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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젊은 아버지의 슬픈 영웅적 행동


    "오후 1시까지는 꼭 돌아올게.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2일 아침 미국 오리곤 주 남부의 폭설로 막힌 산악 도로에 일주일째 갇혀있던 제임스 김(35) 씨가 부인 캐티(30) 씨와 두 딸 퍼넬러피(4), 서빈(7개월) 양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김 씨는 구조대를 부르기 위해 가족을 차에 남겨두고 길을 떠났다. 청바지 위에 바지 하나를 더 껴입었지만 장비라고는 손전등과 라이터 2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6일 겨우 1.6㎞ 떨어진 로그 강가의 계곡에서 차디찬 시신으로 발견됐다. 20~30㎝의 눈에 덮인 채 동사한 상태였다. 남았던 가족들은 4일 극적으로 구조된 뒤였다.(본보 12월7일 A31면)

    샌프란시스코의 정보기술(IT) 전문 웹진인 CNET의 수석편집자였던 김 씨는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였지만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평범한 생활인이었다. 하지만 위험에 빠진 가족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구조대를 현장에서 이끌었던 조세핀카운티 경찰서의 조엘 헬러 경사는 7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 씨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펼친 것으로 보이며 그가 대처한 방법은 매우 훌륭했다"고 추모했다.

    헬러 경사는 "김 씨는 차가 고립되자 연료를 남겨놓기 위해 밤에만 엔진을 켜고 비상타이어를 태우며 동물들의 흔적을 따라 산딸기를 구하는 등 뛰어난 위기 대응 능력을 보였다"고 말했다.구조대는 김 씨가 가족과 헤어진 후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가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 돌아가려했지만 탈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 씨의 사망소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는 일주일 이상 밤을 새며 수색작업을 벌였던 구조대원들이 허탈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보였다. 또 그의 죽음에 전 세계가 애도와 위로를 보내고 있다.

    김 씨가 살았던 샌프란시스코도 슬픔에 빠졌다. 최대 지역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6일 김 씨의 비극적인 소식을 지역뉴스 머리기사로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사회도 이번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현지 교민 신문들이 전했다.

    김 씨의 직장이었던 CNET의 네일 아셔 최고경영자(CEO)는 6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영웅이었다"고 추모했다. 김 씨의 생환을 기원하는 인터넷사이트(www.jamesandkati.com)까지 만들었던 동료들은 김 씨가 끝내 사망했다는 소식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이 사이트에는 김 씨 가족을 위한 모금과 함께 추모의 글과 e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 전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수천여 명의 누리꾼들이 이 사이트를 다녀갔다. 대부분은 김 씨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CNET 측은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생명의 위협을 무릅쓴 구조대와 오리곤 주 당국, 언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는 성명을 냈다. 아들의 실종 소식에 급히 현지로 달려갔던 김 씨의 아버지 스펜서 김 씨는 캘리포니아 주 한인사회의 유력 인사로 알려져 있다.

    <19901068|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기자>19921115|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music : 구노의 아베 마리아, Text and Photos from 동아일보
Webpage by Kyu Hwang, December 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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