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 인 가만히 손꼽아 헤어 보니 내가 이 그림을 그린지도 벌써 반세기가 지났다. 마치 타임캡슐을 열어 보는 기분이다. 인생은 따뜻한 봄날 졸다가 잠깐 꾼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던가. 문틈사이로 흰망아지가 뛰어가는것을 언뜻 본것 같다고도 하였던가. 반백년이 정말로 눈 깜작할 사이의 일이었다. 시간이 화살보다도 빠르다. 다섯살 미만의 올망졸망한 4남매를 데리고, 도약을위한 모든 필요충분 조건이 갖추어진 상황에서 그야말로 모든것을 다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왔다. 경주말처럼 옆눈가리개를 쓰고 앞만 보고 달렸다. 강남은 생전 처음보는 도시였다. 미국이나 유럽의 어느 대도시나 다를바가 없었다. 이곳이 서울인가? 마치 신기루를 보는것 같았다. 다만 거리거리마다 하나같이 같은 피부색, 검은머리, 검은눈을한 나와 똑같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는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호기심에 내가 어릴때 살던 돈암동집을 찾아갔다. 강북은 그런대로 옛날 건물도 더러 그대로 있고 하여 내가 살던집을 어렵지않게 찾을수 있었다. 다만 내가 살던집, 내가 뛰놀던 골목길들이 내 머리속에 찍혀져 있던 사진보다 1/3정도로 축소되어 있는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인간의 착각이란 참으로 간사한 것이다. 택시기사는 몇마디 말이 오가고 나서는 “미국에서 오셨군요” 하고 금방 알아본다. 나는 틀림없이 표준 한국말을 한다고 자부하는데 내가 쓰는 말은 40년전 말이요 무언가 다른데가 있는 모양이다. 산천도 변하듯 말도 변한다. 젊은 사람들, 특히 젊은 여자들의 말은 억양부터 많이 달라졌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도 꽤 있다. 미국에서 들어보지도 못한 한국제 영어단어들도 많다. 여러가지 생활습성도 많이 달라졌다. 나는 이제 진짜 한국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한국사람들은 미국 교민들을 같은 한국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국 비데오나 영화를 보면 흔히 미국교민들을 현실도피자, 도망자, 파렴치한, 사기꾼등으로 묘사하고있다. 심지어는 비아냥거리고 배타적인경우도 있다. 여기서도 나는 이방인이다. 나는 미국사람들은 한국사람이라하고, 한국사람들은 미국사람이라 하는 영원한 이방인인가? 시카고에서 노 영일 올림.. |
2011.11.24 22:48
2011.11.24 23:38
1. When I was in charge of Korean-American Youth Foundation,
we held Essay Contest for scholarship. One boy wrote about his
trip to Korea with his brother. When they saw variety of electronic
games through department store window, they exclaimed "Wow"
in English.
One lady who was passing by shouted to them, "Go back to your
country". After he heard that, he concluded he would not visit
Korea any more.
2. Mr. Sung Kim(1960-), new US Ambassador to Korea called
his motherland as his "First Love". He came to USA at his age
of 13.
PS; I shall never forget, never forgive what the lady said to
two brothers. Also, I am interested in what Mr. Kim might
say at the end of his career as an Ambassador.
2011.11.25 01:59
우리는 내 조국이 한국인지 미국인지 혼동되는 ambivalent identity를 가진 lost generation인것 같습니다.
우리의 좌표를 정확히 찾고 우리의 후대가 망서림 없이 확실히 뿌리를 내릴수 있게하는것이 과제일것 같습니다.
누구 말대로 바람이 부니 나무가지가 흔들리는가요, 나무가지가 흔들리니 바람이 부는건가요 하고 마음 편히
사는것도 한 방법이겠읍니다만...
2011.11.25 05:13
노영일 님;
미국이나 한국 사회에서는 비록 이방인일지 모르지만 (본인도 그렇게 가끔 느끼지요),
여기 우리 website에서는 이방인이 아니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
Rest assured that your good self is no foreigner here.
Maybe, this website may be the only community where you and I are not foreigners.
Shall we just laugh about it? ㅎ, ㅎ, ㅎ....
Sometime ago, for some mysterious reason,
our fate have been determined, accepted or forced, sealed, and finished.
The last nail had been hammered in without a ceremony even before we knew it.
So, be it, as it se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