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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4·19 혁명 회고

2016.05.09 02:17

정관호*63 Views:634




Class 1963




제목을 바꿨다.
처음에는 '의예과시절 이야기 계속'에서  '4·19 혁명 회고'로 변경을 시켰다. 왜냐하면 이야기 계속이라고 하였지만, 사실 이 이상 더 할 이야기가 없음을 알 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4·19 의거가 우리의 본과 2학년때 일어났고, 또 우리 반 학생 전원이 참여 하였기에, 이 또한 우리 학창 시절의 중요한 거사 이었기 때문이다. 또 알 게 된 사실은 의예과 2학년 학생이 모두 이 혁명에 참여 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우선 본인의 글로 시작하여고 한다.

4·19 혁명 회고

이제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 의대에서는 예과 2학년과 본과 2학년이 참여하였고, 또한 연세의대에서도 참여하였슴이다. 또 다른 의대에서도 참여하였슴을 배제할 수는 없아니, 추후에 알 게 되면 당연히 추가하려고 한다  
그 날이 1960년 4월 19일이었다.
고대생의 데모가 자유당의 사주를 받은 깡패 집단에게 폭행을 당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바로 그날 여러대학이 함께 데모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날 우리 반에서 우리도 참여할건가 말건가를 토의하였다.
내 기억으로는 해병대 출신의 임원일군이 좀 흥분한 채 말하기를, “만일 오늘도 그깡패가 나와서 우릴 때리면 우리는 오합지졸처럼 매맞고 피흘리며 달아날텐데, 잘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이때 의분파 최광림이 일어나서, "야, 임원일, 닥쳐. 우리는 나간다." 하니 모두 박수를 치고 나가기로 결정하였고, 우리는 모두 가운을 입고, 데모 학생대열에 가서 그들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하고 귀교하여 나머지 수업을 받기로 하였다.
그러고나서 곧 교실에서 나와 네 줄로 행진을 시작하여 함춘원 길을 올라가서 대학병원까지 간 후, 병동 창문을 바라보니, 임상 3, 4 학년 학생들이 우리를 내려다보며 박수만 치고 있었다.
거기서 당분간 서서 그들을 올려보며 "임상도 나와라." "임상도 참여하라." 하고 고함을 질러도 그들은 요지부동으로 박수만 낭비하고 있어서, 우리는 그곳을 떠나 행진하여 원남동 사거리를 통과하여 창경원과 종묘 사이의 길(현재 율곡로)로 상행-하행 한 후 현재 창덕궁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종로 3가에 이르러 우회전하여 광화문까지 도착한 후, 다시 우회전하여 결국 중앙청 정문에 이르렀다.
거기에는 이미 대학생 떼가 많이 모였다가 우리 가운 부대를 보고 큰 박수를 보냈다. 거기서 교실로 돌아가는 게 불가능하였기에 우리도 그들에 합류하였는데, 조금 있다가 놀랍게도 서울대학교 총장 윤일선 박사께서 오셔서 학생들에게 학교로 돌아 갈 것을 권유하시는 중, 갑자기 학생 하나가 마이크를 잡고 왈, "우리 모두 총장님을 모시고 청와대로 진격합시다." 하며, 범강-장달같은 두 장정이 총장님 겨드랑이를 양쪽에서 끼고 옛 '해무청'으로 향하니 우리는 학생 떼에 밀리다 시피하여, 해무청까지 갔고 거기서 자동적으로 우회전하여 청와대 입구로 향하여 걸었다.
우리는 대략 해무청에서 청와대 입구까지 중간 정도 거리에서 모두 멈추었다. 학생들로 그 좁은 길은 완전 가득 찼다. 그러니 오도 가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바로 그 때 이었다. 그 악명 높은 청와대의 총성이 들린 건. 우리 모두 어쩔 수없어 전차 길에 엎드려있었다. 한동안 총성이 계속 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
그때 일어나서 짧은 골목같은 공간으로 들어 가 보니 어떤 집 문이 닫힌 채 걸어 있었다. 이 좁은 공간에 학생이 메워질 정도로 꽉 차 있었다. 사람이 위험한데 문을 열자고하여 몇 명이 일본 집문 같은 걸 밀어버리니 잠긋던 것(Hinge)은 빠지고 문이 열려서, 나도 현관을 통해서 남의 빈집 방으로 들어갔더니, 그 빈방에 놀랍게도 우리 동급생 한 명이 혼자서 쉬고 있었다?! 아마 그 학생이 일착으로 빈집 문을 열고 들어온 모양이었다.
얼마 후 모든 게 진정되어서 그 주인이 비워 놓았던 집을 나와 해무청쪽으로 가는데 학생 떼는 여전히 그 길이 막힐 정도로 꽉 채웠고, Jeep 차 한대가 뒤집혀 있었고, 흥분한 학생들이 "죽여라."하며 누구를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보니 자유당과 더불어 전국민의 증오를 샀던 서울신문사 기자가 취재차 나왔다가 데모 대에 붙잡혀 구타를 당하던 장면이었다.
우리 반 학생들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데, 우리반 여학생 두, 세 분이 우리 뒤를 따라 왔던 모양이라, 그들을 만나 몇 마디를 주고 받은 후, 나는 걸어서 다시 학교 교실로 갔다가 귀가하였다. 이게 우리 2학년 반의 4·19 혁명 참여 이야기이다.
결론으로 4·19 혁명은 부패한 이승만 독재정권의 당연한 말로였다. 그렇다면 이기붕의 4인 가족의 참혹한 최후는 어찌 설명될 건가?
물론 부정선거의 주동자는 이기붕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용서 받지 못할 한마디가 그들의 최후를 급진전시켰다. 청와대 발포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말하기를, "총은 쏘라고 (경찰에게) 주었지, 갖고 놀라고 준 게 아니다." 평화스럽게 그리고 폭력없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던 학생들을 총을 쏴서 그들 다수를 죽이고 또는 심각한 부상을 입히고, 이런 용납 못할 말을 하다니! 이 모두 자업자득이 아니겠는가?



Kwan Ho Chung-May 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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