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欲知島) 가을이면 나는 시퍼런 고등어 되어 욕지도 간다. 거기 돌담에 하얗게 덮힌 박꽃 아가씨 보러 욕지도 간다. 거기 바람과 몸 섞고 얼굴 붉히는 동백꽃 아가씨 보러 욕지도 간다. 파도가 그리움 난도질하는 섬 호롱불이 별처럼 외로운 섬 그 고요한 바람소리만 들어도 우리가 도시 뒷골목에 두고 온 그 시시한 된장같은 일상 잊어먹고 은쟁반 바다가 올린 소라처럼 싱싱한 욕지도 완전 자연산 욕지도에 반해 섬 자체가 술안주깜이구나 싶어 가을이면 나는 시퍼런 고등어 되어 등지느라미 칼날같이 세우고 욕지도 간다. |
2012.09.24 03:05
2012.09.24 10:47
2012.09.24 13:07
등지느러미 칼날같이 세우고 찾아가는 고등어를 맞이하는
박꽃 아가씨, 동백꽃 아가씨, 화이팅! 서로 질투일랑 하지 말고.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그날이 그날로 덤덤한데
정신끼 나는 시 한수에 눈이 훤하게 뜨이며 오관이 다시 맑아집니다.
서울의대 '57년도 졸업 저희 동기들이 10월 27일, 욕지도 여행을 한답니다.
join 하고 싶은데 이것저것 여건으로 불참될 것 같네요. 아쉽습니다.
올리신 사진 앞에 놓고 저의 집에서 소주 한잔 들이켜야지요. 된장찌게는 멀리 치워놓고.
김창현 선생님, 맑은 글들을 자주 올려주시어 메마른 정서가 풍요로워집니다.
감사드립니다.
2012.09.24 13:38
2012.09.24 14:21
2012.09.24 16:06
Capri 섬을 몇년전에 가 봤는데, 욕지도만큼은 못할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은 욕지도에 가 본적 없지만 사진만 봐도 짐작이 갑니다.
사실 욕지도 조차 사람들이 이렇게 복잡거리다 보면 몇년후에는 Capri 섬같이 되겠지요. ㅎ, ㅎ, ㅎ.
그게 다 그런것입니다. ㅉ, ㅉ, ㅉ.
2012.09.24 20:56
2012.09.25 01:25
2012.09.25 01:57
2012.09.25 11:55
2012.09.26 19:56
2012.09.26 23:43
욕지도는 김성우씨의 "돌아가는 배" 에 나오는 그의 고향 아닙니까?
보통 책을 읽지 않는데, 이 책은 book review를 쓰기위해 할수없이 읽었지요.
명문이라고 사람들의 서평과 칭찬이 자자했는데, 본인에게는 그저 그렇더군요.
“나는 돌아가리라. 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리라. 출항의 항로를 따라 귀항하리라.
젊은 시절 수천 개의 돛대를 세우고 배를 띄운 그 항구에
늙어 구명보트에 구조되어 남몰래 닿더라도 귀항하리라”
이 책에서 김성우씨가 자기의 일생을 상당히 미화 시켯는데,
글쎄... 본인 보기에는 별로 미화될 건덕지가 없어서 실망한 기억이 있읍니다.
그게 바로 욕지도... 김성우씨의 마음의 고향. 우리가 모두 맘속에 하나씩 지니고 있는것.
PS: 그런데 webpage의 사진이 뜨지 않어서 Internet 에서 욕지도 사진을 찾아보니,
아주 번창하고 부유한 Resort Island 인 모양입니다.
김성우씨의 글에 나오는 욕지도는 그보다는 아주 조용하고 가난했던 섬인데... 물론 몇십년전 얘기지만...
혹시 서로 다른 섬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