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7 03:53
쌍매당의 가을은 국화 향기와 더불어 시작하는 결실의 계절이다. 사현합(思賢閤) 앞뜰에 흰색, 노랑색, 분홍색 국화가 소담스럽게 피었다. 금년 가을 벼농사와 감 농사는 풍년 이었다. 쌍매당의 감나무들은 수령(樹齡) 70년이 가까이 되어 고목이 꼬부랑 할머니를 연상시킨다. 50년이 넘게 돌보지 못한 결과인지 2007년, 2008년에는 작황이 좋지 않았다. 금년에는 이른 봄에 퇴비를 주고 감꽃 필 무렵부터 시작하여 3차례 농약을 쳐서 그런지 몇 차례 홍시(紅枾)를 딴 후에도 잎 떨어진 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붉은 감들이 쌍매당의 가을 정취를 한 것 돋구고 있다. 금년 가을에는 처음으로 감을 깍아 사현합 처마에 높이 매달았다. 곶감이 만들어 지면 우선 제사에 쓰고 남는 것은 선물도 하고 수정과(水正果)를 만들어 귀한 손님 대접에 쓰일 것이다. 석류는 고목이어서 그런지 같은 정성을 들였음에도 금년에도 작황이 좋지 않았다. 호두는 예년처럼 청솔모(靑鼠) 에게 다 빼앗기고 남은 몇 개를 그래도 조부 제사상에 올릴 수 있었다. 모과(木瓜)는 대부분 떨어져 쌍매당 앞 화단을 덮고 있다. 남은 몇 개를 따서 금년 가을에는 모개 정과(正果)를 만들어 귀한 손님 접대에 요긴하게 쓸 것이다. 산수유는 금년에도 흐드러지게 많이 열렸으나 아직은 손쓸 가급이 없어 금년에는 그냥 버려둘 작정이다. 금년 가을 처음으로 노랑색 국화꽃을 따서 말리고 있다. 금년 겨울에는 향기로운 국화차를 즐길 것이다. 내년에는 산수유 차도 만들어 볼까. 어느새 예쁘게 물든 담쟁이 넝쿨의 빨간 잎새가 늦가을 비바람에 한 잎 두 잎 떨어져 사현합 뒷 뜰에 쌓이고 있다. 2009. 11. 10 이희발 국화(Chrysanthemum Morifolium,10-24-09) 감(Persimmon,Diospros kaki,10-24-09) 곶감(Dried persimmon,10-24-09) 석류(Pomegranate,Punica Granatum,10-24-09) 산수유(Cornus Officinalis,10-24-09) 모과(quince Chaenomeles Sinesis,10-24-09) 담쟁이 덩굴(Pathenocissus Tricuspidata,10-24-09) 어머니 말씀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과 논 귀에 물 들어가는 광경은 보기만 해도 배 부르다 하셨지 황금빛 가을 들녘 에는 농부의 땀 방울이 아름아름 영글어 또 한해 풍년가가 울려 퍼지니 어찌 아니 배 부르랴 이 풍요로운 대지를 보라 또 무얼 바라리요 이 세상의 욕심 많은 사람들아 |
2009.11.17 03:54
2009.11.17 04:05
2009.11.17 07:37
좋은 집이지요.
연지에 면한 정자가 아름답던대요.
저도 재작년에 두번 갔다 왔습니다.
마당을 지키던 흰 진도개 두마리가 보고싶습니다.
선생님을 외국학회에서 만나면 어떻게 한식점을 알아 놓으셨는지
"유 선생 우리 밥 먹으로 가자" 하면 저녁은 반드시 불고기에 소주를.
순천향대학에 가면 한남동 당신의 단골집 "가을"에서 항상 술을 사주신 분입니다.
2009.11.18 00:45
Thank you very much for sharing your much blessed retired life
at a place where your heart is.
We always wish you and your family all the bests !
이한중 부부
2010.05.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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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장내과를 끝마치고 고국에 돌아와서 순천향의대 신장내과 교수를
역임하시다가 2006년 정년퇴임 하시여 고향 밀양에 네려와 part time으로
일하고 계시는 동기생 仁洲 이희발교수(65) 한테서 '2009 쌍매당의 가을'이라는
글과 '풍년가'라는 시와 사진들과 다음과같은 편지와 함깨 보내와서 여러 친구
들과 나눌려고 여기에 옮겨 왔읍니다.
친구들,
시골 노인이 아직 속세와 인연을 끊기가 어려워 바깥 세상과 친구들을 그리워 하면서
먼저 소식 전합니다. 내가 공연히 바쁜 분들의 일상에 시간과 마음을 뺏지나 않을까
걱정 되기도 하지만 도리 없습니다.
금년 가을도 다 가고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저의 시골집 쌍매당(雙梅堂)의 가을 풍경을
담은 사진과 글을 보내 드립니다. 틈나면 소식 주시기 바랍니다. 이희발
이희발 교수는 경남 밀양시 퇴로리에 있는 여주이씨 자유헌공파 종가집인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112로 지정된 이고가를 종손으로서 지키며 살고 있으며
조선말기 선비의 집으로 잘보존된 이고가는 본채 정침,동서익랑,중사랑,종가사당,
별채로 되어있으며 이글의 題字인 雙梅堂은 별채의 외당을 말합니다.
작년에 이고가를 방문해서 이교수내외에게 후대를 받은바 있으며 그때 찍었던 몇장의
사진들을 이곳에 보탭니다. 소식전해준 이교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규정
고가의 본당,정침
우리가 머물렀던곳
산수유꽃
글에서 나오는 쌍매당
연못의 수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