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滕王閣序 王勃
등왕각서 왕발

南昌故郡,洪都新府。
남창은 고군이요, 홍도는 신부로다.

星分翼軫,地接衡廬。
성분익진하고, 지접형려라.

襟三江而帶五湖,
금삼강이대오호하고,

控蠻荊而引甌越。
공만형이인구월이라.

物華天寶,龍光射牛斗之墟;
물화는 천보라, 용광이 사우두지허하고;

人傑地靈,徐孺下陳蕃之榻。
인걸은 지령이라, 서유하진번지탑이로다.

雄州霧列,俊彩星馳。
웅주무열하고, 준채성치라.

台隍枕夷夏之交,
대황은 침이하지교요,

賓主盡東南之美。
빈주는 진동남지미로다.

都督閻公之雅望,綮戟遙臨
도독염공지아망은, 계극요림이요;

宇文新州之懿範,襜帷暫駐。
우문신주지희범은, 첨유잠주로다.

十旬休暇,勝友如雲。
십순휴가하니, 승우여운이요,

千里逢迎,高朋滿座。
천리봉영하니, 고붕이 만좌라.

騰蛟起鳳,孟學士之詞宗;
등교기봉은, 맹학사지사종이요;

紫電靑霜,王將軍之武庫。
자전청상은, 왕장군지무고로다.

家君作宰,路出名區。
가군이 작재하니, 노출명구라.

童子何知?躬逢勝餞。
동자는 하지오? 궁봉승전이라.

時維九月,序屬三秋。
시유구월이요, 서속삼추라.

潦水盡而寒潭清,
요수진이한담청하고,

煙光凝而暮山紫。
연광응이모산자를.

儼驂騑於上路,訪風景於崇阿。
엄참비어상로요, 방풍경어숭아로다.

臨帝子之長洲,得仙人之舊館。
임제자지장주요, 득선인지구관이라.

層巒聳翠,上出重霄;
층만용취는, 상출중소요;

飛閣流丹,下臨無地。
비각유단은, 하림무지로다.

鶴汀鳧渚,窮島嶼之縈回;
학정부저는, 궁도서지영회요;

桂殿蘭宮,即岡巒之體勢。
계전난궁은, 즉강만지체세로다.

披繡闥,俯雕甍。
피수달하고, 부조맹이라.

山原曠其盈視,川澤其駭矚。
산원광기영시하고, 천택우기해촉이라.

閭閻撲地,鐘鳴鼎食之家;
여염이 박지하니, 종명정식지가요;

舸艦迷津,青雀黃龍之舳。
가함은 미진하니, 청작황룡지축이라.

虹銷雨霽,彩徹區明。
홍소우제하고, 채철구명이라.

落霞與孤鶩齊飛,
낙하는 여고목제비하고,

秋水共長天一色。
추수는 공장천일색이로다.

漁舟唱晚,響窮彭蠡之濱,
어주창만하니,향궁팽려지빈이요.

雁陣驚寒,聲斷衡陽之浦。
안진경한하니, 성단형양지포로다.

遙吟甫暢,逸興遄飛。
요음보창하니, 일흥천비라.

爽籟發而清風生,
상뇌발이청풍생하고,

纖歌凝而白雲遏。
섬가응이백운알이라.

睢園綠竹,氣凌彭澤之樽;
수원록죽은, 기능팽택지준이요;

鄴水朱華,光照臨川之筆。
업수주화는, 광조임천지필이로다.

四美具,二難並。
사미구하고. 이난병이라.

窮睇眄於中天, 極娛游於暇日。
궁제면어중천이요, 극오유어하일이라.

天高地迥,覺宇宙之無窮;
천고지형하니. 각우주지무궁이요;

興盡悲來,識盈虛之有數。
흥진비래하니, 식영허지유수로다.

望長安於日下,指吳會於雲間。
망장안어일하요, 지오회어운간이라.

地勢極而南溟深,
지세극이남명심하고,

天柱高而北辰遠。
천주고이북신원이라.

關山難越,誰悲失路之人;
관산이 난월하니, 수비실로지인고;

萍水相逢,盡是他鄉之客。
평수에 상봉하니, 진시타향지객이로다.

懷帝閽而不見,奉宣室以何年?
회제혼이불현하니, 봉선실이하년고?

嗟乎!時運不齊,命 途 多 舛。
차호라! 시운이 부제하고, 명도는 다천이라.

馮唐易老,李廣難封。
풍당이 이로하고. 이광이 난봉이라.

屈賈誼於長沙,非無聖主;
굴가의어장사하니, 비무성주요;

竄梁鴻於海曲,豈乏明時?
찬양홍어해곡하니, 기핍명시아?

所賴君子安貧,達人知命。
소뇌군자는 안빈이요, 달인은 지명이라.

老當益壯,寧移白首之心;
노당익장하니, 영지백수지심고;

窮且益堅,不墜青雲之志。
궁차익견하니, 불타청운지지로다.

酌貪泉而覺爽,處涸轍而猶歡。
작탐천이각상하고, 처학철이유환이라.

北海雖賒,夫搖可接;
북해수사나, 부요가접이요;

東隅已逝,桑榆非晚。
동우이서나, 상유비만이라.

孟嘗高潔,空懷報國之情;
맹상이 고결하니, 공회보국지정이요;

阮籍猖狂,豈效窮途之哭?
완적이 창광하니, 기효궁도지곡가?

勃三尺微命,一介書生。
발은 삼척미명으로, 일개서생이라.

無路請纓,等終軍之弱冠;
무로청영하니, 등종군지약관이요;  

有懷投筆,慕宗愨之長風。
유회투필하니, 모종각지장풍이라.

舍簪笏於百齡,奉晨昏於萬里。
사잠홀어백령이요, 봉신혼어만리라.

非謝家之寶樹,接孟氏之芳鄰。
비사가지보수요, 접맹씨지방린이라.

他日趨庭,叨陪鯉對;
타일추정하니,  도배리대요;

今晨捧袂,喜托龍門。
금신봉몌하니, 희탁용문이라.

楊意不逢,撫凌雲而自惜;
양의불봉하니, 무능운이자석이요;

鍾期既遇,奏流水以何慚?
종기기우하니, 주류수이하참고?

鳴呼!勝地不常,盛筵難再。
오호라! 승지불상이요, 성연난재로다.

蘭亭已矣,梓澤邱墟。
난정이의요, 신택구허라.

臨別贈言,幸承恩於偉餞;
임별증언하니, 행승은어위전이요;

登高作賦,是所望於群公!
등고작부하니, 시소망어군공이라!

敢竭鄙誠,恭疏短引。
감갈비성하고, 공소단인이라.

一言均賦,四韻俱成。
일언이 균부하고, 사운이 구성이라.

請灑潘江,各傾陸海.
청쇄번강하니 각경육해로다.

云爾。滕王高閣臨江渚,
운이: 등왕고각이 임강저하니,

佩玉鳴鸞罷歌舞。
패옥명난파가무를.

畫棟朝飛南浦雲,
화동은 조비남포운이요,

珠廉暮卷西山雨。
주렴은 모권서산우를.

閑雲潭影日悠悠,
한운담영일유유하니,

物換星移幾度秋。
물환성이도기추아?

閣中帝子今何在?
각중제자는 금안재오?

檻外長江空自流!
함외장강공자류를.


등왕각서
초당사걸 왕발

남창은 옛 군의 이름이요,
홍도는 새로운 도읍이로다.

별 자리로는 익과 진으로 나뉘었고,
땅은 형산과 여산에 접해 있도다.

세 강으로 옷깃을 대고,
다섯 호수로 띠를 둘렀으며.

오랑캐 형을 제어하고,
구월과 연접하였도다.

문물의 화려함은 하늘의 보배이니
용천검의  광채는 견우와 남두사이로 쏘고,

인물의 걸출함은 땅의 영령이라
서유자는 진번의 걸상을 내려놓았다.

웅장한 주는 안개를 나열한 듯하고,
왕래한 인물은 별처럼 달렸도다.

누대와  못은
동이와 중화의 만나는 경계이고,

손님과 주인은
동남방의 아름다움을 다 하였도다.

도독 염공의 영명은
계극이 멀리 와서 임하게하고,

새로 부임한  우문균의 규범은
잠시 거마를 멈추게 하였도다.

십 순 동안 휴가이니,
훌륭한 벗들이 구름같이 모이고,

천리 먼 곳에서 맞이하여 접대하니
덕 높은 붕우가 자리를 채우도다.

교룡이 날고 봉황이 춤을 추니
문장의 대가 맹학사의 글이요,

자전과 청상 이 보검은
왕장군 흉중의 도략이로다.

아버님이 현령이시어,
가는 길에서 귀처로 왔음이라.

나이 어린 내가 무엇을 알리오?
이 훌륭한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도다.

때는 바야흐로 구월이요
계절은 가을 석 달이로다.

길에 고인 물이 마르니
차가운 못이 맑고,

구름노을이 엉기니
저녁산이 자주색이로다.

엄정한 거마를 부리어 도로 위를 달리고,
풍경을 찾아서 높은 산으로 오르도다.

황제 아들의 긴 섬에 임하고,
선인들의 옛 숙사에 오르네.

겹겹의 산봉우리가 높이 솟아 푸르니
위로는 하늘로 거듭 오르고,

나르는 관각에 붉은 빛이 물따라 흐르고  
아래에 임하니 디딜 땅이 없도다.

백학의 물가와 들오리 모래밭에
모든 섬이 꾸불꾸불하여 모두 돌아오고,

계수와 목란의 궁전은
산봉우리의 형세로다.

화려한 누각의 문을 열고
조각한 기와를 내려다보니,

넓고 탁 트인 산야가 눈에 들어오고,
구비진 시내와 못이 마음을 진동하도다.

땅에 두루 있는 옥택은
종 울리는 세 발 솟의 부귀인 집이요,

거대한 선척이 나루에서 길을 잃으니
청작과 황룡의  굴대로다

무지개는 사라지고 비는 그치니,
석양이 비추고 대지는 밝도다.

떨어지는 노을은
외로운 들오리도 함께날고,

가을 물은
긴 하늘과 더불어 한 색이로다.

고기잡이배에서 노래가 저녁에 들리니,
파양호 물가까지 전하여 이르고,

기러기 떼가 추위에 놀라, 그 절규는
형양의 물가에서 끊어지도다.

유원한 정회는 조용히 펴서 고하고
초일한 흥취는 신속히 드날리도다.

상쾌한 통소소리 발함에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가냘픈 노래소리가 엉기어
흰 구름이 막히도다

양왕시절 수원의 녹색대나무는
그 기세가 도연명의 주흥을 능가하고,

업수 물가에서 붉은 연꽃은
왕희지의 필적을 찬란히 비추도다.

네 가지 아름다움이 모두 구비하고
두 가지 어려움이 함께 있도다.

눈을 뜨고 천지를 모두 바라보니,
휴일에 마음껏 완락하도다.

하늘은 높고 땅은 아득히 머니,
우주의 무궁함을 깨닫고,

흥이 다하고 슬픔이 오니,
차고 비움에 정하여진 운수를 알겠도다.

장안을 바라보니 태양아래요.
오나라의 회계를 가리키니 구름 사이로다.

대지가 다하니
남해의 깊은 곳이요,

하늘 기둥이 높으니
북극성이 멀도다.

관산을 넘기 힘드니.
그 누가 길 잃은 사람을 슬퍼하는가?

부평초 떠 있는 물에서 서로 만나니.
이 모두 타향의 여객이로다.

제경을 그리워하며 알현을 못하니.
정전을 받든지 그 어느 해인고?

탄식하도다 ! 시운이 순탄하지 못하고.
운명이 많이 어그러지도다.

풍당은 늙을 때까지 뜻을 얻지 못했고,
이광은 제후로 봉함을 받기 힘들었도다.

가의에게 장사에서 굴욕을 주었으나,
성주가 없지 않았고,

양홍을 해곡으로 쫓아냈지만,
어찌 밝은 세월이 결핍했던가?

내가 믿는 바 군자는 가난함에 편안하고,
달인은 천명을 앎이로다.

늙을수록 더욱 씩씩하니
어찌 백수의 마음을 변할 것인가?

궁할수록 더욱 견고하니
청운의 뜻을 떨어뜨리지 않네.

탐욕의 샘물을 마셔도 상쾌함을 느끼고,
말라버린 수레자국에 있어도 오히려 즐겁네.

북해는 비록 멀지만.
부요란 폭풍을 가히 접할 수 있고,

이른 새벽은 이미 지나갔지만,
뒤늦게라도 노력하면 늦지 않도다.

맹상이 고결하니
헛되이 나라에 보답하려는 정을 품었고,

완적이 미쳐 날뛰니
어찌 길이 다 했다고 통곡함을 본 받으리오?

나 왕발은 신분이 미천히여
일개 서생이로다.

청영할 길이 없으나,
종군의 약관 나이와 같도다.

뜻한 바 있어 붓을 던지니,
종각의 장풍을 사모함이로다.

일생의 벼슬을 포기하고,
만리 밖 부친을 조석으로 받들겠노라.

사씨 집안의 보배로운 나무는 아니지만,
맹씨의 아름다운 이웃과 가까이 하리로다.

장래에 뜰에서 부친 옆을 조심하여 걸어 갈 때
황공하게도 공리처럼 시와 예를 배우겠노라.

오늘 아침 장자에게 나아가 아뢰니,
다행히 몸이 용문에 오른 듯하도다

사마상여 때 양득의를 만나지 못했으니,
능운지부를 읊고 스스로 애석해 할 뿐,

종자기를 이미 만났으니,
흐르는 물에 연주하기를 부끄러워 하리오?

슬프도다 ! 명승지는 항상 있음이 아니고,
성대한 연회는 두번 다시 하기 힘드네.

왕희지의 난정의 주연은 이미 끝났고,
석숭의 재택은 언덕의 폐허가 되었도다.

이별에 임하여 글을 올리니,
다행히 성대한 잔치에서 은혜를 받았음이요,

높은 곳에 올라 부를 쓰니,
이는 여러 분에게서 바라는 바로다.

감히 보잘것없는 성의를 다하고,
공경하여 이 편에 짧은 서문을 썼도다.

한 글자를 써서 운을 삼고,
네개의 운이 구성되었도다:

청컨대 반안인의 강물 같은 재화에 먹을 뿌리고,
육사형의 바다파도와 같은 문사를 펴고자 하노라.

그대에게 이르나니: 저 높은 등왕각이
강가에 임했으니,

옥을 차고 종을 울리며
노래와 춤이 파했도다.

그림 기둥은 아침에
남포의 구름이 날고,

구슬발은 저녁때
서산의 비가 개였네.

한가로운 구름은 맑은 그림자를 던져
날이 유유히 갔으니,

문물이 변하고 별이 자리를 옮긴지
몇 번 가을이 지났던고?

누각 속의 황제의 아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난간 밖에 긴 강은 공연히
스스로 흐르네.


등왕각서의 분석
이 등왕각서는 물론 왕발이 이 대 연회에 참여하여 본인의 재자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한 일대걸작이다.  한번 분석을 시도해보겠다.

첫 절에서는 이 장소, 즉 등왕각, 남창, 홍주 그리고 부근 승지를 예찬함으로 시작된다, 승지와 절경에 맞추어 인걸이 나오니, 한나라 시절에 서유자는 진번의 상객이었던 고사부터 시작하여 주인장 도독 염백서의 인망과 풍주목으로 신임되어 가는 우문균의 참석은 이 연회를 한층 빛내준다.

둘째 절에서는 이러한 승지에서 맞는 시절에 관하여 썼으니, 때는 바야흐로 구월이라, 땅은 마르고 못 물은 맑고 차가우며 하늘에는 노을이 엉기고. 산은 자주색을 띄우고, 산과 봉우리가 높이 솟아 푸르고,  등왕각과 관사가 물에 비쳐서 그 채색한 붉은 색이 물위로 흐른다.

셋째 절에서는 높이 앉은 등왕각의 문을 열고 아래를 굽어보니, 산과 들과 시내와 못이 한 눈에 들어오고, 다음에는 부귀인의 집들이 보이고, 저 멀리 거대한 배들이 보인다. 노을과 들오리는 공중에서 함께 날고, 가을 물결과 하늘은 모두 푸르러서 하나가 된다. 어부의 노래 소리는 파양호 물가까지 이르고. 기러기 떼의 절규는 형양의 물가에서 사라진다.

넷째 절에서는 이에 정회와 흥취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으니, 상쾌한 통소 소리에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아리따운 노랫소리에 표표히 움직이던 흰 구름도 엉기어 붙은 듯 잠시 멈춘다. 여기서 수원녹죽 아래서의 주연, 도연명의 주흥, 업수의 연꽃을 완상했던 조비의 성연, 그리고 왕희지의 필적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바로 이날 이곳에 네 가지 아름다움과 두 가지 어려움 모두 갖추었도다.

다섯째 절에서는 흥이 절정에 오르니, 마침내 우주의 무궁함과 운수의 정해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관산을 넘기 힘드니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을 슬퍼하고, 타향에서 우연히 만나니 부평초와 다를 바 없도다.

여섯째 절에서는 시운과 명운이 따르지 못했던 사람들을 함께 슬퍼하니, 풍당, 이광, 가의 그리고 양홍 등을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렇지만 늙을수록 더욱 씩씩하니 어찌 늙었다고 젊은 날의 뜻을 져버릴 건가? 궁할수록 더욱 견고하니 구만리 같은 청운 즉 푸른 구름의 뜻을 잃지 않도다. 장하도다. 이 한마디여!  군자는 항상 보국의 큰 뜻을 가졌던 맹상을 본받아야지, 어찌 미쳐서 날뛰던 완적 같은 자를 염두에 둘 건가?

일곱 번째 절에서는 미천한 일개 서생인 나는 보국할 기회를 갖고자하나 길이 열리지 않으니, 뜻한 바 있어 부귀의 꿈을 버리고 만 리 밖에 계신 부모님을 조석으로 받들겠도다. 사씨 집안의 보배로운 나무는 못되어도, 장래에 현사와 교류하고, 공자의 아들 공리처럼 시와 예를 배우겠노라. 오늘 아침에 장자 염공을 뵈오니 몸이 용문에 오른 듯하네. 양득의를 못 만났으니 능운지부를 올릴 기회는 없지만, 종자기같은 지음을 만났으니, 이 글을 올림에 심히 기쁘도다.

여덟 번째, 마지막 절에서는 항상 있지 않은 이러한 명승지에서,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성대한 연회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으니, 감히 보잘것없는 성의를 다하고 공경하여 이 서문을 올리겠으니, 대가께서 함께 한 글자를 써서 운을 삼고, 시 팔 구를 짓겠노라. 청컨대 번안인의 강물 같은 재능과 육사형의 바다 파도 같은 문사를 나타내고자 하노라.


그대에게 이르나니:

등왕고각이 강가에 임했으니,
옥을 차고 종을 울리던 노래와 춤이 파했도다.

그림 기둥은 아침에 남포의 구름이 날고,
구슬발은 저녁때 서산의 비가 개였네.

한가로운 구름, 맑은 그림자에 날이 유유히 갔으니,
문물이 변하고 별이 자리를 옮긴지 그 몇 번 가을이 지났던고?

누각 속 황제의 아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난간 밖 긴 강은 공연히 스스로 흘러…



주석

綮戟(계극); 전도의 의장. 懿範(의범): 典範(전범), 법도, 규범. 襜帷(첨유): 휘장.
區(구): 지경, 거처. 潦水(요수): 깊은 산중의 인적이 없는 곳에 새로 움푹 팬 땅에 괸 물.
驂騑(참비): 곁마. 崇阿(숭아): 높은 언덕. 巒(만): 메, 뫼, 산, 언덕, 봉우리
岡巒(강만): 언덕과 산(山). 紆(우): 굽다, 꾸불꾸불
閭閻(여염): 백성(百姓)의 살림집이 많이 모여 있는 곳
撲地(박지): 땅에 가득하다. 彭蠡(팽려): 鄱陽湖(파양호)를 말함
睇眄(제면): 곁눈질함. 슬쩍 봄. 閽(혼): 문지기, 궁문
宣室(선실): 漢未央宮前正殿.: 임금이 임어(臨御)하여 조참(朝參)을 받고, 정령(政令)을
반포(頒布)하고, 외국(外國)의 사신(使臣)을 맞이하던 궁전(宮殿)
竄(찬): 숨다, 夫搖(부요): 暴風自下而上,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폭풍.
東隅已逝(동우이서): 早晨已過, 이른 새벽은 이미 지나다
桑榆(상유): 日落餘光留在桑榆之上.,해저문후 남은 광채는 뽕과 느릅나무 위에 남다.
簪笏(잠홀): 벼슬아치가 관(冠)에 꽂던 잠(簪)과 손에 쥐던 홀(笏)
叨陪(도배): 奉陪(봉배): 받들어 모시다. 鯉(리): 孔鯉(공리)이니 공자의 아들이름.
對(대): 回答(회답). 공자가 혼자서 마당가운데 섰을 때 공리가 빨리 걸어서 통과할 때
공자는 그에게 시와 예를 가르쳤다.



滕王閣序




滕王閣




등왕각서에 얽힌 이야기:

王勃

이번에는 王勃(왕발 AD 650~676)의 滕王閣序(등왕각서)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당나라 고종 때 초당사걸중 제일인자인 왕발이 태수 염백서의 등왕각에서 열었던 연회에 참가하였다.
그곳 유지만 초대한 연회에서 불청객인소년문인 왕발이 주저 없이 사양도 하지 않고, 동자가 형식적으로 올리는 붓을 받고, 그 날 연회의 글, 등왕각서를 써서 천고에유명한 문장을 이루었고, 등왕각서를 끝마침에 등왕각시가 뒤따른다.
원래 왕발은 고종의 궁에서 벼슬을 하고 있었던 바, 고종의 명으로 투계격문을 쓰라는 고종의 명을 받고, 무엇 때문인지, "싸움보다는 화해가 좋지 않은가" 라는 내용의 글을 씀이 화근이 되어 결국은 고종의 노여움을 사서 황궁에서 축출되어 먼 곳 교지(交趾)에서 현령으로 있는 그의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에 이 시연회에 불청객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그곳 태수 염백서(閻伯嶼)는 새 사위 오자장(吳子章)을 얻어, 그의 문명을 날릴 기회를 마련하려고 연회를 열은 바, 그 뜻을 잘 아는 그곳 유명 문객들은 그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의미에서 모두 차례로 사양하고, 각본대로 마지막에 그 사위가  받아 준비된 문장과 시가 나올 판인데, 이 약관의 지나가던, 그 지방에 알려지지 않았던 왕발이 사양 없이 붓을 덥석 받고, 일필휘지로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  
태수의 계획은 이 뜻밖의 일로 좌절되었으나 점잖은 자리에서 언성을 높일 수 없으나, 노여움을 참을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연회장에서 나가며, 그의 종자보고, 그 글을 베껴 자기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여기서 종자가 베껴 온 명문 등왕각서 첫 줄에 그는 눈을 크게 떴고, 둘째 줄에서 탄성을 발했다. 마침내 落霞與孤鶩齊飛(낙하여고목제비), 秋水共長天一色(추수공장천일색)에 이르러 마침내 무릎을 치며 감탄하기를, "천하에 기재로다."라고 말하고 다시 연회장으로 나와 자기의 편협했음을 사과하였고, 이는 왕발을 위한 연회가 되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상기 구절의 뜻은 '떨어지는 노을은 외로운 오리와 같이 나르고, 가을 물결은 긴 하늘과 함께 한 색이로다.' 라는 뜻이다.
이 등왕각서는 제갈공명의 출사표, 소동파의 적벽부 등과 비견되는 천고의 명문이다. 또 등왕각은 악양루, 황학루와 함께 중국의 삼대명소로 알려졌다.
그리하여 이 왕발의 등왕각서와 시로서 도독 염백서와 그의 사위 오자장의 이름도 후세에 전해지게 되었다.
이 글을 쓸 때 등왕각 시를 읊어 주시고, 설명해 주셨던 어머님 생각이 났다.



Kwan Ho Chung – April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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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미국에 왜 왔느냐?"를 읽고 [17] 2016.06.01 조중행*69 2016.06.01 570
304 [잡담] 오얏에 관하여 [11] 2016.05.31 정관호*63 2016.05.31 299
303 [살며 생각하며] 신파속의 진실 / 방준재*70 [3] 2016.05.27 황규정*65 2016.05.27 202
302 [살며 생각하며] '미국에 뭐하러 왔냐?' / 방준재*70 [13] 2016.05.23 황규정*65 2016.05.23 847
301 [살며 생각하며] 지난 봄 - 서울에서 / 방준재*70 [3] 2016.05.16 황규정*65 2016.05.16 214
300 [宋文] 秋聲賦(추성부) 재편집 [3] 2016.05.16 정관호*63 2016.06.15 451
299 통영으로 가던길 / 방준재*70 [10] 2016.05.13 황규정*65 2016.05.13 337
298 4·19 혁명 회고 [33] 2016.05.09 정관호*63 2016.05.09 634
297 [재편] "인연" - 피천득 교수의 8주기에 [1] 2016.05.07 조중행*69 2016.05.07 117
296 [잡담] 의예과 시절 이야기 [22] 2016.04.26 정관호*63 2016.04.26 681
295 [re] 인재를 또 생각하는 이유 / 방준재*70 [6] 2016.04.19 황규정*65 2016.04.19 205
294 [宋文]後赤壁賦 蘇軾: 후적벽부 소동파 2016.04.17 정관호*63 2016.04.17 479
293 [漢文] 後出師表: 후출사표 재편집 2016.04.10 정관호*63 2016.04.10 217
292 꽃이 피었다. 수양버들은 축 늘어지고 / 방준재*70 [10] 2016.04.06 황규정*65 2016.04.06 292
291 잊을 수 없는 사람; 외숙(外叔) 한만운(韓萬運) 교수 [20] file 2016.04.02 조중행*69 2017.07.14 926
» [唐文] 滕王閣序 王勃 : 등왕각서 왕발 재편집 [1] 2016.03.31 정관호*63 2016.03.31 774
289 3월이면 생각나는 장호마을 / 방준재*70 [1] 2016.03.23 황규정*65 2016.03.23 190
288 하나씩,둘씩 떠나는 친구들 / 방준재*70 [1] 2016.03.19 황규정*65 2016.03.19 277
287 [宋文]: 赤壁賦(적벽부) 재편집 [2] 2016.02.27 정관호*63 2016.02.27 1249
286 Choreographing his own death; Belated Eulogy for David Bowie [1] file 2016.02.19 조중행*69 2017.07.14 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