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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해일 사태를 맞아 “성숙(成熟)”한 대응 보이는 일본 국민을 세계가 찬탄하는 것에 대하여.

미증유(未曾有)의 대참사(大慘事)를 맞아 상대적으로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국민들에 대해 우리 나라를 포함한 세계가 찬탄(讚嘆)하고 있다.
고통 받고 있는 일본 국민들이 큰 위로와 격려를 받고, 민족적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수도권 광역 자치단체의 수장인 어느 정치인은 평소 지진에 대비한 훈련을 끊임 없이 해온 결과로 풀이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다른 데에 원인이 있다. 일본인 사고(思考)와 행동(行動)의 특징인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健前)가 원인(原因)인데, 혼네란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진짜 생각, 감정을 말하는 것이고 다테마에는 진정한 속을 감추고 겉으로 표현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일본인들은 가마꾸라 막부(幕府)로부터 도꾸가와(德川) 막부에 이르기 까지 사무라이 문화가 지배적이었는데, 이런 것이 일반 백성들의 뇌리에 켜켜이 쌓여 국민적 DNA가 되다시피 하였다. 사무라이 문화는 각 개인이 전체의 큰 힘에 종속, 동화하면서 살면 반대 급부가 철저히 보장되고, 그 반대의 행위를 하면 철저히 보복 받고 배제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서 혼네와 다테마에를 철저히 구분하는 사고 및 행동 방식이 굳혀지게 되었다. 남에게 폐가 되는 언동 피하기, 남을 기분 좋게 하는 언동 하기, 이역인(異域人) 또는 이방인(異邦人)에 대해 나 또는 우리의 치부(恥部) 드러내지 않기 등등이 나오는데, 사회를 유지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바람직한 국민상의 전형(典型)일 수도 있지만, 가식(假飾) 또는 위선(僞善)의 경우도 많이 표출된다.

일본을 처음 접한 외국인들은 일본인들의 이러한 모습에 매료 되기 일쑤였다.
가령, 근세 초기 일본과 조선을 같이 접한 구미(歐美)인들은 일본은 매우 깨끗하고 예의 바른, 질서 있고, 상하간에 신뢰가 있는 나라였는데 반해, 조선은 너무나 지저분하고 거칠고 야만적이기 까지 하였다(들판에 깔려 있는 인분 냄새, 격한 된장 냄새, 지저분해 보이는 백성들의 상투머리, 착취적인 지배층 등등). 여기에서 구미 열강은 자연히 “문명국”인 일본이 “야만국”인 조선을 병합, “개화”시키는 것을 묵인, 일조하게 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유럽과 미국인들에게 있어, 우리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 되었지만, 일본의 그것에 비해 뭔가 부족, 한일간에 분규가 있을 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일본 편을 드는 Matrix가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이러한 사고, 행동 방식이 항상 장점만 있는 게 아니다.
혼네와 다테마에를 너무 구분하다 보니, 부부간에도 화통(化通)한 대화가 부족, 일본 부부는 세계에서 가장 섹스가 없는 부부(The most sexless couple in the world)로도 유명하며, 자신의 진정한 생각, 감정을 누르다 보니, 우울증 등 정신신경과 계통의 질환을 앓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이번의 대지진, 해일 사태를 맞아 일본 정치권, 관료 기구들은 관료주의적 대책 이외에 창의적이고 단호한 대처를 못해 비판을 받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 운영 주체인 일본전력(日本電力)과 일본 정부는 원전 사고의 진면목을 상세히 적기에 발표하지 않아 국제 사회 선진국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부끄러운 점을 대외적으로 표출하기 싫어하는 습성이 들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둔다면, 마냥 일본 국민의 성숙(成熟)된 대응 자세를 찬탄만 하고 있을 수 없다. 때로는, 솔직담백(率直淡白)한 것이 자연스런 것이고 이러한 태도가 오히려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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