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0 05:16
정지용 : 춘설(春雪)
우수절(雨水節) 들어 새삼스레 눈이 덮인 멧부리와 얼음 금 가고 바람 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 미나리 파릇한 새 순 돋고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집필 의도 및 감상 2월 초순에 ‘입춘’이 오고 ‘우수’, ‘경칩’의 절기가 와도 여전히 겨울의 남은 맵고 추운 날이 2월 한 달 동안 계속된다. 겨울과 봄의 두 계절이 서로 세력 다툼을 하느라고 서로 밀고 당기는 환절기를 절묘하게 표현한 시가 정지용의 <춘설>이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서 문을 여니 밤 사이에 때 아닌 눈이 와 먼 산봉우리가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다. 겨울이 봄의 세력을 물리치고 잠시 승리를 거둔 듯 이마가 시렵게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은 심정적으로 느낀 것이지 실제로 겨울 추위를 다시 느낀 것은 아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았을 뿐 생명의 계절인 봄은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이다. 미나리 새순이 돋고 겨우내 꼼짝 하지 않던 고기들도 입을 오물거리는 봄이 움직이는 계절에 때 아닌 봄눈이 더욱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정지용의 시에는 감각적 표현이 두드러지는데 특히 이 시에는 뛰어난 감각적 표현들이 계절에 대한 현실감과 실재감을 느끼게 한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인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의 역설적 표현을 통해 다가오는 봄에 대한 설레는 심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기본 이해 항목 주제 : 이른 봄에 내린 ‘춘설’에 대한 감각적 느낌. 시어 및 구절 풀이 문 열자 선뜻 ㅡ 아침에 문을 여는 순간, 밤 사이에 생각지도 않은 봄눈이 내린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그 놀라움은 아지랑이가 아롱거리고 꽃들이 피어날 계절에 때 아닌 겨울이 역류하고 있다는 놀라움이다. 먼 산이 이마에 차라 ㅡ 촉각적 심상의 표현으로, 철 아닌 눈에 덮인 산은 눈으로 보는 시각적 인식의 산이 아니라 이마에 와 닿는 촉각으로 인식한 산이다. 우수절(雨水節) ㅡ 24절기의 하나로, ‘입춘’과 ‘경칩(驚蟄)’ 사이에 있는 2월 19일 경. 우수절 들어 / 바로 초하루 아침 ㅡ 이 시에 내린 눈이 ‘춘설(春雪)’이라는 계절적 배경의 근거가 된다. 새삼스레 ㅡ ‘봄’이란 시간 속에서 ‘겨울’이란 시간을 환기시켜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시어들은 ‘철 아닌’, ‘도로’ 등이 있다. 멧부리 ㅡ 산등성이나 산봉우리의 가장 높은 꼭대기. 서늘옵고 ㅡ 서느렇고. 이마받이 ㅡ 이마로 부딪는 짓. 새삼스레 ~ 이마받이하다 ㅡ 시적 자아와 산과의 거리가 소멸되어 있다. 그러므로 앞의 ‘이마에 차라’와 ‘서늘옵고’의 촉각적 심상은 외적으로 느낀 것이 아니라, 시적 자아의 내적인 감각으로 느낀 차가움이 된다. 여기에서 겨울과는 다른 봄의 미세한 생동감을 감촉할 수 있다. 얼음 금 가고 바람 / 새로 따르거니 ㅡ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오고 있다는 계절의 변화 과정을 시적 자아는 날카롭게 관찰하고 있다. ‘봄’은 겨우내 눈 덮인 멧부리에, 얼음장 틈 사이에 숨어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롭어라 ㅡ 바람에 흔들리는 옷고름[1930년대에는 남자들도 집에서 한복을 입고 있었다.]에서 꽃 피는 봄을 느끼는 상상에 의한 후각적 심상의 표현이다. 웅숭거리고 ㅡ 궁상스럽게 몸을 웅그리고. 웅숭거리고 ~ 꿈 같기에 설어라 ㅡ 모든 생명들이 그 끔찍한 겨울을 견디고 다시 봄을 맞이하여 생명을 되찾게 된 현재 입장에서 그 사이에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니 서럽다는 것. 아니기던 ㅡ 아니하던. 미나리 파릇한 ~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ㅡ 다시 생명을 찾은 만물이 움직이는 봄의 생동감을 작은 생명체의 움직임과 변화에서 찾고 있다.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 ㅡ 춘설. 핫옷 ㅡ 솜을 두어서 지은 옷.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ㅡ 이미 봄이 왔다는 역설적 표현이다. Composed by SNUMA WM - March 10,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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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鄭芝溶, 음력 1902년 5월 15일/양력 1902년 6월 20일 ~ 1950년 9월 25일)은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이다. 아호는 지용(池龍)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납북 여부와 사인이 모호하여 한때 이름이 '정X용'으로 표기[1]되고 그의 시가 금기시 되었으나, 1988년 해금되어 국어 교과서에도 그의 시 향수가 수록되었다.
생애· <홍춘>등 3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
1902(1세) 5월15일(음력) 충북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40번지에서 정태국과 정미하의 장남으로 태어남.
1910(9세) 옥천공립보통학교(현재 죽향초등학교)에 들어감.
1913(12세) 동갑인 송재숙과 결혼
1914(13세) 옥천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함.
1918(17세)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함. 학교성적은 우수하고 집안이 어려워서 교비생(校費生)으로 학교를 다녔음.
1922(21세)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함.마포 하류 현석리에서 첫 시작품인<풍랑몽>을 씀.
1923(22세) 일본 교토(京都)의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과에 입학함.
1924(23세) 시 <석류> · <민요풍 시편>을 씀.
1925(24세) <새빨간 기관차>· <바다>등을 씀.
1926(25세) <<학조>>창간호에 <카페 프란스>등 9편의 시, <<신민>>· <,문에시대>>에
1927(26세) <뻣나무 열매>· <갈매기>등 7편의 시를 교토와 옥천을 오가며 씀.<신민>>· <<문에시대>>· <<조선지광>>· <<청소년>>· <<학조>>지에 <갑판우>· <향수>등 30여편의 시를 발표함.
1928(27세) 장남 구관 출생(음력 2월)<<동지사문학>>3호에 일어시(日語詩)<馬1· 2>를 발표함.
1929(28세) 도시샤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귀국함. 12월에 시 <유리창>을 씀.
1950(49세) 6ㆍ25전쟁이 일어나자 정치보위부로 끌려가 구금됨. 정인택, 김기림. 박영희 등과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되었다가 평양감옥으로 이감. 이광수, 계광순 등 33인이 함께 수용 되었다가 폭사 당한 것으로 추정
출처
http://jiyong.kr/index.html(정지용 문학관)
작품 경향
시인 정지용은 초기엔 모더니즘과 종교적(로마 가톨릭) 경향의 시를 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보다는 널리 알려진 작품 <향수>에서 보이듯이 후기엔 서정적이고 한국의 토속적인 이미지즘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그만의 시 세계를 평가 받고 있으며 전통지향적 자연시 혹은 산수시라 일컫는다.
작품
〈향수(鄕愁)〉
〈유리창1〉
〈바다9〉
〈비〉
〈장수산(長壽山)〉
소설 〈삼인(三人)〉
기타
그의 대표 작품 중 향수는 1995년에 통기타 가수인 이동원과 박인수 서울대학교 교수가 듀엣으로 곡을 붙여 불렀으며, 이 노래는 앨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에 실렸다.
강원룡은 훗날 회고에서 그가 김구의 지지자라고 했다. 동시에 그가 여운형의 지지자이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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