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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7월의 우리 동네

2017.07.26 07:50

조승자#65. Views: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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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우리 동네, 콜럼버스, 오하이오
 
Blendon Woods Park
 
    • 신록의 유월을 넘어서자 곳곳에 솟아나던 여린 풀꽃들은
      자취를 감추고 초록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녹음이 온갖 만물을
      물들이고 발걸음 한가로운 산책인들에게 푸른 그늘로
      칠월의 따가운 해를 가려준다.
      꽃이 무에 필요할가싶이 초록의 오솔길은 포근하기 그지없다.
      나무가지들이 하늘에서 서로 만나 아취를 이룬 숲길로 달리는
      젊은이들, 둘, 셋 담소하며 걷는 여인네들, 우리처럼 한가로이
      유람하듯 걷는 늙은이들도 있는가 하면 재잘거리며 다름박질 하다
      흙바닥에 주저 앉아 무언가 한웅큼 줍는 아이들의 희열은
      숲속의 정적에 파문을 일구어 주어 반갑다.

      간혹 먹이를 찾아 나섰는지, 한가로운 여름낮이 무료해서인가,
      여유스러운 칠면조 가족들도 인기척 아랑곳 없이 느릿한 걸음으로
      슾속을 거닐고 때로는 꽃사슴 가족들이 연한 잎새를 찾아
      니블거리다가 우리가 걷는 깊섶까지 나와서는 그 크고 순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본다.
      "너희들은 거기서 뭘하니?" 라고 묻는 눈빛이다.
      행여나 사슴들의 숲을 찾은 불청객인양 숨소리마저 죽이고 속삭인다.
      “어쩜 너희들은 눈빛이 그리도 맑고 선하니!”

      누가 삼복더위라고 부채를 펴며 꽃무늬 양산을 펼친다더냐?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기고 시냇물이 협연하는 물소리에
      마음과 귀를 모으고 여기 저기 쓰러진채 언젠가는 화석이 될지,
      거름이 될지 모르면서 마냥 누워있는 고목들의 검은 몸속으로
      분주히 드나 드는 미물들의 바쁜걸음을 눈여겨 보기도 하면서
      아랑곳 하지않고 서 있는 나무들이 뿜어내는 초록빛 여름공기에
      흠뻑 젖는다.
      언젠가 우리도 이들처럼 욕심없고 아픔없는 만물의 벗이 되겠거니!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녹음사이로 비치는 푸른 하늘을 올려본다.
      오늘 내가 앉은 벤치 등에는 "In Memory of Mom and Dad!”
      라는 글이 금빛 동판에 새겨져 있다.
      어제는 나에게 아무 생각말고 “Sit here and Soak it Up!"
      이라고 써 있었다.

      내일 내가 앉아 쉴 벤치에는 무슨 말이 쓰여 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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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ja Cho July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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