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과 당뇨병

제2장 허혈성심질환(Ischemic Heart Disease)의 치료

 11부 허혈성심장질환 환자에서 흔히 보는 베타차단제의 오해

 베타차단제는 만성심근경색증과 심부전증환자에서 사망률을 26%(BHAT)에서 39%(Timolol Study) 감소시킬 수 있는 약이며 미국의 AHA와 ACC(AHA/ACC)와 유럽의 심장학회는 만성심근경색증, 협심증, 심부전증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많은 환자들이 베타차단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60년대에 미국에서 시행한 BHAT연구와 노르웨이에서 시행한 Timolol연구에서는 베타차단제가 심부전증환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이 제외되었다. 그 후 베타차단제가 심부전증 환자에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CAPRICORN연구는 심근경색 발생 후 좌심실기능장애가 있는 환자를 상대로 carvedilol과 placebo를 비교하였는데 총사망률, 돌연사,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모두가 베타차단제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Lancet 2001; 357; 1385:1390)(Table 1).

Table 1. 심근경색발생 후 베타차단제 연구의 임상적 결과

그러므로 베타차단제가 심근경색 후 심부전증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망률과 심근경색의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BHAT와 Timolol연구는 ACE억제제 또는 ARB가 발견되기 이전에 이루어진 연구이며 환자들이 aspirin, ACEI 또는 스타틴을 사용하고 있다면 베타차단제가 추가적 효과를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CAPRICORN연구 대상자의 거의 모두는 ACEI를 사용하였으며 85%이상은 aspirin을 복용하였고 45%는 thrombolysis치료를 받은 환자였다. 그러므로 이런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도 베타차단제는 추가적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베타차단제가 많은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지 않는 이유는 베타차단제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998년에 발표된 Cooperative Cardiovascular Project는 200,000명의 환자를 연구한 결과 심근경색 발생 후 34%만이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하였으며(N Engl J Med. 1998; 339: 489-497), 베타차단제가 사용되고 있지 않는 이유는 심부전증, 만성폐쇄성기관지질환(COPD), 서맥 또는 저혈압 그리고 제1형 당뇨병 등이었다.

◉ 심부전증과 베타차단제

BHAT연구에서 심부전증이 있는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런 환자에서 placebo에 비해 propranolol군에서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CAPRICORN연구에서는 carvedilol이 심근경색 후 심부전증이 있는 환자(ejection fraction, ≦40%)에서 총사망률을 23%감소시켰다(HR 0.77, 0.60-0.98, P=0.031). 그리고 비치명적 심근경색증도 41%감소하였으며(HR 0.59, 0.39-0.90, P=0.014), 총사망률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증도 29%감소하였다(HR 0.71, 0.57-0.89, P=0.0020)(Fig 1). 그러므로 ACC/AHA지침은 좌심실기능이 저하된 모든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소량으로 시작하여 점차 증가시키도록 명시하고 있다.

Fig 1. CAPRICORN연구의 carvedilol과 placebo군의 총사망률 또는 심근경색증의 비교

◉ COPD와 베타차단제

많은 의사들은 COPD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기피하고 있으나 COPD가 베타차단제의 금기사항은 아니다. 20만 명의 심근경색환자를 연구한 Cooperative Cardiovascular Project는 COPD가 있는 환자에서도 베타차단제가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소량의 심장 선택적(beta-1) 베타차단제는 거의 모든 COPD환자가 사용할 수 있다.

◉ 당뇨병과 베타차단제

베타차단제는 혈당을 소폭으로 증가시킬 수 있고 또 Insulin을 사용하는 환자에 저혈당의 증상(빈맥과 발한 등)을 숨길 수 있다는 이유로 당뇨병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처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베타차단제는 당뇨가 있는 심근경색 환자에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많은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거의 모든 의사들은 당뇨가 있는 고혈압환자에서 최선의 고혈압 약은 ACEI또는 ARB로 믿고 있으며 베타차단제는 선호되는 약이 아니다. 그러나 영국에서 시행된 UKPDS연구에서 당뇨환자에서 베타차단제(atenolol)와 ACE억제제(captopril)가 비교되었는데 양군간에 혈압차이는 없었으나 당뇨병의 각종합병증은 베타차단제군에서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BMJ 1998; 317: 703-13)(Fig 2).

 Fig 2. UKPDS연구에서 나타난 captopril과 atenolol의 비교

이 연구에서 당뇨병의 합병증(diabetes related end-point)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베타차단제군에서 27%낮았으며 뇌졸중은 26%, 말초동맥질환도 41%가 낮았다. 이 연구는 당뇨병 환자치료에서 베타차단제는 ACEI만큼 안전하며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유사하거나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당뇨 때문에 심장 선택적 베타차단제를 배제하는 것은 잘못된 치료일 것이다.

 ◉ 노인과 베타차단제

노인에서는 부작용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베타차단제를 기피하는 예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급성심근경색 발생 후 65이상의 노인(평균연령 75.1년)에서 베타차단제를 사용한 군에서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Ann Intern Med. 1999; 131: 648-654). 뿐만 아니라 CAPRICORN연구에서도 베타차단제는 노인에서도 젊은 층과 같이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하였으며 Cooperative Cardiovascular Project에서도 80세 이상의 노인에서 베타차단제는 사망률을 32%감소시켰으며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베타차단제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Eur Heart J. 1994; 15: 2-7). 그러므로 노인이라는 이유로 베타차단제를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만성신장질환과 베타차단제

만성신장질환에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있으며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의 대다수는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증 또는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그리고 베타차단제는 이런 환자에서 합병증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소수의 환자만이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투석치료를 받으며 심부전증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 alfa, beta차단제인 carvedilol은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냈다(J Am Coll Cardiol 2003; 41: 1438-1444)(Fig 3).

Fig 3. 심부전증이 있는 투석환자에서 carvedilol과 placebo의 비교

◉ 베타차단제의 비교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베타차단제의 약물학적 특성이 Table 2에 비교되었다. 동물실험 결과에 의하면 alfa, beta차단제인 carvedilol은 다른 베타차단제에 비해 신장보호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임상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Kidney Int 2006; 70(11): 1905-13).

Table 2. 베타차단제의 약물학적 특성의 비교(Kidney Int 2006; 70(11): 1905-13)

Editor's Note: Original Article by 이종구 교수*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