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9 12:25
"딴 짓" 예찬
말이 되는소린진 몰라도 나는 딴짓애호가다. 60평생을 뒤돌아보니 그렇다. 남달리 딴짓거리를 많이 한 것같다는 얘기다. 호들갑이 아니다. 말이 되는 소린진 몰라도 나는 딴짓 애호가다. 60 평생을 뒤돌아보니 그렇다. 남달리 딴짓거리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얘기다. 호들갑이 아니다. 세상이 알다시피 나는 일찍부터 가수였다. 노래를 불러 먹고사는 가수로 쭉 살아왔다. 그렇다면 나는 날이면 날마다 노래만 부르며 살아왔는가. 천만 만만의 말씀이다. 엄격했다.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경우에만 불렀다. 다시 말해 노래에 상응하는 선불이나 후불을 꼭 받아 챙길 수 있는 경우에만 노랠 불렀다. 그리고 받은 금액만큼만 불렀다. 사람들은 노래방에 가서 돈을 지불하고 노랠 부르지만 나는 달랐다. 친구들과 술자리에서도 나는 노랠 부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노래는 더 이상 취미활동이나 오락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가수는 지상 최고의 직업이다. 내 경우는 좀 특이해서 고정 출연이라는 것도 없었다. 한 달에 두서너 차례만 노랠해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 따라서 시간이 판판이 남아돌았다. 물론 나는 남는 시간에 새 노래를 작곡하고 목청을 연마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일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있는 노래 부르고 남의 노래 슬쩍해서 불러도 가수직이 웬만큼은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그게 화근이었다. 그리하여 남아도는 시간과 세월 나는 딴짓으로의 긴 항해를 떠났던 것이다. 은행원이 돈 세는 게 제일 재밌고 의사가 수술할 때 제일 재밌고 운전기사가 운전할 때 제일 재밌다고 말하면 나는 할 말 없다. 나는 노래할 때가 제일 재밌다고 말하기가 왠지 싫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먼 곳을 향해 항해를 떠났던 것이다. 딴짓이라는 게 별것 아니다. 재미있으면 그게 딴짓이다. 나는 머리를 굴렸다. 뭐 좀 재미있으면서도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딴짓거리가 없을까.
별의별 딴짓이 다 있다. 결혼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주례목사와 수백명 증인들 앞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어쩌고저쩌고 굳게 맺었던 신과의 약속까지 몇 년 후 가차없이 깨버린 것도 가히 대표급 딴짓이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연속으로 말이다. 그 모든 딴짓을 순전히 재미삼아 했다면 나는 나쁜 놈이다. 불량한 놈이다. 물론 본의는 아니었다. 뒤돌아보니 그런 것들이 치명적인 딴짓으로 남았을 뿐이다. 내 딴짓 항해의 폭은 꽤나 광활했다. 폭풍우 세례도 받았다. 사내대장부로 태어났으면 한 번쯤은 조국을 위해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일념에서 '맞아 죽을 각오로 쓴 100년 만의 친일선언'이란 책을 써 실제로 맞아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간 것도 그런 것이다. 아!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이다. 그보다 한발 앞서 나는 '예수의 샅바를 잡다'라는 제목의 심각한 종교서적을 써 낸 바 있다. 당시 나는 모태신앙의 소유자에 신학까지 공부한 터라 무조건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심지어는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에 불타고 있었다. 내 깐엔 맞아 죽을 각오와 순교자적 정신으로 두 종류의 책을 써 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도 두터웠다. 한갓 치기 어린 딴짓거리로 취급되고 만 것이다. 폭풍우가 지나간 이후 나의 딴짓거리는 매우 온건해졌다.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이라는 책을 써 낸 것만 봐도 그렇다. 믿거나 말거나 나는 지금 내년 2010년 이상(李箱) 시인 탄생 100주년에 맞추어 이상 시 해설서 '이상(李箱)은 이상(理想) 이상(異常) 이상(以上)이었다'를 쓰고 있다. 이상하게도 이상에 관한 단편적 논문은 넘쳐날 정도로 많지만 온전한 시 해설서는 단 한 편도 구할 수가 없었다. 있는 것은 주로 주해 수준의 책들이었다. 너무 난해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이상의 시는 현대 미술이론으로 풀어야 한다는 기치 아래 내가 또 자청을 하고 나선 것이다. 그 책에서 나는 우리의 이상이 보들레르 랭보 포우 엘리엇보다 한 수 위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글쎄, 또 하찮은 딴짓거리로 무시당할지 아니면 제법 괜찮은 딴짓거리로 우대를 받을지 그건 그때 가봐야 알게 될 것 같다. 내가 이때까지 저지른 딴짓의 결정판은 뭐니뭐니해도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림은 인간이 찾아낼 수 있는 최상의 딴짓거리였다. 가수가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가 딴짓이고 게다가 화투짝을 그리는 것은 또 다른 딴짓, 겹치기 딴짓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얼결에 화투 그리는 화가로 널리 알려졌다. 최근 세계현대미술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른 중국 베이징에서 거창한 나의 초대전이 열렸을 정도니 말이다. 이제는 딴짓거리인 그림이 본짓거리인 노래를 압도할 지경에 이르렀다. 가수인지 화가인지 헷갈리게 됐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내 딴짓 항해의 끝은 어디인가. 바로 오늘이다. 오늘 밤 잠들기 직전까지다. 만일 내일 아침 내가 또다시 눈을 뜰 수 있다면, 뜬다는 보장은 없지만, 놀면 뭐하냐 나는 또 딴짓의 긴 항해를 떠나야 한다. 딴짓은 곧 재미이고 재미는 곧 이 시대의 총아, 바로 문화(culture)이기 때문이다. |
2010.02.09 12:40
2010.02.09 13:00
조영남 약력:
1944년 황해도 남천에서 태어나 1·4후퇴 때 충남 예산군, 흔히 ‘삽다리’로 알려진 삽교면으로 이주했다.
한양대 음대를 거쳐 1964년에 서울대 음대 성악과에 입학했으나 1968년 등록금을 벌기 위해 미8군 쇼단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딜라일라>라는 번안가요로 가요계 스타로 등극하며 중퇴했다.
그러다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명예졸업장을 받아 가까스로 졸업했다.
1970년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란 풍자가요를 부른 다음날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했다.
군복무중 1973년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래험 목사의 부흥 집회에서 성가를 부른 것이 인연이 되어 제대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트리니티 신학대학을 졸업했다.
1982년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가수로 복귀했으며, 1990년 카네기홀에서 개인 콘서트를 열었다.
<조영남쇼>, <투맨쇼>, <체험 삶의 현장>, <조영남이 만난 사람> 등을 진행하는 등 방송인으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지금은 MBC 라디오에서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생방송 진행을 맡고 있다.
앨범으로 <제비>, <보리밭>, <불꺼진 창>, <딜라일라>, <화개장터>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조영남 양심학』, 『놀멘놀멘』, 『태극기는 바람에 펄럭인다』, 『조영남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 『맞아죽을 각오로 쓴 100년 만의 친일선언』, 『어느날 사랑이』,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천하제일 잡놈 조영남의 수다』 등이 있다.
1973년 한국화랑에서 첫 미술 전시회를 연 후 오늘날까지 서울·부산·뉴욕·LA 등 세계 각지에서 화가로서 작품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2010.02.09 13:15
“음대를 다녔지만 내 직업은 광대”
그는 한양대 음대(62학번)와 서울대 음대(64학번)를 다녔는데 정식 졸업장은
한 군데에서도 못 받았다. 특유의 자유분방함 때문이다.
그는 학교 대신 무교동 뒷골목 음악감상실 ‘쎄씨봉’에 취해 다녔다.
학비를 벌기 위해 미8군에서 팝송을 불렀다.
그러다 1969년 알고 지내던 PD의 소개로 톰 존스의 ‘딜라일라(Delilah)’에
우리말 가사를 붙여 녹음했다.
이게 심야 라디오 방송을 타자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큰 인기였던 TBC
쇼쇼쇼〉에 나가 불렀다. 음대생이 아르바이트로 배운 유행가는 그의 인생을 바꿨다.
이듬해 서울 광화문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시스터즈 귀국 공연에
MC 겸 초청가수로 초대받았다. 먼저 무대에 나가 ‘신고산타령’을 부른 뒤
김시스터즈를 소개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그는 신이 나 노래를 시작했다.
‘신고산이 와르르르’ 다음에 ‘함흥차 떠나는 소오리에’가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가사를 바꿔 불렀다.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오리에에에 얼떨결에
깔린 사람들 아우성을 치이누나아아 어랑어랑 어허야.”
느닷없는 ‘와우아파트 타령’에 객석에선 박장대소가 터졌다.
그러나 그는 이 즉석 애드립 때문에 그날 밤 기관에 끌려갔다.
이때 병역 기피 사실이 들통났고 군대에 끌려갔다.
열심히 다니지도 않았지만 서울대도 중퇴해 졸업장은
입학한 지 30여 년이 지난 뒤 명예 졸업장으로 대신했다.
(윗글은 싸리골 website에서)
2010.02.09 13:24
Young-nam Ssi,
Cham, Mal-jal-ha-ne-yo,
Like when you sing "Delilah".
I have a friend who can be your match.
I'll invite you to NY to show once in a lifetime match at Madison Square Garden.
Are you interested?
Then please, pay my fee for go-between in advance as you got for your singing.
You'll not be disappointed. And you can retire from Your "Ddan-ji-geul-i" for good.
PS; My friend is your SNU alumnus, majored in medicine.
Did you say you're now more interested, Mr.Joh?
2010.02.09 14:19
2010.02.09 20:16
Guess who, Dr.Kye.
I shall have dinner in March with the person in question
and I'll let you know whether he accepted my offer or not.
PS; This is February. Why dinner in March, one month away?
He is so famous and his appointment book is full for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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