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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경주에서 부쳐 온 택배

2010.01.05 21:22

유석희*72 Views:7760

경주 양동 월성 손씨인 처의 의동생한테서 정초 2일 밤 저녁에 스티로폼 박스 2개로 택배가 왔다.

싱싱하게 손질된 청어와 대구, 고기 맛이 좋기로 유명한 경주 한우 쇠고기 등심, 떡국 용 썬 떡이다.
먼저 청어는 회로 늦은 밤 샤도네이와 한잔, 그리고 다음 날 점심은 회덮밥으로 먹었고,
나머지는 김치찌개에 넣어 끝내었다.

등심은 두 번이나 저녁에 구워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서 이럴 때 어울리는 술은 집에 미리 예비 되어있는
약간 도수가 강한 소주이다. 7kg이 넘어 나가는 대구는 너무 커서 슈퍼의 수산물 코너의 아는 사람에 부탁하여 손질을 하였는데
칼날이 빠질 정도, 입에는 물린 생선,  내장을 가르니 소화가 안 된 생선도 몇 마리가 나와 처는
“에그 먹이 먹다가 잡혔군.” 하며 안타까워 한다. 마침 커다란 알배기라 알과 아가미도 따로 떼어 염장을 해 두었다가
나중 젓갈로  먹을 수 있고, 내장과 머리는 지리나 탕으로,
살코기는 포를 뜨고 전을 부쳐 먹고, 대구는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다.

저녁에 대구탕이 나왔는데, 멸치 다시를 빼고 표고버섯과 무를 넣고 물이 끓을 때 준비된 생선을 넣고는
말린 까시리(부산사람들이 즐기는 홍조류의 일종)를 살짝 더 하고는 팽이버섯과 대파를 나중에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면
시원한 대구지리, 여기에 질 좋은 태양초를 넣으면 대구 매운탕이다. 바깥 날씨는 몹시 추워 나가기 싫은 이 때
연말의 잦은 송년회로 허해진 몸을 다스리는 데는 최고의 음식들이다.

마지막으로 보내온 떡(이걸 두 번 기계에 넣고 빼면 훨씬 부드러운 것이 되지요)으로 만든 우리 집 떡국은
멸치 다시를 빼고(물론 양지머리를 넣고 끓인 서울식은 아니지요), 계란 흰자와 노른자로 지단을 부치고,
김을 부셔 넣고, 쇠고기 꾸미로 간을 맞추고 파를 넣고 깨소금을 뿌리면 경상도식 떡국입니다.

대구에서는 정초에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나의 어머니가 간단한 술상, 두부나 삶은 돼지고기에 김치,
그리고 술은 막걸리로 술상을 봐 주시고,밥 때가 되면 떡국이 몇가지 김치와 동치미로 나온다.
놀다가 밤이 늦으면 이부자리 준비해 주시고, 다음 날 아침까지 먹여서 보내곤 했었는데.

요즈음 애들은 친구들도 찾아오지를 않고, 또 찾아 가지를 않으니까 이상하대요.
그 대신 커피 집 스타벅스같은 데서 만나고 밖에서 밥 사먹고 하니까 애들 친구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지냅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저의 친구가 누구란 것을, 집안에서 무엇을 하는 지도 잘 알았었지만. 세태가 많이 바뀐 모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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