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21 06:36
광호야,
이제 놀랬던 마음을 조용히 가다듬고 너의 떠남이
우리로서는 다시 바꿀수없는 현실임을 받아들이며 다시 생각해본다.
선인봉, 우이암, 오봉, 겨울 설악산 천불동, 대관령에서의 Cross Country Race가
엊그제 같이 선명히 기억되건만, 엊그제는 하나의 착각이겠고,
사실은 벌써 50년이 다 되어가니, 우리 여럿중의 하나가 갈때도 되었겠지.
우리는 잘 알고있었지. 언제고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느것을...
하지만, 나는 너의 떠남을 서러워한다. 내 젊은 시절 추억의 반이 없어진 기분이야.
이제 우리가 같은 행동을 할수있었던 시절은 이미 멀리 지난 과거이지만,
너의 떠남에, 나는 나의 과거는 물론 나의 미래까지 반쪽이 떨어져 나간듯하다.
광호야, 어제 아침 조용히 잠속에서 고통도 없이 근심도 없이 이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다.
천성이 그렇게도 착한 너에게 하느님이 준 축복이겠지.
아마 너는 지금 구름처럼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어디로 날라가고 있을것 같다.
이제 어려운 세상을 떠났으니, 편안한 새 세상에서 부디 행복하기 바란다.
지나간 미련일랑 걱정하지 말고, 자유롭게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곳으로 잘 가기를 바란다.
조광호 동문의 업적:
의과대학 나와서, 의사로서 또는 의학 교육자로서의 남긴 자취는
더 얘기할것도 없이 당연한것이니, 생략하고...
그가 의대 동문 사회에 남긴 다른 업적을 간단히 소개한다.
1960 년 가을에 정식 의대 Varsity 산악반을 구성해서,
그동안 흐트러져있던 의대의 학년별 산악활동을 일괄 해서,
상하로 연결되는 하나의 정식 의대 Varsity Alpine Club 단체로 구성했다.
1960년 겨울부터, 서울대 스키부로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
결국은 1963년에 Team Captain으로서, 서울대 Varsity Ski Team의 창설에 이르게 되었고,
그는 졸업하기 전날까지 Alpine Division을 맡었다.
그러는 동안 의대 산악화와 서울대 스키부의 먼장래를 위해 후배들의 양성과
상하조직의 강화에 힘써, 오늘날도 존재하는 전통을 시작하는데 기여했다.
영원히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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