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4 14:39
삼천포서 승용차로 남해 앵강만까지 한 40분 걸린다. 서포 김만중이 귀양살이한 노도가 빤히 보이는 앵강만에 그들은 팬션을 지어놓고 산다. 차에서 내려 봉선화꽃 구경부터 했다. 작은 감나무도 감이 조롱조롱 열렸고 작은 모과나무도 모과가 주렁주렁 사진 좌측이 이 집 안주인 이인성시인. 하루는 바로 발 밑의 바다에 내려가 해삼 50마릴 잡은 적도 있다고 한다. 에고 부러바라. 저녁 반찬감인 미역 파래는 바구리만 들고나가면 한가득이고, 성게 멍게.... 공직 은퇴한 남편 년금에다 의사 아들 두었으니, 노년에 할 일은 야생화 키우는 일. 시 쓸 일 밖에 없다. 가운데가 화가 조문래. 망원경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집 아래 방파제에 낚시 자리가 누가 있나보고, 자리 나면 가서 감성돔을 낚는다고 한다. 바로 며칠 전에도 세마리 올려 파둥파둥 싱싱한 회를 뜨고 부인과...한잔 했다고 한다. 감 대추 무화과 호두 모과 보리수가 익으면 놀러온 손자들이 그리 좋아한다고 한다. 발밑에 아주 쬐그만 몽돌 해수욕장이 있어 그 집 손자들 맨발로 데리고 다닌단다. 그 귀한 미니 해수욕장 하나가 완전히 자가용이었다. 지도에 마크 해놓은 것은 다녀온 해외 여행지들이다. 아메리카 쪽도 수십개 마크 해놓았다. '이 사람아 이 천국같은 자네집 경치 두고 뭔다고 그리 밖으로 쏴다녀?' 내가 묻자, '사실 다녀와보면 여기 보다 좋은 곳도 별로 없더라.' 는 대답이다. 사실 조사장집과 근처 다랭이마을 바다 풍경은 나폴리 보다 아름답다. 그렇게 깨끗하고 곱다. 조문래 이정수는 즉석에서 두 집이 같이 아프리카 여행 갈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구라파 미국 호주 다 다녀본 후에도 심이 않찬 사람이 가는 곳이다. 참 걱정없는 백성들이다. 젊을 때 그림을 그린 이정수 장군과 고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린 조사장이 잘 만났다. '색감이 참 좋구나.' 둘이 마루바닥에 그림들을 늘어놓고 한참 열을 올린다. 그러나 다음 친구가 전화를 하면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 차 한잔 하고 떠나려니 조사장이 오직 섭섭하겠나? 몇번이고 섭섭하단 소릴 반복한다. 마치 자기 그림 속 꽃 속에 앉아 누굴 기다리는 새 같다. |
그 동안 열심히 각자 노력하고, 또 세상 그 자체도 많이 좋아졌으니
많은 옛 친구들도 잘 살고있는것 같군요.
한국은 조그만 땅이라 이렇게 나들이 다니기가 쉽겠군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