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8 05:33
천자문(千字文) 추억
나는 국민학교(요샛말로 초등학교) 다니기 전에 시골에서 피난 시절에 서당을 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크게 많이 배운 것은 없으나 천자문은 좀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한자에 박식한 것은 아니고 읽기는 대략 문제 없으나 쓰는 것은 많이 잊었습니다. 역사물을 접할 때 콤퓨터로 모든 것을 알 수 있고 한자도 쉽게 쓰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몇 해 전에 한국 방문 시 장모님께서 장인 어른 유물 이라시며 오래된 천자문 한 권을 주시었습니다.(사진 참조) 미국에 가져와 보관 중 여러 번 이사 후에도 보관하고 있는데 오늘 이 글을 쓰려고 펴보니 장인 어른의 영어 서명과 March 1943 이라 쓰여있고 #113이라 분류되어 있어 우리에게는 소중한 유물입니다. 일제 강점기(소화 18년: 1943)에 서울서 발간된 책이니 오래는 되었으나, 인쇄물이니 골동품 적 값어치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주변의 분들에게 천자문 얼마나 아시나 물어보았더니, 대개 하늘천 따지는 다들 아시고 다음은 가믈현 누루황 까지는 더러 아시나. 다음은 잘들 모르시고, 다음 우주홍황을 아시는 분 딱 한 분 만났어요 (어떤 후배님) 거기까지고. 다음 구절 일월영측 진수열장 을 아시는 분(제 글 읽지 않고) 있으면 저는 존경 하겠습니다. 천자문의 내력 재미난 이야기 천천히 말씀 드리고. 첫 16글자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첫 4글자 天地玄黃(하늘천 따지 가믈현 누루황)의 뜻은 하늘은 검고(감고) 땅은 누르다. 사실은 천현 지황 이라 해야겠지요. 땅이 누르다는 사실은 다들 동의 하시나 하늘이 검다 는 것 선뜻 이해가 어렵죠. 낮에는 해가 있어 푸르고 밤에는 깜깜하더라도. 1500년전 (대략) 어느 중국 사람의 우주관에 우주 공간이 깜깜하고 Dark Matter 가 있다는 것을 알았나?
다음의 宇宙洪荒(우주홍황)은 우주는 넓고 거칠다. 넓은 것은 알겠는데 왜 거칠다고 느꼈을까? 다음 日月盈昃(일월영측)은 해와 달이 차고 기운다 라는 뜻인데 벌써 천자문에 잘 안 쓰는 글자 (벽자:僻字) 가 나오네요. 측은 기울측 자 인데 어려운 글자입니다.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화무(花無)는 십일홍(十日紅) 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權不十年 이라지요.
마지막으로 진수열장(辰宿列張) 이라 되어 있는데 이는 별진, 별자리수, 벌열, 베풀장 입니다. 별이 아닌 경우는 辰은 신이라 읽고(생신=생일) 宿은 잘숙 이라고 읽습니다. 宿을 보면 갓머리(집)아래 백(白) 사람(人)이 자는 형상으로 (여럿이 잔다)는 뜻으로 숙박(宿泊) 여인숙(旅人宿) 등의 말도 있고 또 밤이니 별자리라는 뜻도 있습니다. 자축인묘등 12때와 각항저방심미기등 28수는 별도 설명이 필요하나 생략합니다. 辰은 갑골문자로는 조개의 모양으로 조개 껍데기는 농기구 발달 이전 땅을 일구는 농기구이고 춘삼월에 하늘에 자리잡아 농사 때를 알려주는 전갈자리로서 “별”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다음의 列은 벌린다는 뜻인데 이는 상형문자의 앙상할 앙 자와 칼도 자로, 앙상한 뼈에 칼로 줄을 내어 불로 지지면 일정한 모습으로 갈라진다(벌려진다): 점술용. 다음 張은 활궁(弓)과 긴장(長) 으로 활을 길게 잡아 늘린다. 확장(擴張) 과장(誇張) 등에 쓰인다. 진수열장은 별과 별자리가 넓게 퍼져있다는 뜻이나, 나의 개인 생각으로는 별들이 퍼진다는 우주팽창 이라는 느낌을 쓴 것이라면 나만의 생각일까요?
이상이 천자문 제일 앞의 16글자에 대한 풀이입니다. 흔히 훈장님 앞에서 회초리 맞는 아이의 노래 생각 나세요?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박박 긁어서 너는 한그릇 나는 두그릇 누가 돼지냐 네가 돼지지 개미 똥 구먹.
천자문은 중국 남북조시대의 양무제 때의 학자 주흥사(周興嗣)에 의해 지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AD 470 -521 사람입니다. (삼국시대 종요가 이미 지었다 하나 이것은 二儀日月 로 시작합니다). 주흥사는 어떤 일로 양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죽게 되었을 때, 이를 용서받는 조건으로 왕희지의 행서체 글자 중 하루 밤 안에 4자씩 250구절의 시를 짓되 한 글자도 겹치면 안 되는 조건 이었습니다. 주흥사는 살아났으나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합니다 (白首文) (그가 머리가 좀 나빴으면, 머리카락 다 빠져서 대머리?) 내용이 운치 있고 겹치지 않아 교육용으로 쓰이던 것이지 처음부터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니, 처음 한자를 배우는 아이의 교육용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옛 부터 있었습니다. 또한 잘 안 쓰는 벽(僻)자가 많아 약 250자는 상용 한자에서 제외되어 750자만 보통 쓰이는 글자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석봉 글 체의 천자문(선조 어명)이 제일 많이 사용이 되고 또 뜻이 한글(옛)로 풀이되어 한글 연구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중국의 고사가 많아, 옛날 중국의 사건들(남북조 시대 까지)을 모르고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우리의 사정과는 다릅니다. 2018년 1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천자문 실물이 발견 되었다 하며 이제까지는 광주판 천자문(1575년 인쇄 일본 동경대 소장)이었고 고려시대 석각이 발견되고(500년 이상 더 올라감) 이것이 통일신라 시대 제작 가능성이 있어 연대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천자문의 맨끝 구절은 焉㢤乎也(언재호야)로 이것은 뜻이 없는 어조사(감탄사)로 주흥사가 마지막 한 구절이 생각 안날 때 귀신이 가르쳐 주었다고도 함.
상용자중 천자문에 없는 글자 숫자중 一,三,六,七 방향중 北 계절중 春 자연은 山이 없다고 합니다.
복잡하고 재미없는 이야기 죄송 합니다.
3.28.2018 陽光 최광택 |
2018.03.28 05:58
2018.03.28 06:24
That reminds me of 千字文 & 孟子 taught me by my dear mother in the Springtime of 1951,
during our temporary refuge living in the rural area of 유성면, 대전시.
I believe it was for couple months during which I also read 고전 삼국지 written in 언문.
It was a great time for me.
That's how I was the most learned student in our class.
Mother preferred 맹자 rather than 논어, since the former generated great discussions
by 맹자 against several regional Kings of 춘추시절
while the latter was simply anecdotal teachings by Confucius the lord.
2018.03.28 11:24
저는 다섯살 되던 1949년 6.25 전 봄-여름에 사랑채에서 할아버지께 무릎 꿇고 천자문을 배웠지요.
제가 이 싸이트에 2016 년 7 월 2 일 올린 "내가 겪은 6.25 "란 글 에 잠깐 mention-
(http://www.snuma.net/xe/index.php?mid=freeboard&page=48) post no.5802
종아리도 좀 맞았고, 울기도 했던 기억----
뜻도 모르고 "집우 집주 넓을홍 거칠황"--- "별진 별수 벌릴렬 --베풀장 "까지--
마지막 "언재호야" 책 떼던날 그 해방감???---읊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끝나고 나서는, 집안 친척들 다 모여서 떡하고 소위 "책례(冊禮)" 잔치를 크게 한 추억이 있읍니다.
전쟁나고-피난- 국민학교 입학 등 없었다면 아마도 저도 맹자나 명심보감 까지 시키 셨을런지
모르지요.
최선생; 재야에 고수(??)가 많다더니---
2018.03.28 16:11
제가 우주홍황 까지 아는 후배분이 있었다고 글에 썼는데 오늘 어느여성분이 또 거기까지
알고 계시었고. 조중행 선배님은 제가 늘 존경하고 부러워 했던 고교 대학 1년 선배답게
드디어 일월영측 진수열장까지 아는 무림의 알려진 고수이셨읍니다.
조선배님은 고교시에 영어클럽 영자신문반 또 의과대학 선배로서 제가 남들에게 말은
안했지만 항상 속으로 부러워 했어요.(제가 부러운 사람 세상에 몇 없어요.).
또 저의 의과대학 동기인 박숙 선생님의 부군이기도 하지요.
역시 항상 저보다 여러모로 한수 위이십니다. 영어 클럽 다닐때 케네디의 유명한 취임식 연설,
정부가 당신을위해 무었을 할까 바라지 말고 당신이 정부를 위해 무었을 할까 를 연구하라는
요지의 말을 매력적인 영어 목소리로 이야기 할때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됩니다. 멋있었어요.
역시 무림에는 고수위에 또 고수가 있고 알려진 고수가 재야의 고수보다 수가 높군요.
영단을 먹던 동굴에 들어가 면벽 수양을 하고 비급을 연구하던지.
하여간 한국에서 달아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최광택 드림
2018.03.28 12:49
Doc, you are welcome very much. I will be glad to do it anytime.
Why don't you make another modern realistic version of the "千字文",
so that we can all use it.
Just get rid of the unnecessary 250 and add more useful and current Chinese letters.
I've never enjoyed having my grandfather who might have taught me the Chinese letters.
By the time I was born, he passed away long ago.
During my younger days, I did try to conquer the "千字文" a few times
but was never serious enough to finish to the end.
Anyway, thanks for the interesting story.
For some unknown reason, it makes me nostalgic as it brings up the memories
in my early boyhood, a long long time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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