 사설이고?'

그때 헌수는 현지 교포 자금을 모금해서 한국어방송국 채릴 참이라고

했다.KBS 신참 여자 아나운서 한 사람 뽑아 데려가려고 방송국 최고참

여성 부장 소개로 내일 지망자를 무교동 낙지집에서 인터뷰한다고 했다.

방송국 채리면 이제부터 바쁘니,아예 이참에 미국서 날더러 신문 맡으라는

 거였다.

‘나야 동양철학 전공자 아닌가?머리 속에 공자 맹자 노자 장자밖에 없는 

사람이 미국 가서 뭐 하겠노?’

‘우리 이대 동기 중에 여류작가가 있어요.지금 압구정동 개네 집에 묵고

있는데.개도 싱글이고 곧 이민 올 거예요.글 쓰는 사람끼리 선생님과  

이야기도 잘 통할 것 같고...미국서 넷이 치면 딱 한 팀 되겠네.페이 부담

없는 곳이 미국 골프장 아니예요?함께 얼마나 좋아요?’

‘헌수 이 친구 두번이나 나와서 미국행 권하다가,이번엔 눈부신 미인까지 

동행해서 미인계 쓰니,뜻이야 뼈에 사모치게 고맙습니다만,골프야

속초도 칠만 합니다.'

나는 말꼬리 삼천포로 빠지게 할 필요를 느꼈다.그래 일부러 속초 이야길

좀 길게 풀었다.

'영랑호 진부령 파브릭 코스 나인홀에 3만원 합니다.설악산 경치야 오직

좋습니까.여교수와 한 조로 새벽 이슬 은구슬같은 잔디밭 밟으며 나가면,

고지대 들꽃 향기 좋지요,올려다보면 설악산 울산바위,내려다보면

시퍼런 동해바다 아닙니까?한 주에 서너번,최고 84개까지 쳐봤지요.'

'속초서 살았댔습니까?'

'네!'

'이 친구 거기서 자기 그룹 백화점 사장 했지.'

'백화점 오픈시간이 열시니까,서울에 집 두고온 현지 경찰서장 세무서장

한 분 여교수가 인도어 멤버였어요.예약은 맘대로지요.아침 여섯시

티오프해서 나인홀 돌고.영금정서 4인분 2만원하는 회와 매운탕 아침 먹고,

회사 가면 10시 전입니다.백화점 출근이 10시라,담배 한 대 물고 신문보고

 있으면 직원들이 출근하지요.'

'그 직장 신선노름이었군요.골프는 그렇다고 해요.카나다 록키마운틴

가보셨어요?빙하에 덮힌 산,푸른 숲과 호수,그 호수에 미끌어져

달려가는 요트 보면,천국이 따로 없어요.'

미리 약속하고 온듯 여자분이 계속 발동 건다. 

'물론 속초가 록키마운틴만 하겠어요?그러나 천불동 공릉능선 백담계곡 

한번 제대로 본 사람은 천하절경 설악산에 경악합니다.

또 콘도마다 온천 아닙니까?오색의 탄산온천,일성콘도 맥반석온천,

척산의 알카리온천,한일콘도 해수온천,이 모두가 4천원 내면 닥상이예요.

골짜기마다 펑펑 약수 아닙니까?오색약수,갈천약수,추곡약수,삼봉약수,

호수도 화진포 영랑호 청초호,거기다 고성에서 속초 주문진 강릉 부산

해운대까지 바다는 줄줄이 해수욕장입니다.은빛 백사장 덮쳐오는 푸른

파도 보면서,통나무카페에서 진토닉 한잔하면 속초도 낙원이지요.

골프 스키 온천 수영 등산 낚시 맘대로 하는 속초같은 곳은 세상에 별로

없어요.'

'헌수씨 말대로 역시 선생님은 각설이 형님이고 약장수 저리 가라네요.

청산유수 관동팔경 읊으시네?'

이렇게 노닥거리다,핸드폰 통화 끝에 숙녀 한분 나타났다.압구정동

친구분 이다.부드러운 연초록 바바리코트 걸친 몸매가 선이 분명한

갸름한 얼굴과 잘 어울렸다.2차는 압구정동 그  아파트로 옮겼다.

식탁 너머 창밖은 가로등 진주 목걸이같은 한강 야경과 한남동 옥수동

휘황한 아파트 불빛이 보였다.

작가답게 책이 많았다.의사 남편이 남긴 아파트와 병원빌뒹 처분했고,

얼마전에 포트랜드 교외에 호텔이 붙은 초대형 갈비집 하나 매입 해놓았

다고 한다.

  • 김헌수
  • 2011.06.18 02:05
  • 수정 | 답글 | 차단 | 삭제
  • 창현아 즉시연락바란다
    전화 (503) 997-3777
    헌수야! 정말 니가 헌수 맞나?너무나 뜻밖에 미국 사는 자네가 태평양 건너 내 불로그에 나타났구나.
    반갑고 또 반갑다.잘 하모 눈물 나것다.그때 시작한 한인방송은 잘 되나?자기 친구 소개해준다던 이대 그 분도 잘 계시나?그 약속 아직도 유효한지 한번 물어봐도라.
    007001 누르고 전화했더니 어떤 미국 여자가 뭐라쌓는데 몬알아듣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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