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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은근 슬쩍, 요령껏, 적당히”사는 사회

2009.09.09 14:40

이상봉*69문리대 Views:7773

“은근 슬쩍, 요령껏, 적당히”사는 사회 •
원칙 만큼은 지키는 사회


한국사회에서 늘 사용되고 있는 한국어에
“은근 슬쩍, 요령껏, 적당히” 라는 단어가 있는데...
그 단어는 그 사회상(社會相)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 될 것이다.

그렇다! 언어가 바로 사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는 그 언어가 생성된 그 사회의 깊은 내면을 속속들이 정확하게
그리고 적나라(赤裸裸)하게 표현하고 있는 모습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단어들-“은근 슬쩍, 요령껏, 적당히” 라는 단어들-이
오래 전 부터 전통적으로 자연스럽게 사용되어 오고 있는 그 사회에서는,
그런 식으로 ‘은근슬쩍, 요령껏, 적당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잘 먹고 잘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고...
또한 그런 류(類)의 사람들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게 되다보니...
결국은 그러한 정신의 소유자들이
그 사회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요 또한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은근 슬쩍, 요령껏, 적당히” 라는 그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원리 원칙이라는 것을, 적당히 요령껏 은근 슬쩍 무시하고 속이면서...
돈벌고 출세를 하여... 잘 먹고 잘 살아아야 된다!’
라는 의미다!
그렇지 않은가? 내 말이 틀렸는가?

그렇기 때문에...
원리 원칙이 사회의 기초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는 사회가 있다면,
그곳에서는 ‘원리 원칙이라는 것을,
적당히 요령껏 은근 슬쩍 무시하고 속이면서...
돈벌고 출세를 하여... 잘 먹고 잘 살아아야 된다!’
라는 정신과 행동은
결코 용납 될 수가 없기에...
애시 당초에 그러한 언어는 생겨 날 수 조차도 없는 것이다.

[그대! 그대가, 과연, 어느 정도의 외국어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몇 가지 언어를 구사 할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하여서는
내가 아는 바가 없으나...
혹시, 한국어 外의 언어(言語)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그 “은근 슬쩍, 요령껏, 적당히”에 해당되는 다른 언어가  있는지?
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시라!
그리고 만약에 있다면 그것을 나에게 알려 주시라. ]

-----------------

이야기 하나:

미국의 수퍼 마켙(Super Market)에 가 보면
한쪽 코너(Corner)에 술 판매하는 곳이 있는 주(州)가 있다.
그런데, 일요일에는 술을 오전 中에는 팔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그 곳에서 보게 되는 장면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미국의 주류법(酒類法)은 주(州) 마다 다르기 때문에...
술 판매하는 방식도 州마다 서로 다르기에,
어떤 주에서는 개인이 하는 가게에서 술을 판매하는 곳도 있고,
어떤 州에서는 州 정부에서 하는 술가게- State Store-에서만 술을 파는 곳도 있다.
또 술을 판매하는 시간도 州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기에,
일요일에는 술을 판매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州도 있다.
그리고 맥주는 술가게(Liquor store)에서 취급을 하지 않고
맥주파는 가게가 따로 있는 州도 있다.]

일요일 오전에 그곳 수퍼 마켙에 Grocery Shopping 때문에
둘렸던 사람이, 그곳에서 술을 사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의 시각이 오전 11시 55분이나 11시 58분이었다고 해도,
그 술 코너에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곳에 엄연히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요일 오전 중에는 주류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술판매 코너 앞에서 고객이 기웃거리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가리키면서,
‘아직 12시가 되지 않았으니까... 기다리라!’고 하고 있다가,
정확하게 시계가 12시를 넘어가야만 술을 팔기 시작한다.
어떤 때에는(특히 명절 때에는) 술을 사러온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서
줄을 길다랗게 서서 기다리고 있어도 정해진 시간 전에 술을 파는 예가 없다.

결론을 말하면...
“그까짓 것... 겨우  2~3 분 정도인데... 뭘 그걸 가지고 그래!
적당히 알아서 하면 될 것을... 저렇게 꽉 막혀 가지고서는...
저 병신 언제 돈을 버나? 쯧 쯧”
라는, 한국式은 없다는 사실이다.


이야기 둘:

이번에는 좀 더 장난 같은 이야기를 한가지 해볼까?

이곳의 고등학교 이야기를 해 보아야 되겠다.
미성년자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되어 있고,
그래서 미성년자에게는 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기도 하지만...
어차피, 고등학생들 중에는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하긴,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그 당시- 1960년대 초-의 한국에도
숨어서 담배를 피우던 고등학생들은 있었고...
내가 교직을 가지고 있었던 1970년대에도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들은 여전히 있었고...)

이곳의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게 되면 참으로 우습다.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워야 할텐데...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나가는 행인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길거리로 나와서,
그야말로 대로상(大路上)으로 나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학교內에 물래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경계선 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학교 내(內)에서는 금연(禁煙)으로 되어 있기에,
학교 구역 內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학교 內에서의 금연이라는 말은,
학교의 건물 내에서만이 아니라, 학교 운동장에서도, 학교 잔디밭에서도,
하다 못해 학교 나무 그늘 밑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가 없다!는 말이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곳이 학교 구역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학교에는 담장이라는 것이 없으니까
학교와 외부와의 경계는 결국 도로가 되는 것이고...
학교 구역을 벗어나서 담배를 피우려고 하다보니
그만 그 도로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이라서,
결국은 대로상(上)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이고,
지나가는 모든 행인들의 눈에 띄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을 선생님들이 보아도 뭐라고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곳은 엄연히 학교 구역이 아니니까.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학생을 제재 할 수 있는 권한은,
그러니까, 미성년자의 흡연 행위를 제재 할 수 있는 권한은
법 집행관에게 있겠지만서도...
그러한 사소한 것 까지 모두 다  법 집행을 할만한 인력이 모자라다 보니...
결국은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코메디(Comedy) 같아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속 들여다 보이는 짓 같기도 하지만...

그들의 행위 속에는
한국式으로 “은근 슬쩍, 요령껏, 적당히” 몰래 숨어서
들키지 않고서 담배를 피우는 그런 거짓과 요령,
겉으로만 보이지 않도록 교내의 구석진 곳이나
변소 같은 곳에 숨어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규칙위반과 속임수는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어차피 그 끊을 수 없는 담배를 피우기는 하지만...
‘교내 흡연 금지’ 라는 그 원칙 만큼은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 이상봉
* Dr. Lee’s Closing Arguments
P.O. Box 52063, Philadelphia, PA. 1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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