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English
                 

General 전라도 길 ... 한하운

2005.06.24 12:33

一水去士 Views:8911

 





































 

    •              전라도 길


                             한하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地下足袋)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千里), 먼 전라도 길.


Painting at upper half by Francis Eck from the Internet
Webpage by S. Steven Kim - June 24, 2005

 

 

 

 


한하운(1920∼1975)은 천형(天刑)의 시인이다. 본명은 태영(泰永)이요, 호가 하운(何雲)이다. 함남 함주 태생이다.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함경남도와 경기도 도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나병이 재발하여 결국 사직하고 방랑 생활을 하게 된다.
여기 소개된 <전라도 길>은 그의 시집 <보리피리>의 첫 머리에 수록된 시다.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고'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이 얼마나 뜨거운 절규인가. 시인의 인간적 고뇌와 저주에 울컥하는 슬픔을 감출 수가 없다. 지까다비! 이 또한 얼마나 눈물에 절인 것이랴. 그는 이렇듯 <소록도>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나병 시인 明石海人도 그의 시에서 「내가 나병자임이 알려졌을 때, 온 동네 사람들이 나의 생명을 저주했다. 5년 후 내 형제들이 내 생명을 저주했다. 10년 후 나는 내 자신의 생명을 저주했다. 그래도 어머니만은 그대로라도 좋으니, 그저 살아달라고 하신다.」라고 적고 있다.
한하운의 시집에는 <한하운 시초> <보리피리> <한하운 전시집>이 있으며, 자서전으로 <슬픈 半生記>와 자작시 해설집 <黃土길>이 있다. 그는 나병의 병고에서 오는 비통과 저주를 온몸으로 껴안고 살다 간 천형(天刑)의 시인이다. 그의 시비(詩碑)가 소록도(小鹿島) 공원에 세워져 있다.

From: 박후식 홈피, http://myhome.naver.com/hs350

 

 

 

No. Subject Date Author Last Update Views
Notice How to write your comments onto a webpage [2] 2016.07.06 운영자 2016.11.20 18093
Notice How to Upload Pictures in webpages 2016.07.06 운영자 2018.10.19 32222
Notice How to use Rich Text Editor [3] 2016.06.28 운영자 2018.10.19 5808
Notice How to Write a Webpage 2016.06.28 운영자 2020.12.23 43740
1057 [re] Asia stops to remember end of World War II [3] 2010.08.15 운영자 2010.08.15 7183
1056 [re] [화보] 광복 65년,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 [4] 2010.08.15 황규정*65 2010.08.15 7868
1055 Climb of Mount Democrat [8] 2010.08.14 운영자 2010.08.14 7416
1054 815 광복절 65 주년을 맞이하면서 [2] 2010.08.14 Sungja#65 2010.08.14 6570
1053 [광화문]45개월 복원 완성 - 84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와 [9] 2010.08.14 황규정*65 2010.08.14 8063
1052 1949년 美국무부 지도 '독도는 한국영토' 명시 [7] 2010.08.13 황규정*65 2010.08.13 9142
1051 2010-2011 동창회 Class 대표 명단 [2] 2010.08.11 운영자 2010.08.11 8942
1050 90세 홍 할머니의 이야기 [3] 2010.08.11 Rover 2010.08.11 7886
1049 청송 주왕산 2 (내 친구의 글과 사진 - 유석희교수 글) [3] 2010.08.09 계기식*72 2010.08.09 6566
1048 한 상렬의 추가 행적 (유교수의 글을 옮긴 것) [8] 2010.08.09 계기식*72 2010.08.09 7689
1047 Sound of Music (flash mob) [4] 2010.08.08 계기식*72 2010.08.08 9690
1046 영혼을 위한 치료 (퍼옴) [2] 2010.08.08 Chomee#65 2010.08.08 9026
1045 KOREA: The Untold story of the War. 1982 [9] 2010.08.08 한원민*65 2010.08.08 7661
1044 What's Old Age For ? [3] 2010.08.07 Rover 2010.08.07 6544
1043 현대 한국의 3영웅 [6] 2010.08.07 황규정*65 2010.08.07 9178
1042 Basic Christianity /John R. W. Stott [3] 2010.08.06 이한중*65 2010.08.06 3975
1041 그림 속의 그림 [10] 2010.08.06 김명순*70음대 2010.08.06 7856
1040 Medicare fund will last extra 12 years — maybe [4] 2010.08.05 운영자 2010.08.05 18038
1039 What is the Self? /Barbra O'Brien [3] 2010.08.05 이한중*65 2010.08.05 4048
1038 Measure your nerdiness or intelligence !! [3] 2010.08.05 Rover 2010.08.05 9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