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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3299

 

Opinion :시조가 있는 아침

(119) 춘산(春山)에 불이 나니

중앙일보

입력 2022.04.14 00:14

지면보기지면 정보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춘산(春山)에 불이 나니

 

김덕령(1567∼1596)

 

춘산에 불이 나니 못다 핀 꽃 다 붙는다
저 뫼 저 불은 끌 물이나 있거니와
이 몸에 내 없는 불 나니 끌 물 없어 하노라

 

-김충장공유사(金忠壯公遺事)

 

적보다 무서운 내부의 모함

올들어 웬 산불이 이리 잦은가. 봄철 산에 불이 나니 피지도 못한 꽃들이 다 불붙는구나. 저 산에 일어난 저 불은 끌 수 있는 물이라도 있지만, 내 마음 속에 연기도 없는 불이 나니 끌 물조차 없구나.

김덕령(金德齡)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서른 살 젊은 나이에 죽은 무인(武人)이 남긴 연시(戀詩)일까. 그러나 이 시조는 매우 절박한 사연을 담고 있다. 그가 형조좌랑(刑曹佐郎)이었을 때 전쟁이 일어나자 담양부사 이경린(李景麟) 등의 천거로 종군 명령이 내려졌고, 광해군의 분조(分朝)로부터 익호장군(翼虎將軍)의 군호를 받았다. 전쟁이 화의(和議) 분위기에 들었을 때 이몽학(李夢鶴)의 난이 일어난다. 도원수 권율의 명으로 운봉(雲峯)까지 진군했다가 진압됐다는 소식에 진주로 회군했다. 이때 이몽학과 내통했다는 무고로 곽재우 등과 함께 체포됐다. 용력(勇力)이 뛰어났던 그는 20일 동안에 여섯 차례의 혹독한 고문으로 옥사했다.

이 시조는 옥중에서 쓴 것으로 전해진다. ‘춘산에 불이 나니’는 임진왜란을, ‘못다 핀 꽃’은 왜병과 싸운 젊은이들을, 적과의 싸움은 무찌를 수 있지만 내부의 모함으로 고초를 겪는 억울함은 해결할 방도조차 없다는 피맺힌 한을 읊은 것이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44263

 

1596년(선조 29) 임진왜란 중에 이몽학이 주동이 되어 충청도에서 일으킨 반란.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후 계속되는 흉년으로 민중들의 생활은 비참하였다. 또한, 당시 조정에서는 명(明)·일(日) 사이에 강화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의 논쟁이 치열하였다.

일본의 재침을 방비하기 위해 각처의 산성을 수축하는 등 민중의 부담이 가중되자 확대되어가는 민중의 원성과 고통은 현실 여건과 타협될 수 없는 사회 모순을 낳게 되었다. 이러한 기회를 포착해 이몽학은 불평불만에 가득 찬 민중을 선동, 반란을 획책한 것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몽학의 난(李夢鶴─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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