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6 03:44
2015년 12월 둘째 주에 Merriam-Webster 인터넷 사전은 최근 전세계가 가장 많이 찾아본 단어 'radicalize'를 대서특필했다. 그리고 며칠 사이로 지구촌 방방곡곡 전파된 두 뉴스에 다음과 같이 초점을 모았다.
첫째, 12월 2일에 무슬림교 테러리스트 부부가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에서 무차별 총질을 해서 미국인 14명을 죽이고 22명을 부상 입힌 사건을 놓고 FBI 당국이 12월 7일에 한 말. "We believe both were radicalized." -- "두 사람은 급진파가 됐다고 여겨집니다."
둘째, 앞으로 무슬림 신자들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전면 금지해야 된다는 과격한 진술을 한 도날드 트럼프를 필라델피아 시장이 12월 9일에 신랄하게 공격한 말. "Trump is literally trying to radicalize Americans against Muslims." -- "트럼프는 문자 그대로 미국인들을 무슬림교에 대항하는 과격파로 만들려고 합니다."
14세기부터 쓰이기 시작한 'radical (근본적, 급진적, 과격한)'은 '뿌리'라는 라틴어 명사 'radix'에서 나온 형용사다. 이 평화롭고 식물적인 말에 슬금슬금 '개혁주의자'라는 뜻이 생기면서 정치적 색채가 농후해진다 했더니 요즘에는 과격하게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일컫는 단어가 됐다. 'radicalize'는 19세기 초에 'radical'이라는 형용사가 잉태시킨 같은 뜻의 동사형이다.
미국 젊은이들 간에 히피족이 득실거리던 1960년도 후반기에 "Radical!" 하는 감탄사가 요즈음 "Excellent!" "Awesome!"처럼 유행했다. 당시 '운동권'에 속했던 여자를 'radical chick'이라 불렀다. 과격파 병아리! 이게 말이 돼?
당신이 군침을 꿀꺽 삼키는 깍두기 재료, 무를 'radish'라 한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이 말은 뿌리라는 말 그 자체다. 무는 당근이나 감자처럼 '뿌리채소'과에 속한다. 'horseradish'라는 이상한 단어가 있는데 '말무'라 직역되는 이 단어는 '서양고추냉이'라 번역한다. 겨자나 와사비 뺨을 칠 정도로 맵디 매운 조미료 이름. 이때 'horse'는 거칠고 드세다는 의미로 통한다나.
'뿌리 근(根)'은 근본, 밑동이라는 뜻 외에 생식기라는 의미 또한 있는 것이 당신의 귓불을 뜨겁게 하리라. 나무나 풀처럼 사람도 뿌리가 튼실할 수록 번성할 수 있다는 집념에 힘차게 사로잡히는 우리가 아니던가.
서기 636년 신라 27대 선덕여왕 5년 여름에 궁 근처 연못에서 두꺼비들이 모여들어 크게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단다. 음양설에 뛰어난 선덕여왕은 경주시 서쪽 건천읍 여근곡(女根谷)에 백제 군사들이 숨어있다는 낌새를 느낀다. 이어 그녀는 남근이 여근 속에 들어가면 끝내 토사(吐瀉)한다는 음양 법칙대로 군사를 동원하여 백제의 복병들을 전멸시켰다고 삼국유사가 보고한다.
어원학자 서정범은 뿌리의 옛말 '불휘'가 '풀'과 어원이 같다고 주장했다. (국어어원사전, 보고사, 2000년) 세월이 지난 후 우리말 발음이 참 딱딱해졌구나, 하는 순간 문득 용비어천가 2장 첫 구절이 떠오른다. 불휘기픈남간바라매아니뮐쌔 --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아니 밀릴세. (필자 譯)
그리고 용비어천가는 '곶됴코여름하나니' 하며 숨을 돌린다. -- 꽃 좋고 열매 많으니. -- 이게 무슨 말일까. 식물이나 나무 뿌리가 땅 속에 깊숙이 박히면 박힐수록 꽃과 열매가 풍성해진다니. 극단적 무슬림 교파가 쥐떼처럼 출몰하는 2015년 12월에 당신과 내 소망의 뿌리가 깊으면 깊을수록 사랑의 꽃과 열매가 하늘을 덮는다고?
© 서 량 2015.12.13
-- 뉴욕중앙일보 2015년 12월 16일 서 량 컬럼 <잠망경>으로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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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page 내용과는 직접 상관없는 얘기지만.... "용비어천가"가 mention되었길래 한마디...
Doc, my aplogies for an intrusion.
용비어천가의 한글과 한국어야 말로 True Korean Language이다. 우리 조상의 正石한민족의 언어다.
일제시대에 소위 몇몇 국문학자들이 외국어에 대한 사대주의 사상으로 한글을 표음문자로부터 표의문자로
바꾸어(철자법이 바로 이것이다) 한글에 처음으로 spelling위주의 언어 체재를 만들었다.
이것은 완전히 세중대왕의 훈민정음의 의도를 무시하고 spelling위주의 한글을 만든 실수였으나
그 이후의 무식한 국문학자들의 사대주의 사상의 지속으로 한글은 철자법이라는 rigid rule에 의해서만
써야하는 글이되어 버렸다.
"곶됴코여름하나니" (용비어천가에서, 그당시 사람들이 spelling없이 소리나는대로 적은글)
꽃좋고 열음 하나니 (현재 사람들이 철자법에 맞추어 쓴 글로서 들리는 소리와는 전혀 다르고
spelling을 모르는 사람은 제대로 쓸수없다.)
오늘날도 우리는 물론, 심지어 대학교수란 자들도 제대로 한글을 철자법에 맞추어 쓰지 못한다.
철자법은 폐지되어야하며 우리는 용비어천가 식으로 발음나는대로 한글을 써야한다.
그때야 비로소 "한글"은 세계 최우수의 글이라고 할수있다.
현 상태의 철자법위주의 한글은 영어, 불어 보다 더 어려운 글이 아닌가?
우리가 우리의 모국어를 밤새고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 어떤 미친놈들이 한글이 쉽다고 하는가?
************* 모르시는 분들, 또는 철자법 잘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
윗글을 비판하는 의미에서가 아니고 철자법을 맞추어 쓴다는게 어떤 Nonsense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본인이 윗글을 맞춤법 검사기에 넣어서 나온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만하면 "철자법을 폐지하라"고 할만 하지요 !! 아마 철자법도 틀린말일것입니다.
"맞춤법"이라 해야 될것입니다. ㅎ.ㅎ.ㅎ. 문교부가 심심하면 바꿉니다.
앞의 글은 Dr.서량의 글, 뒷글은 고쳐진 "소위"옳은 한글
전세계가 - 전 세계가 (띠어쓰기 오류)
무슬림교 - 대치어가 없음으로 틀린 말이다. (무조건 !!)
샌버나디노에서 - 샌 버나디노에서 (띠어쓰기 오류)
부상 입힌 - 상처 입힌, 다치게 한 (으로 써야된다 !! 문교부 철자법의 명령이다.)
무슬림 - 모슬렘, 이슬람교도 (로 써야된다)
금지해야 된다는 - 금지해야 한다는 (로 써야 옳은 한글이다.)
도날드 - 도널드 (라고 써야 바른 표기이다. It doesn't matter how it may sound. 문교부의 명령이다.)
무슬림교에 - 모슬렘 교에, 이슬람교도 교에
Radical!" 하는 - Radical!"하는 (문교부 방식 띠어쓰기에 틀린다.)
서양고추냉이 - 서양 고추냉이 (문교부 방식 띠어쓰기에 틀린다.)
와사비 - 겨자, 고추냉이 (로 써야함. 생활용어 순화집, 문화체육부, 1995의 규정에 어긋난다.)
맵디 매운 - 맵디매운
윗 예는 일부분의 교정으로,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가 알수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제딴에는 철자법을 잘 맞춘다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 "한 놈"도 맞춤법 제대로 쓰는 사람 없지요.
PS: 본인의 맞춤법도 형편무인지경입니다.
잘 알지만 문교부 맞춤법을 인정하지 않고 따라가기를 거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