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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인터뷰] by 최혜원

4년 임기 절반 넘긴 미셸 리에게 묻다.
“당신의 개혁은 성공 중입니까?”


 
 photo 뉴시스

미셸 리(Michelle Rhee)


한국명 이양희. 1969년생. 미국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자랐다. 코넬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공공정책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중반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라는 시민단체에서 3년간 흑인 빈민 밀집지역인 볼티모어 할렘파크커뮤니티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했다. 1997년 교사 양성단체 ‘새 교사 프로젝트(New Teacher Project)’를 결성, 미국 20개 주 각급 학교에 1만여명의 교사를 공급해왔다. 2007년 6월 아드리안 펜티 시장에 의해 DCPS(District of Columbia Public Schools) 교육감으로 전격 발탁됐다. 취임 후 성적이 부진한 23개 학교를 폐쇄하고 27개 학교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교장의 30%를 교체하는 등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다. 지난 11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선정한 ‘미국 공직 부문 30대 리더 3인’에 포함됐다.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에서 주목할 만한 판결이 하나 나왔다. 원고는 워싱턴교원노조, 피고는 한국계 미셸 리 워싱턴DC 교육감이었다. 결과는 원고 패소. 미셸 리 교육감의 승리였다.

올 10월 리 교육감은 시(市) 재정악화로 교육예산이 2100만달러 삭감되자 교직원 388명을 해고했다. 교원노조는 “재정난을 핑계 삼아 리 교육감이 나이 많은 교사들부터 해고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리 교육감이 “해고 기준은 연령 순이 아니라 업적 순”이라며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고 교사는 물론, 일부 학생까지 포함된 시위대가 리 교육감의 조치에 반발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10월 29일엔 교원노조의 편에 선 워싱턴DC 의회 주최로 리 교육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법원은 “예산이 줄어든 상태에서 해고를 철회하면 또 다른 사람들이 추가로 해고될 수밖에 없다”며 원고 측 주장을 일축했다. 이튿날 워싱턴포스트지는 이 판결을 비중 있게 다뤘다. “리 교육감에겐 법적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며 교원노조를 향해 항소 대신 화해와 조정을 통한 이견 해소를 주문한 것이다. 또한 이 신문은 리 교육감을 경계해온 시의회에 대해서도 “교육감과 협력해 더 나은 학교 만들기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간조선이 미셸 리와의 두 번째 이메일 인터뷰를 기획한 건 그가 한창 교원노조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지난 10월 22일이었다. (첫 번째 인터뷰는 지난해 2월 역시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고 그 내용은 주간조선 1995호에 소개됐다.) 2009년 10월 말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 교육도 여러 사안들이 어지럽게 얽혀 난맥상을 이루고 있던 시기였다. 사상 최초로 고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공개된 직후 여파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었으며,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불거진 ‘외고 폐지론’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분분했다.

첫 번째 인터뷰 당시 질문은 취임 초기였던 만큼 교육감이 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 등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의 질문은 워싱턴 교육감으로 살아온 지난 2년여 세월에 대한 중간평가와 반대 세력을 아우르는 자신만의 전략, 한국교육의 현안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충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답장을 받는 데 25일이 걸렸던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 답변 역시 한 달을 훌쩍 넘긴 지난 11월 30일에 도착했다. 그러나 건너뛴 질문 없이 16개 항목마다 충실하게 응답하려 노력한 흔적이 느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교육관에 대한 견해, 타임지 표지모델 데뷔 이후 겪었던 마음고생 등 여타 언론에선 볼 수 없었던 진솔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날 발탁해준) 펜티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나도 그와 함께 4년 더 워싱턴 교육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함으로써 강력한 연임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리폼(RheeForm·미셸 리 방식의 교육개혁을 일컫는 신조어)’에 대한 미국 현지의 관심이 높지만 한편으론 비판 여론도 상당한 걸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 초엔 해고된 워싱턴 공립학교 교사 229명이 가두시위를 벌이며 개혁에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당신이 채택한 복안은.
“요즘 같은 경제 불황기에 해고(lay-off)는 늘 어려운 문제다. 예산이 삭감되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당혹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나는 두 가지를 확신한다. 첫째, 우리는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이다. 둘째, 우리 아이들이 만족하고 다닐 수 있는 학교제도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인력 감축 정책(RIF·Reduction In Force)과 관련, 지난  10월에 있었던 몇몇 상처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지난 10월 29일 있었던 워싱턴 DC 의회 청문회에서 그런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당시 발언록 등 관련자료는 워싱턴교육청 홈페이지(dcps.dc.gov)에 올려놓았다.”

 

▲ 지난 4월 6일 미셸 리 교육감(오른쪽)이 워싱턴DC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부활절 기념 백악관 에그롤(달걀 찾기 축제) 티켓을 나눠주고 있다. / photo AP

처음 교육감 자리에 오른 2007년 6월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교육철학이나 포부 등에서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있다면 어떤 부분이며, 그 이유는 뭔가.
“사실 지금까지 나와 내 직원들은 학생의 성적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그게 뭐든 피하거나 돌아가지 않았다. 설령 그게 어렵고, 때로 당장은 인기 없는 결정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 때문에 내 방식은 기존 학교의 제도적 문제와 정면으로 충돌하곤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포괄적 전략이었다는 점에서 충돌은 불가피한 결과였다. 학교·교사·교과과정 등 6개 목표(objective)에 따른 23개 실천과제(initiative)로 구성된 5개년 개혁안(Five Years 09 Performance Plan, 2007~2011)의 세부 내용 역시 교육청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열람할 수 있다.”

한국에서 미셸 리는 이미 유명인사다. 일부에선 “한국에도 미셸 리 같은 교육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한편으론 수긍이 가지만 다른 한편으론 ‘미국(그것도 워싱턴)과 한국의 교육환경이 서로 다른데 동일 잣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경우에도 효과적인 교육’이란 게 과연 존재하는 걸까.
“내가 생각할 때 우리는 누구나 학력(achievement)에 대한 높은 기대수준을 갖고 있다. 또한 시스템이나 적용 국가와 관계없이 학업성취도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기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은 어디까지나 개별 학습자, 그리고 배움에 대한 그들의 욕구에서 출발해야 한다. 내게 이 말은 곧 ‘당신이 교육에 종사하고 있다면 미국에 있든 한국에 있든 아이들 개개인의 학문적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이해된다. 이 방법을 따르다 보면 여러 학습자를 향한 기대수준이 동일하다고 해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제시되는 학습법은 서로 달라질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에선 사상 최초로 전국 고교 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순위가 공개돼 파장이 컸다. 당시 성적공개에 찬성하는 쪽은 ‘학부모와 학생의 알 권리 측면에서 (성적 공개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반대하는 쪽은 ‘가뜩이나 입시를 겨냥한 무한경쟁식 교육의 부작용이 심한데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란 입장을 각각 밝히며 팽팽하게 맞섰다. 잘 가르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정보가 100% 공개되는 게 언제나 바람직할까.
“질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떤 일의 성과를 산출할 때 책임(accountability) 소재를 분명하게 밝히려면 정보의 투명성과 경쟁의 가치가 존중돼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름을 포함한) 개별 학습자의 정보가 공개되는 것엔 찬성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개개인의 신상은 사적 정보(private information)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서 문제가 된 고교 간 성적 순위가 학생들의 신상정보를 보호하는 학교 차원의 기록이라면 당연히 공개되는 게 옳다. 해당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알 수 있는 완벽하고도 정확한 서술(complete and accurate picture) 아닌가.”

최근 한국 교육의 최대 화두는 외고(외국어고등학교) 폐지론이다. 본래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언어 영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외고는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후 입학경쟁이 과열화돼 영어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는 등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몇몇 사립 외고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의 외고 폐지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이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려면 한국의 외고 제도에 대해 좀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미국 출신 세계적 투자가 워런 버핏이 한때 이런 얘길 한 적이 있다. ‘(결코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만약 미국의 사립학교 제도를 폐지한다면 모든 공립학교를 혁신적으로 향상시켜줄 촉매제(catalyst)가 만들어질 것이다. 교육의 책임을 논하는 목소리의 수준은 더 높아질 것이고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낼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미국인 수도 훨씬 늘어날 것이다.’ 나는 버핏의 이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육수요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는 사립학교 제도를 무조건 반대하려는 건 결코 아니다. 특히 ‘현존하는 공립학교들이 학생에게 충실하게 봉사하지 않고 있다’는 전제에서라면 더더욱 공립학교를 옹호할 생각이 없다.”

지난해 11월 28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모델로 등장한 데 이어 지난 9월 말엔 ‘워싱턴포스트’ 주말매거진 표지까지 장식했다. 교육감이 되기 전과 후, 변화한 자신의 위상을 실감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는가.
“(교육감으로서의) 명성 같은 건 정말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개인적으론 내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그리 달갑지 않다. 내가 각종 매체에 빈번하게 얼굴을 내미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에 대서특필되는 건 교육감으로서 내가 하는 일에 큰 도움을 준다. 교육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해 그들이 중요한 교육 개혁조치에 기꺼이 사재(private dollars)를 출연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한 홍보는 우리가 하려는 일에 대한 대외적 반응을 가늠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우리의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자선사업가, 정부 등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지원을 받는 데도 언론을 활용한다.”

‘타임’ 표지에서 당신은 검정색 정장을 입은 채 빗자루를 들고 서 있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이후 당신에겐 늘 ‘빗자루를 든 마녀’란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현지 교육계에선 그 사진을 보고 “무례하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존경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란 인상을 주는 사진이다”란 평가가 나왔다고 들었다. ‘빗자루를 든 마녀’란 별명이 마음에 드나.
“마음에 들 리가 있나. 촬영 당시만 해도 사진이 이런 식으로 쓰일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날따라 우연히 검정색 정장을 입었고 ‘교육계의 구태를 일소한다(cleaning-up)’는 상징적 소품으로 빗자루를 사용하자는 사진작가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것뿐이다. 그 사진을 본 사람들이 짐작하는 것처럼 나는 마술을 부리는 사람도, 악의로 가득찬 사람도, 눈앞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쓸어버리는 사람도 아니다.”

평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능한 교사는 교단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한꺼번에 수백 명을 해고해야 하는 지난 10월과 같은 상황에서 교사의 능력 유무는 어떻게 판별하는가.
“교육감이 되고 나서 그런 질문을 무수히 받았다. 그리고 그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 위해 얼마 전 ‘교수-학습 체제(Teaching and Learning Framework)’란 소책자를 만들었다. 훌륭한 교사가 갖춰야 할 높은 기대수준들을 담고 있다. 교과과정은 이래야 하고 교과서는 저래야 한다는 얘긴 없다. 대신 유능한 교사가 갖춰야 할 핵심기술과 행동양식, 마음가짐 등에 관해 상세하게 수록했다. 책을 만든 후 교육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PDF 파일 형태로 전문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물론 열람과 다운로드 모두 무료다.”

교육감 취임 후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됐던 일명 ‘성과에 따른 보상제도(Pay For Performance)’의 진척 상황이 궁금하다.
“아직 구체적 안을 도출하진 못했지만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뛰어난 성과를 거둔 교사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워싱턴처럼 교육환경이 열악한 도시의 교육자에게 적절한 보상체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선 후보 시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TV 토론회에 출연해 “미셸 리 교육감의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당신의 교육관은 어떤 점에서 맞닿아 있는가.
“우리 둘 다 교육에 대한 공통된 믿음이 있다. 교육이야말로 한 나라로서의 미국이 직면한 최대 현안 중 하나란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학교는 아직 모든 학생에게 건강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조기교육(early childhood education)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결과에 책임지는(higher accountability for results)’ 학교제도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그건 내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의 근간이기도 하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워싱턴교육청도 라디오 광고를 내보내고 학부모에게 홍보 우편물을 발송하는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고 들었다.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 중 한국 공교육에 추천해줄 만한 게 있다면.
“지금 당장은 워싱턴DC 교육청 개혁에 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한국 공교육에 관한 문제라면 한국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다! 그렇지만 요즘도 종종 한국의 교육관료들을 만나 한국과 미국의 교육 현안을 의논하고 최선의 대안을 고민하곤 한다.”  

읽기와 수학 성적 향상, 교사 경쟁력 강화, 흑백 학생 간 성적차 감소 등 그간의 개혁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하고 자랑할 만한 업적은 뭔가.
“아직도 우리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우리 학생들의 수학과 읽기 성적이 꾸준히 향상된 것이다. 기본적 읽기 실력을 갖춘 초등생(elementary students proficient in reading)은 2007년 38%에서 1년 만에 46%로, 기본적 수학 실력을 갖춘 초등생은 같은 기간 29%에서 40%로 각각 늘었다. 최근엔 워싱턴 학생들의 수학실력이 수학 선진국 학생들의 기록을 사실상 추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리 교육감의 교육 개혁을 집중보도한 워싱턴포스트 2009년 9월 27일자 주말매거진.


올 초 한국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육이 발전하려면 교사노조가 정책 어젠다와 관련, 드라이브를 걸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일부 교사노조는 강한 정치성을 띠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만약 당신이 한국의 교육감이라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겠는가.

“당신이 언급한 인터뷰가 어떤 것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교사노조라고 해서 개혁에 참여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어떤 교사노조, 어떤 학교 지도자도 학생의 요구를 넘어서는 정치적 사안에 휘둘려선 안 된다. 그러나 이 부분을 조율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나 역시 워싱턴 교육개혁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입장에서 한국 교육계를 향해 충고해 달라는 건 무리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교육감 임기가 4년이니 이제 약 1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중 ‘이것만은 해놓고 떠나겠다’고 결심한 일이 있다면.
“물론 있다. 사실 믿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일이 산적해 있다. 상당한 진전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워싱턴 학생의 절반 이상이 기본적인 읽기와 수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 교원 채용과 관련된 계약도 아직 통과시키지 못했다. 임기가 끝나기 전 교사노조와 이런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솔직한 심정은 내 임기가 19개월 이상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차기 시장 선거가 내년에 개최되는데 현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나도 시장과 함께 4년 더 교육감 일을 하고 싶다.”

정치학 전공자로서 교육에 투신한 것을 후회해본 적은 없는지. 아직 젊어 그런지 퇴임 이후의 행로를 궁금해 하는 이들도 많다.
“엄밀하게 말하면 내 전공은 정치학이 아니라 공공정책(public policy)이다. 공공정책을 전공한 덕분에 정책을 기술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한 기본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다. 맹세컨대 정치가를 꿈꾼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지금 내 관심은 온통 워싱턴 공립학교의 교육개혁에 쏠려 있다. 현재 내가 집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이기도 하다. ‘그 이후의 미셸 리’가 궁금하다면 5년쯤 후에 다시 물어봐주길 바란다.(사실은 나 역시 그때가 돼봐야 미래의 내 모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평소 교사들과 이메일을 통한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해오고 있다고 들었다. 미셸 리의 교육 개혁이 궁금한 한국인이 이메일을 보낸다면 답변할 의향이 있는가.
“사실 한국인과의 이메일 교류는 벌써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다. 한국에서 내게 도착하는 이메일이 늘 폭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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