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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어느 사진 출사 때 있었던 일

2012.04.10 03:59

이기우*71문리대 Views: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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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진 출사 때 있었던 일

많은 사람들이 같이 몰려 다니며 사진들을 찍기도 하지만 나는 거의가 홀로 길을 나선다. 때문에 어려움도 있지만 홀로 갖게 되는 그 시간의 소중함도 있고 사진을 구상하고 집중 하는데 적합하기에 선호한다.

이날도 새벽에 일어나 버지니아의 쉐난도어로 향하였다. 한참을 어둠을 헤치고 하이웨이를 달려서 일단 쉐난도어에 도착하면 다시금 꼬불 꼬불한 산길을 올라가고 내려가고 하며 차를 몰아야 한다. 어느 분이 길에서 블랙 곰을 만났다 하니 어느 다른 분도 곰을 만나러 쉐난도어에 가서 하루종일 왔다 갔다 하였으나 한마리도 못 보았다고 투덜대는 것을 보았다. 난 그런 행운은 바라지 않고 그저 하늘에 구름이 멋 있게 있기를 바라고, 아니면 산 속에 안개나 깊숙히 박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디나 다 그렇겠지만, 이 곳 미국에서 오래 살아 온 나는, 운전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길에 적절하게 길의 사정, 위험도를 알리는 표시판이 꽤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날도 이 꼬불 꼬불한 산길을 달리는데, 길에 "이곳에서는 사고가 많이 난다"고 하는 표시판을 보고 이런 표시판도? 하며 심하게 꼬불거리는 산길을 조심하며 내려가고 있었다.



거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는 꼬불모퉁이를 돌아서고는 나는 급히 차를 세웠다. 나의 눈 앞에 보이는 광경은 너무도 참혹한 광경이었다. 우선 마이크로 버스사이즈의 차가 90도로 운전석쪽이 땅으로 넘어져 있었다. 산산조각이 난 유리창의 파편이 길을 온통 덮고 있었고, 여행가방들이 차 밖으로 나와 있었고, 중국계 같아보이는 가족 6명이 길가에 앉아서 어느 여자노인의 머리에 난 피를 닦고 있으며 젊은 남자도 이마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자동차의 라이선스를 보니 오하이오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가족 여행중에 졸았는지, 아니면 속도를 냈던지, 차의 속도가 경사진 길의 꼬불한 모퉁이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게 분명하다.



우선 나의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들에게 다가가서 이것 저것 도움을 주고, 급히 911을 걸었다. 내가 누구라는 것을 밝히고, 이곳 쉐난도어의 장소를 적당히 알리는데.. 911에서 이미 나의 전화로 내가 누구라는 것과 정확히 어디에서 전화를 거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에 놀라기도 하였지만, 급한대로 이 곳의 상황을 설명하였다. 거의 동시에 그 쪽에서 구급차와 소방차를 보냈다고 하면서 고맙다고 하였다. 나도 그들에게 고맙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마치고 돌아보니 내 차 뒤에 벌써 차들이 6,7대가 즐비하게 정지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나와서 사고로 다친 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다. 두 노 부부가 아들 며느리, 그리고 딸 하고 다른 아들과 여행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차가 옆으로 넘어져서 운전하던 여자와 아들이 나오지 못하여 뒤 유리창을 부수고 나왔다 한다. 차는 이제 토탈이니 그 경황중에도 차 속에서 여행가방들을 꺼내 놓았던 것이고. 그나마 그정도니 다행이겠지만.. 그래도 이마, 머리들을 다쳤으니..



여러사람들이 도와주고 있고, 나는 크게 도움도 되지 않고 하여 길에 즐비한 유리조각들을 살살 밟으며 차를 몰아서 그곳을 떠났다. 한 7,8분을 달리는데, 반대편에서 구급차와 소방차 한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을 구조 하러 가는 차들이었다. 사고당한 사람들이 생명의 위험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24시간 교대하며 일하는 경찰들과 소방대원들.. 많은 사람들이 자원 봉사자들이다. 자원 봉사자들도 충분한 교육을 받고 일에 임한다. 사람의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가 사실 미국사회다. 사람 하나의 생명, 아니 위험에 처한 개의 생명을 건지기 위하여 많은 돈과 인력을 소모한 사례를 본다.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정직함을 요구하기에 세금보고도 각자가 하게 된다. 이제 며칠 있으면 2011년도의 세금보고를 해야하는 날이 온다. 가끔 한국인들이 특히 사업을 하는 분들이 현찰로 거래를 하고 세금 보고를 하지 않는 사례가 너무도 현저하기에 마음이 불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업하는 한국인들이 집에 현찰을 많이 가지고 있기에 한국인들의 집에 도둑이 드는 예도 상당히 많다. 한국인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에 수원 여자 토막 살인의 기사를 읽다가 작년 가을에 있었던 쉐난도어에서의 사고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세금보고까지로도 마음이 가버렸다.



작년에 쉐난도어에서 찍었던 사진 몇장을 위에 올렸고, 요 며칠전에 이곳 가까이에 있는 Great Falls Park의 모습 두장은 아래에 올렸습니다.


해가 진 저녁에 Great Blue Heron=왜가리가 25초간 장노출하는 동안 움직이지 않고
저녁 거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부서지는 폭포가
마치 산 골짜기에 흰눈으로 덮혀 있는 듯한 착각을 갖게 하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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