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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 어머니 만나고 온 날

2005.04.16 13:22

물안개 Views:7000



어머니 가신 후론 벗꽃이 피고지는 이맘때가 되면,,,
성묘가서 부모님 만나고 幽宅의 주위를 정리하고 청소하고 돌아오는 길은
꽃 좋아하시던 어머니 생각에 흐드러지게 펴있는 벗꽃은 그리움과 슬픔으로 닥아오지요.

전주 초, 안개가 자욱했던 날, 성묘하고 돌아와 울적했던 마음에 만들었던 것인데
오픈한지 얼마안되는 이곳에는 너무 무거운 분위기라 안올리려했었답니다.
그런데 一水去士님께서 시작을 하셨으니 저도 어머니 생각나는 시 하나 올리겠습니다.
생각하는 김에 한꺼번에 생각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바쁘게 살으렵니다.
고운 봄날 만드세요~~~~~♡




성묘 가는 길


안개 ..... 김인자


고향으로 가는 길은 안개가 길을 막았다
어디서 멈추어야 할지 가늠하기 힘든,
그러나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고향은 몸이 알아서 길을 낼 터이지
마음만 앞세운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안개 탓이리라, 가을 산들은 붉다못해 검다
한낮에도 안개의 입자들은 폐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골수에도 안개가 끼었으리라
양지바른 곳에 계시는 어머님은 이제 편안해 보였다
알고 계실까 내 흘러온 길, 앞을 분간 할 수 없는
안개들이 걸음을 막막하게 했다는 것을,
재회의 기쁨도 잠시 혼자 돌아갈
나만의 길을 어머니는 염려하고 계셨다
봄부터 우리를 위해 선산의 밤나무들을
홀로 돌보셨을 어머니
서둘러 아이들에게 줄 밤을 주워가라 하셨지만
갈 길 멀고 시간 없다는 걸 핑계삼아
빈손으로 산을 내려오는 나를 나무랄 때도 됐지만
그래도 등뒤에서 여전히 웃고만 계시는 어머니
돌아오는 길은 내내 쓰리고 허전한 안개밭이었다
마알간 해 사라지고 바람에 안개 쓸려갈 법도 한데
어둠이 길가에 서성댈 때까지 안개는 그대로다.
내 생애 안개 걷힌 날 얼마나 있었다고
오늘 하루분의 안개를 탓하랴
고향은 그리움만으로 가는 곳이 아니라
때되면 지친 몸 알아서 가는 곳이니
어떤 힘으로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제 아무리 짙은 안개가 길을 막아선다 해도
태초의 내 어머니 거기 계시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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