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일요일 아침을 맞는다.
나의 하루에 일어 나는 일들이
무엇이던간에 상관없이
묵묵히 늙어가는 이 몸둥이를 살펴본다.
그리고 묵묵히 매순간 뛰고있는
나의 심장을 의식 해본다.

묵묵히
이지구를 내려다보던
어제밤 유난히 컸을  둥근 달을 생각 해본다.
인간을 창조 하고
수천년, 수만년,
묵묵히 내려다 보시는 신을 생각해본다.

묵묵히
일요일 새벽녁에
기도하는 저 수녀들, 저 신부들을 생각해본다.
오늘 일요일
교회마다 성스러히 받들어논 십자가의 예수
수없는 찬송가와 온갖가지 설교들에 아랑곳없이
묵묵히 내려다 보시는
그분의 河海같은 마음을 헤아려 보려한다.

오늘같이 초록으로 풍성한 여름날에도
지난겨울의 그 음침한 날들의 기도속에서도
화창한 봄날의 꽃동산에서도
빛나는 가을 단풍들의 산 골짜기에서도
그분으로 가는 길은
오직 묵묵할 뿐이로다.

오늘 일요일
묵묵히 맞는 이 성스러운 하루
이 세상의 귀 아픈 시끄러움,
인간들의 이해못할 千方地軸의 어리석은 행동들
아랑곳없이,
오직 그분으로 가는 길만을,

오직 내가 순례하는 이지구, 저 달과 별들의 이 우주,
이 내가 삽십여년간 사는 이곳,
저 나무들, 저 앞뜰 뒷뜰의 꽃들,
나를 키워준 부모님, 조부모님,
내가 사랑하는 형제자매,
내 아내, 내 자식들, 손주들,
나를 도와주고, 격려해 준
친구들, 은인들,
오, 일일이 기억할수없는
그 많은 내가 케어하는 사람들, 인간들,
이 모든것이
얼마나 성스러운 그분의 선물들인가를,

오직
오직
묵묵히 생각해본다.
묵묵히 감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