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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청포도 계절에 .. (詩 청포도- 이육사)

2005.07.05 10:24

kyu hwang Views:7897


                         청포도


                                           이육사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아랫글·윗사진: 박상건(시인, 농림부 공보자문관)


청포도 사랑과 희망 - 청포도 사랑은 고향사랑이다

1904년에 태어나 44년에 운명했으니 시인은 불혹의 문턱에 청초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일제에 항거하며 17번 감옥에 갇혔던 시인이고 보면 이 시가 전해준 청명한 삶이나 철학이 얼마나 고고한 것인가를 되새김질하게 해준다.

생전에 34편의 시를 남겼던 시 가운데 1939년 <문장>에 발표했던 이 시는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적인 감각에다가 조국의 광복에 대한 희망과 환희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시인의 고향 경북 안동, 청포도가 익어가는 그 고향마을은 분명 아름다웠을 게다. 유년의 사랑이며 추억이며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그런 꿈들이 알알이 들어와 박히는 고향의 풍경이었을 것이다.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모처럼 짬을 내서 서울근교 풍경을 따라 드라이브를 마치고 저녁 찬거리를 사려 마트에 갔다. 순간, 가슴에 파도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있었으니,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는” 것이 있었으니, 식품 코너의 청포도였다.

푸른 채소들이며 방울토마토 참외 수박 파인애플 등 각가지 싱싱한 과일들이 진열된 한 가운데 이슬 머금은 듯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돌리던 청포도. 오래 전부터 전해준 이 시의 영상 이미지 탓에 그날 청포도의 눈빛은 더욱 강렬하게 와 닿았을 터이다.

‘청포도’라는 시는 조국 광복을 염원하는, 그리고 평화로운 삶을 소망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특히 주목받은 것이 색채의 대조를 잘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마트에서도 금방 눈에 띄었던 것은 이러한 푸른색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 탓이다. 칠월이라는 무더위 속의 상큼한 청포의 대조도 그렇다.

세상이 좋아져 봄날에도 청포도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식민지 시절의 ‘고달픈 몸’의 상징이 된 청포도이지만 시의 흐름 속에서는 어둠을 밝히는 등불처럼 묘사되고 있다. 특히 푸른 빛, 흰 돛단배, 하늘, 푸른 바다, 청포, 모시 수건, 은쟁반 등의 시어들이 시 전체 풍경을 더욱 맑고 밝은 빛깔을 우려내주는 장치로 쓰이고 있다.

마트에서 돌아와 우리 가족은 식탁에서 일부러 은쟁반에 청포도 몇 송이를 놓고 이 시를 이야기했다. 순간, 문득 나의 유년시절이 떠올랐다. 교육자이시던 아버지 탓에 초등학교 시절을 거의 농어촌 분교사택에서 보냈었다.

3학년 때는 영암 월출산 산자락 아래 있는 영암 농업중고등학교 분교에서 살았는데 숲 속에 집이 있고 주위에는 온통 학교 실습장이었다. 운동장 울타리 삼아 마련된 곳이 바로 청포도 실습장이었다. 아직 익지도 않은 포도송이를 따 먹는 일은 방과 후의 소일거리였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포도밭으로 갔던 이유는 더 있었다. 포도송이 위로 펼쳐지던 그 푸른 하늘, 하늘가를 맴돌던 산새들의 비상, 그리고 포도밭 주위에 거대한 몸짓으로 솟구쳐 재잘재잘 잎새들이 켜대던 바람소리.... 그것은 자연의 포근함이며 평온함, 그 자체였다.

공존의 숲에서 마주한 푸른 것들은 죄다 희망이었다. 푸른 하늘에 돛단배처럼 흘러가던 구름에 넋을 놓고 있었던 것은 어쩜, 그 무엇인가에 대한 외로움과 그리움이 깊었기 때문일 거다. 이웃 없던 사택 시절에 친구들을 찾아 민들레 흐드러지게 핀 강을 건너거나 송진 내음 가득하던 산을 넘어 친구들을 찾아가야만 했던 그리움의 목마름 같은 것이 있었다.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시대상으로 광복에 대한 그리움이지만 어쩜, 인간의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고향에 대한 그리움, 인간에 대한 그리움이 깊게 묻어 있는 것일 게다.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게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약지이든 강자이든 그 누구든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고향이다. 청포도 사랑은 그래서 고향사랑이다. 오늘 그렇게 알알이 알알이 청포도를 까다가 푸른 산 숲으로 알알이 알알이 물장구를 치며 흘러내리던 고향의 계곡물 소리 따라 아련한 향수에 젖어가는 것이다.

글·사진: 박상건 - 出處: http://enews.maf.go.kr/main/php/search_view.php?idx=1602





"청포도"를 따라 익어간 독립염원

아랫글 出處: http://pen.netian.com/chungpo.htm

나라를 잃은 식민지의 젊은 지식인 李陸史(1904∼1944, 본명 源祿)에게 저항과 실향의식이 투영된 대표적인 秀作「청포도」가 세상에 나온 때는 일제치하인 1939년 「文章誌」를 통해서였다.
육사의 고향은 지금의 안동시 도산면 원촌리, 내륙의 깊은 산골짜기지만 그의 詩「청포도」는 당시 동해면 일월지 일대에 퍼져있던 포도밭에서 피어났다.
陸史가 중국을 주무대로 독립운동을 하다 열 다섯 번이 넘는 옥살이를 하고 이로 얻은 병마에 지친 몸을 이끌고 경주의 남산 암자 등에 은거하다 포항에 사는 친구를 찾은 때는 1938년 초여름, 그때 소문난 포도밭인 포항시 남구 동해면 일월지(日月池) 일대를 찾아 영일만을 내려다보며 시상을 얻었고 이듬해 발표한 것이라 한다.
이 詩의 「내고장」이라든지 「이 마을의 전설」이라는 표현을 통해 짙은 향수를 드러내거나 「내가 바라는 손님」의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미래에 대한 염원과 고향의 원형을 모색했고 암울한 식민지시대가 아닌 다른 세상을 갈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일제에 붙잡혀 광복을 눈앞에 둔 1944년 북경감옥에서 41세의 짧은 인생을 마감하기까지 陸史는 국토를 잃은 백성이자 역사의 떠돌이로서 내면적으로는 상실의 극복을 향한 쌓인 저항의식이 투영됐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끝없는 향수와 정착에 대한 갈망의 감각적 표현으로 승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 한국 문인협회 포항지부

이육사 碑文 (건립주체: 포항시 / 한국 문인협회 포항지부)

청포도의 시인 이육사는 이퇴계의 자손이며 1904년  아은공 가호의 둘째 아들로  안동군 도산면 원촌에서 태어나셨으니 육사는 그의 아호이고 본명은 활 또는 원록이더라 일제 식민 치하 민족 저항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이육사 시인은 비록 짧은 생애를 살다갔지만 길이 겨레의 심금을 울릴 명시를 창작하는 한편 조국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신명을 바쳤다 악랄한 일재에 저항해 감옥에 드나들기 무려 17회 조국광복을 한해 앞둔 1944년 1월 끝내 중국 북경 감옥에서 41세로 옥사 하셨다 비록 짧은 생애였으나 저 광활한 만주대륙을 방황하고 누비던 이육사 시인은 1937년 포항 송도에 우거하며 요양한적이 있고 또 이듬해에는 경주 남산 삼불암에서도 머무른 적이 있었다 그 무렵 어느날 시인은 홀연히 현재는 해병 사단이 주둔하고 있으나 당시에는 유명한 포도원이었던 일월지 둔덕에서 그윽히 영일만을 바라보았으니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는 청포도의 시상은 그때 시인의 뇌리에 각인된 바 마침내 1939년 명시 청포도가 발표되어 인구에 회자되기에 이르렀느니라 시인의 발길이 영일만을 찾고 일월지 포도원에 이르지 않았더라면 어찌 명시 청포도가 창작되었으리오 자칫 망각의 저편으로 연결되기 쉬운 이 문학적 흔적을 기리고 보존하고자 정장식 포항시장이 큰 뜻을 내고 또 박태식 포항시의회 의장과 박이득 문협 부지부장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힘을 보태고 이 고장의 문인들이 일을 맡아 여기 청포도의 산실 영일만 들머리에 작은 돌을 세우나니 길손이여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새맑고 그윽한 청포도에 시심에 잠기소서

1999년 늦가을 영일만 청니헌에서 손춘익 삼가 지음
조형물 구성 홍성문, 글씨 솔뫼 정현식

저자 註: 어느분의 comment에, 육사는 호인데 대구형무소 수감번호인 264에서 취음한 것이랍니다.



Photo and Texts from the Internet, Music: 꿈 (슈만) - July 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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