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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연재수필] "앙가르쳐주우~지.."

2011.03.18 09:08

이기우*71문리대 Views:6877


모모짱님의 연재수필 <자아를 찾아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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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마음.

장가간 아들을 아직도 자기 아들로 아는 엄마는 미친 거시기에 속한다는 말이 있다.
얼마전 의사 아들을 장가 보낸 친구가 있다.
의사 아들을 장가보내면서도 조금도 잘난체 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우리는 친구를 많이 칭찬했었다.

그 친구가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었단다.
"아침은 뭘 먹여서 출근시켰니.."
며느리 대답이 걸작이었다.
"어머니..뭐든 먹여서 보낼테니까 아무 걱정 마셔요.."

시어머니가 영리한 며느리에게 한방 먹은 셈이다.
우리네 시어머니는 아들이 뭘 얻어먹고 다니는지 그것이 가장 궁금하다.
아직도 자기 아들로 착각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또 한친구..
딸을 시집 보냈다.
우리는 친구의 귀여운 사위 이야기를 들었다.

딸 부부가 저녁으로 피자를 시켜서 먹은 후에 친정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단다.
"저녁은 먹었니.."
전화를 받은 친구의 사위..
"네.."
"뭘 먹었니?"
"국 끓여줘서 먹었어요."
거짓말을 한것이다.
"무슨 국인데?"

거기에 대답이 또한 걸작이었다.
"앙가르쳐주우~지.."
친구의 사위의 재치에 우리는 하하 웃었다.

시어머니가 된 친구의 이야기와 장모가 된 친구의 이야기에
우리는 재미있어하면서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각자 반성도 한다.
그래..신경 꺼야된다구..
걔들도 얼마나 부담스럽겠어..
다 즈이들이 알아서 잘 할텐데머...

어느집이나 시어머니는 아들이 뭘 얻어먹었는가가 참으로 궁금하다.

우리 아들은 내게 우리집에 전화 좀 그만 하라고 말했다.
강력한 처방전이다.
전화기만 보면 아들네 전화를 하고 싶어지는 나의 병을 아들이
지적을 한것이다.

얘들이 먹을것이 있을까..
얘들이 뭘 먹었을까..
이것 좀 갖다줄까..
애들이 좋아할텐데..
이런 증세는 고치기 힘이 드는 병이다.
아이들은 그저 내버려만 두면 고마워할것이라는 사실을 시어머니는
자꾸 잊어버린다.

이 병을 고치는데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
요즘은 아들의 처방이 직효가 되었는지
아들네가 무엇을 먹는지 궁금해하지 않고 있다.
아니지..
궁금해하지 않기로 한것이지...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이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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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을 두고 어제는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
차를 내가 가지고 나가면 연습장에도 못간다고 불평하는 사람때문에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탔다.

윈제과에 모인 친구들은 내게 많은 조언을 해준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나갈것인가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야 네 남편을 알고 있는 처지니까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시앗을 읽은 제삼자들은
네가 남편을 절대 나쁘게 표현한것은 아니라고 하던걸..
명품 남편이라는것을 은근히
나타내고 있다고 멋진 남자인가보다고 말하던데
왜 너희 남편이 화를 내냔 말이야.'
그 말에 모두 웃었다.
'그러게..남편의 능력을 자랑했구먼..'
'앞에서만 긁지 말고 뒤에서 조용히 만나면 된다구 그래.'
'인정을 해주었다고 앞에서 그렇게 심한 행동을 했으니 참는데 한계가 온거라고말해.'
'약하게 굴지마..그러면 진짜루 네가 잘못했다고 반성을 하는줄 알라..
그러면 더 짓밟을거야.'

mbc에서 전화가 왔다.
아침프로에 모자이크 처리 해줄테니까 출연해달란다.
모자이크...
그것처럼 웃기는 장면이 없다고 생각해온 나로서는 받아들일수가 없다.
"왜요..."
의아해 한다.

당당하게 얼굴을 내놓을수 없을바에는 나가지 않는다는 내 생각이다.
흥미롭겠지...

돌아오니 그는 여전히 이불을 쓰고 누워 있다.
종일 그렇게 누워 있었나보다.
입이 다시 얼어 붙어있다.

그녀와는 싸운것일까..
며칠째 가지 않고 있다.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당황하고 있을테지..
그녀도 안되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화를 그에게 쏟아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시달리고 형제들에게 시달리고 있을것이다.

"저녁은요..."
"당신은..."
"먹지뭐.."
"나도 그러지..."

간단한 대화가 오고 간다.
침묵속에서 마주 앉아서 저녁을 먹고 각자 방으로 헤어졌다.
요즘은 시선을 마주 치지 않으려고 서로 피한다.

닫힌 방문틈으로 들린다.
에그...에그..
비명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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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 사일.

우리집 전자렌지는 이십년쯤 전에 산것 같다.
전자렌지라는것이 처음으로 등장했을때 샀으니 아마 그정도의 세월이
흘렀지 않았나 가늠한다.

외출한 마누라에게 전화를 할때 늘 주인공이 되는 전자렌지.
여보..국을 데울려고 하는데 몇분 돌려야되는거지?
여보..칼치 구워놓은거는 몇분으로 데워야 하는거지?
여보...찬밥은 몇분 돌리는거야?

친절한 마누라가 늘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해동 이분이라든가 조리 일분이라든가 상세하게 가르쳐주면 오케이라는
답을 한 사람은 잘 데워서 식사를 했단다.

전화는 그것때문이지 전혀 다른 의미가 있어서는 아니라고 했지만
전자렌지가 좋은 핑계가 되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나 혼자서 이렇게 밥 잘 먹고 있어..이것을 알리고
나 집에 있어..빨리 와...
이것도 알림을 나는 알수 있었다.

내 방은 북쪽이라 겨울 나기가 쉽지가 않다.
남쪽 방에서 킹사이즈 침대에 킹사이즈 거위털 이불을 덮고 자는 그는
겨울만 되면 내게 안방으로 돌아오라고 간곡히 말하지만 나는 늘 거절 하곤 했다.
그 방 춥잖아..
감기 들면 어쩔려구 그래..약도 못먹으면서..
그 방 이불 얇은것 같은데..
여러가지 말로 나를 달래보지만 나는 늘 괜찮다거나 춥지 않다고 우기기 일수였다.

이유는 이러했다.
딴 여자와 며칠씩 자고 다니는 남자곁에 눕기가 싫었던것.
남의 남자와 동침하는것 같은 느낌..
불륜같아서 내 윤리관에 위배된다는 논리...

분노도 낯설음도 다 애정이 남아있었기때문이 아닐까..
내것이어야만 하는 사람이 남의 것도 되고 있다는것에 대한 분노가
아직도 남아 있기때문인지도 몰랐다.

올해..
더 춥다.
환갑을 지나고 보니 하루 하루 더 늙어가는것을 절감한다.
북쪽 창에서 찬바람은 왜그리 들어오는지..

며칠전 새벽에 추위를 견디지 못하여 베게를 안고
그가 잠든 침대속으로 살며시 기어 들어갔다.
화들짝 놀란 사람..
반가움에 얼싸안는다.

이봐...꽁꽁 얼었잖아.
나 전자렌지에 넣고 이분만 돌려줄래?
우하하하 웃는다.

몇분 돌릴까?
해동 이분..
그러면 기름도 빠질까?
그럼 조리 이분..
맛있을까?
그러엄..기름이 쏙 빠지면 맛나겠지..
며칠 먹을수 있을까?
삼박 사일..

정확히 삼박 사일후에 그는 돌아갔다.
삼박 사일 해동하러 간게다..


[퍼온이의 코너]


이번 주말에는 음악도 들으시고 골프도 치시며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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