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웃 친구분이 한번 읽어 보라고 책 한권을 놓고갔다. 바빠서 며칠동안 그냥 책상위에 놓아 두었다가 제목이 흥미를 끌어 읽기 시작했다.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한 청상과부가 식모살이, 행상등 모진 고생을 해가며 2남 1녀를 키웠는데 큰아들에대한 편애가 작은아들의 원망과 증오심을 키워줬다. 큰아들은 일류대학까지 졸업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게 된다. 작은아들은 좋은대학에 합격하였으나 등록금이 없어 진학을 못하고 평소부터 철저하게 차별대우를 한 어머니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가출하여 이곳저곳 전전하다가 남해 외딴섬의 등대지기가 된다. 그런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살고있는데 8년이지난 어느날 느닷없이 형한테서 급히 만나서 상의할일이 있다고 기별이온다. 서울에 올라와 형집에 가 보니 어머니는 치매에 걸려 뒷방에 같혀있고 방문에는 자물쇠 마져 잠겨 있었다. 놀랐지만 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이 워낙 컸기때문에 동정심은 가지않았다. 형은 미국에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한달만 어머니를 돌보아 달라고 한다. 동생은 단호하게 거절을 하고 섬으로 돌아왔는데 며칠후 형수가 막무가내로 어머니를 섬으로 데려와 내동댕이 치듯 떠맏겨 놓고 한달후 다시 모셔가겠다고 하며 훌쩍 떠나 버린다. 그때 부터 이 총각은 낙도에서 홀로 치매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대소변을 받아내는등 무진 고생을 하게된다. 한달후 온다던 형은 감감 소식이고 알고보니 출장간것이 아니라 이민을 가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처음에는 증오심으로 대했던 어머니와 오랜시간을 함께 하다보니 어머니의 심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형에대한 편애는 어려웠던 어머니형편에서 한아들만이라도 구하자는 의도였지 작은아들을 미워해서 그런것은 아니라는것을 알게 된다. 어느 태풍부는날 벼락을 맞은 아들을 구하려 젊은이도 오르기 힘든 험한계단을 올라 등대 꼭대기까지 올라가 중상을 입은 아들을 간호하다가 그옆에서 죽는다. 죽음과 치매를 초월한 본능적 모성애를 주제로 그린 작품이다. 여류작가가 써서그런지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등을 아주 세심하게 묘사했다. 그러나 나같이 직업상 수많은 치매환자를 치료해온 전문의의 눈에는 이야기를 극적으로 전개시키기위한 좀 무리한 상상과 과장이있음도 엿보인다. 여하튼 치매환자와 함께 사는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잘 설명 해주고 있다. 얼마전에 본 영화생각이 난다 Julie Christie가 Golden Globe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Oscar 여우 주연상후보에 올랐던 Away from Her. Fiona (Julie Christie 분) 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게 된다. 50년 동안 잉꼬 부부로 산 남편 Grant에게 부담이 되기싫어 자진하여 장기요양시설에 들어간다. 새로 들어온 환자에게 적용되는 한달간의 면회사절규칙 때문에 Grant 는 보고싶은 아내도 못보고 그리워 하다가 드디어 한달만에 기대감에 싸여 면회를 가게된다. 그러나 Fiona는 그간 남편에대한 기억이 쇄퇴하여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다. 더우기 그간 다른남자환자와 사랑에 빠져있음을 알게된 Grant는 질투심과 절망감에 괴로와하나 사랑하는 아내가 행복해 하는것을 보고는 그들을 축복해준다. 내가 혹시 치매초기가 아닌가고 정색을하고 물어보는 동창이나 친지들이 종종있다. 동창회등에 나가면 자기가 기억력이 나빠져 실수한 이야기들을 마치 무용담이라도 하듯 떠벌리고 또 맞장구까지 쳐가며 웃는 경우도 흔히 본다.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치매환자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사회적 의학적으로 큰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머리가 좋았던 사람이나 나빴던 사람이나, 공부를 많이한 사람이나 교육을 덜받은사람이나, 누구나 다 똑같이 걸릴수있는 병이다. 많은 연구논문이 나오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도 모르고 머리카락이 세어 빠지듯 그저 뇌세포가 퇴화되어 죽어간다고만 알고있을 뿐이다. 심한정도와 진행속도에 따라 병이될수도있고 노화현상이 될수도 있는것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약도 몇가지 있으나 제약회사나 대가들이 주장하듯 그리 신통한 효험이 있는것 같지도 않다. Antioxidant, 비타민, 홀몬제, 관절염약, 콜레스테롤약, Ginkgo biloba 등등이 효과가 있다는 여러가지 소문들도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에 듣는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고 부작용등으로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는다. 치료는 대개 행동장애나 신체적 증상을 완화해주는 정도일 뿐이다. 심하면 장기 요양 시설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치유가 불가능한 병이다.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하나 간혹 치유가능한 치매가 있는데 이를 가려내기 위해 여러가지 검사를 하는 것이지 알츠하이머병이 어떤검사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어떡하면 예방을 할수가 있느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대답은 거의 상식적인것으로, 될수있는대로 활발히 사회적 지능적 활동에 참여하고 건강유지를위한 일반적인 주의와 운동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밖에 할말이없다. 옛날의 대가족제도와 유교적 경로사상등도 도움이 되겠으나 요즘은 품귀상태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전자 조작이나 Stem cell치료등 첨단의학에 기대를 거나 아직 시간이 좀 걸릴듯하다. 알츠하이머병을 치유할 방도를 알아내면 인간이 불로장수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가며 누구나 은근히 켕기는 구석중의 하나이다. 시카고에서 노 영일 올림. |
2011.10.30 01:33
2011.10.30 05:11
Wonderful article !
Thanks Dr. Ro.
I added a comment yesterday and it disappeared. You must have reloaded the webpage.
Someone said that all of us would get into Alzheimer's if we live long enough.
Since you mentioned a story involving Julie Christie, I looked at Internet to find her again.
Here's what I found, indirectly related to your story.
人生無常 !!
This is where all of us are going...
Julie Frances Christie, born on 14 April 1941
..
Julie at Dr. Zhivago in 1965
..
Julie in the good old days in 1960s (left) and around 2007 (right)
..
Julie Christie in "Away from Her" in 2006
2011.10.30 05:26
2011.10.30 08:01
Dr. 노
반갑소!
나도 기억력이 자주 가물가물한다구.
쉬카코에서 만난후 벌써 10 여년이 지난것 같으니, 시간 빨리가는군!
나는 아직도 이곳 나파에 34 년째 같은 집에 살고,
애들도 이곳 근처에 셋이 살으니, 천상 이곳에서 승천할것 같고,
노형이 시간이 생겨 이곳에 가끔 들리는 것 같으니 반갑고,
나도 시간이 생겨 여행도 해보고 잡기에 눈을 돌리기도 하는중.
요새 그림 다시 손대는지 궁금.
최정호 랑, 한국에 최준규형은 가끔 연락하고 지내고 있읍.
자주 여기 소식 전하구려
2011.10.30 11:36
2011.10.30 12:46
Dr. Ro, no problem at all. A comment can be always rewritten.
그림이 "액박"으로 나오는 경우에, 여기에서는 "Edit" button (at left lower corner)을
click해서 Rich text button중의 제일 앞의 "Source or HTML button"을 click하면 code가 나오고,
거기code에서<img src="....URL........"> 의 URL만 바꾸면 됩니다.
문제가 있으시면 언제나 snumaweb@gmail.com에 연락하십시요.
2011.10.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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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우리들 세대에게는 바로 코앞에 다가온 문제이겠지요.
이 병에 걸리면 본인은 모르니 괜챦으나 나머지 가족들이 문제 이겠지요.
그런 상태로 얼마나 오래 더 살게 될려는지도 모르겠고.......
어제 우연히 TV 에서 Love & Other Drugs (Starring Jake Gyllenhaal, Anne Hathaway)
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Parkinson's Diease 에 걸린 젊은 여자와 그녀를 사랑 하는 젊은 남자 이야기 였는데
이 병 또한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더군요.
오랫 만에 맞나는 Hollywood산 수준 작이었습니다.
적극 추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