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9 21:51
에즈라 파운드는 미군에 의해 미국으로 강제 송환된 다음 민간인을 위한 국립정신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워싱턴 근처의 세인트 엘리자베스 병원에 입원했다. (레이건 저격범인 힝클리가 30년이나 지나도 아직도 입원해 있는 곳이 바로 이 병원이다.) 처음에는 흉악 범죄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위험병동에 입원했다. 여기서 그는 살인범 몇 명을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어도 그 상황은 일반인들이 견디기 힘든 분위기였다. 그는 입원 생활이 힘들 때마다 노년을 핑계대거나 미친 행동을 보여 사역의무를 피했다. 여러 사람들은 그가 정신병을 가장한 꾀병 환자라고 비난했다. e.e. 커밍스나 테네시 윌리엄스가 그를 만나려고 주중에 이 정신병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파운드는 그 사이 교도소 학교에 등교해야 했기 때문에 면회를 할 수 없어서 크게 실망했다. 그래도 헤밍웨이, 엘리엇, 테네시 윌리엄스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는 정기적으로 그와 서신 왕래를 했다. 그는 사형까지 가능한 반역죄로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재판부에게 피고인의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정신과 의사들이 그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제출한 소견서에는 “정도가 지나쳐 과장된 생각이 망상으로 발전했고 행동이 넘쳐 말이 빠르고 표현하려던 목적이 쉽게 바뀐다. 우리들의 소견으로는 오래 동안 비정상적이었던 그의 성격이 늙어가면서 더 심화된 결과 지금은 편집 상태에 이르렀다. 정상적으로 자기 변호인과 상의하거나 이성적으로나 지적으로 자신을 변호할 능력을 상실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감옥 대신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는 힝클리와 마찬가지로 일생 병원에서 지나면서 여생을 마치라는 의미였다. 대신 단죄는 피할 수 있었다. 정신과 입장에서 보면 '과대망상으로 인한 망상장애'(Delusional disorder with megalomania)에 해당한다. 당시 기준으로 본다면 일생을 통해 보인 행적을 그려해 가장 가까운 결론일 것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그가 노회하고 명석한 머리를 굴려 정신병을 가장한 꾀병환자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한편 캐터린 앤 포터 같은 작가는 “정신병 유무를 떠나서 에즈라 파운드는 모든 작가들 중 자기주장이 가장 뚜렷했으며 남들의 안위를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하는 비이기적인 인간이라고 했다. 단지 미국 헌법에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마음껏 구사한 나머지 많은 친구를 잃고 사방에 많은 적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그를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의견을 보였다. 인간적으로나 문학적으로도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던 로버트 프로스트, 어네스트 헤밍웨이, W. H. 오든, 칼 샌드버그, T. S. 엘리엇 같은 작가들의 청원에 의해 12년의 병원생활 후 감형되어 1958년 72세에 퇴원했다. 그는 곧바로 이탈리아로 돌아가 여생을 보냈다. 1967년 당시 명성을 날리던 비트 족 미국 시인 앨런 긴즈버그(이 시인은 이름이 말하듯 유태인이다)를 만났을 때 에즈라 파운드는 “그 바보 같은 시절, 중산층이 갖고 있던 반유태주의”를 단순하게 맹신했던 과거를 사죄했다. 현대 정신과 진단 경향으로 볼 때 필지는 이 시인의 질환의 정체는 "꾀병"이 아이었을까 하는 편으로 기운다. 1972년 91세의 나이로 베니스에서 사망했다. 그곳은 그가 젊어서 미국을 떠나 유럽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밟은 땅이었다. |
No. | Subject | Date | Author | Last Update | Views |
---|---|---|---|---|---|
Notice | How to write your comments onto a webpage [2] | 2016.07.06 | 운영자 | 2016.11.20 | 18194 |
Notice | How to Upload Pictures in webpages | 2016.07.06 | 운영자 | 2018.10.19 | 32351 |
Notice | How to use Rich Text Editor [3] | 2016.06.28 | 운영자 | 2018.10.19 | 5929 |
Notice | How to Write a Webpage | 2016.06.28 | 운영자 | 2020.12.23 | 43842 |
1764 | Ah! Sunflower - William Blake [2] | 2011.07.10 | 이기우*71문리대 | 2011.07.10 | 6881 |
1763 | [詩] 시간 [12] | 2011.07.10 | 서윤석*68 | 2011.07.10 | 5595 |
1762 | 천재 시인 에즈라 파운드 | 2011.07.09 | 정유석*64 | 2011.07.09 | 6926 |
1761 | 에즈라 파운드의 중국 시 | 2011.07.09 | 정유석*64 | 2011.07.09 | 6264 |
1760 | 에즈라 파운드의 파리 시절 | 2011.07.09 | 정유석*64 | 2011.07.09 | 6614 |
1759 | 에즈라 파운드와 파시즘 | 2011.07.09 | 정유석*64 | 2011.07.09 | 6327 |
1758 | 반역 시인 에즈라 파운드 | 2011.07.09 | 정유석*64 | 2011.07.09 | 6910 |
» | 에즈라 파운드의 정신병 [2] | 2011.07.09 | 정유석*64 | 2011.07.09 | 5590 |
1756 | [Medical Column] 5. 부정맥의 이해 | 2011.07.08 | 이종구*57 | 2011.07.08 | 4950 |
1755 | Queen Victoria Water Lily (1) [7] | 2011.07.08 | 이기우*71문리대 | 2011.07.08 | 6637 |
1754 | Scandinavia IV;Geiranger Fjord - Lillehammer [9] | 2011.07.08 | 조승자#65 | 2011.07.08 | 5849 |
1753 | [연속 단편] 죽음 앞의 삶 - 전지은 (5) | 2011.07.07 | 전지은#76 | 2011.07.07 | 5416 |
1752 | Independence Day 를 보내며... [3] | 2011.07.06 | 운영자 | 2011.07.06 | 6115 |
1751 | 청포도 / 이육사 [6] | 2011.07.06 | Chomee#65 | 2011.07.06 | 5318 |
1750 | Pyungchang Winter Olympic 2018 [12] | 2011.07.06 | 민경탁*65 | 2011.07.06 | 8508 |
1749 | 서울역에서 내려라... [2] | 2011.07.06 | 이기우*71문리대 | 2011.07.06 | 5243 |
1748 | 김헌수 이야기 | 2011.07.06 | 김창현#70 | 2011.07.06 | 5990 |
1747 | 중년기 치매 1 | 2011.07.03 | 정유석*64 | 2011.07.03 | 6942 |
1746 | 중년기 치매 2 [1] | 2011.07.03 | 정유석*64 | 2011.07.03 | 6233 |
1745 | [Medical Column] 4. 심근경색증-3 | 2011.07.02 | 이종구*57 | 2011.07.02 | 4967 |
정선배님.
1.
구구절절 잘일고 갑니다. 이차대전 전까지 미국 지식인들의 추세를 짐작하는데 도움이 됨니다.
제가 뮨현에 묵으면서 안 사실은 이차대전 전까지 정치경제의 여러 가지학설들이 모두 실험을 거치지 않은 이론에 불구햇다는 사실이엇지요. 인간이 모여서 사는데 어덯한 채제가 제일 우리 본성에 맞고 합리적인지는 앞으로 계속 trial & error 로
배우고 발전시켜가는 수 밖에,..
지금의 그리스 경제 사정, 최근 미국의 경제 대란이 민주주의, 자본 주의 약점들을 계속 부각시켜나가지 않나 합니다.
현재같은 자본 주의 민주주의 속에서, 두뇌가 평균이하로 태어나면, 날때부터 불이익을 감수해야하고, 많은 나라에서 사회복지 제도가 엉망이라 인구의 극소수가 부를 점하고, 중우정치 내지는 돈있는 층이 주무럭거리는 합법적인
exploitive system 이 유지되든지 총칼 잡은 군대집단이 군주정치를 대치해가고있지 않나 합니다.
2.
금년 학회에 가서 정신가의사 ( 피아니스트) 가 말년을 자살 소동도 하고,독일 정신 병원에서 보낸 슈만의 일생 얘기를 들엇읍니다.
3.
뵌지가 4-5 년 되는것 같은데, 어덯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가깝게 살면서, 연락 못한 이유는 제가 Fresno 근처 감옥에서 통근하며 4 년간 일하느라고 Bay area에 있는 시간이 적어서 그런 겁니다. 이달 말로 해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