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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내침실의 창문들

2009.11.08 02:42

이한중*65 Views:7522





내 침실의 창문들 - 이한중

 

      11월 15일, 일요일, 미시간,
      가을은 깊어가고
      낙엽들은 어느새 앞뜰 뒷뜰에
      수북, 수북히 쌓이고
      저 창밖에 네 그루의 고목들
      앙상하게, 그 늙은 모습들,
      수 없는 크고 작은 가지들은,
      얼키 설키, 저 푸른 창공 캔바스에,
      적라라하게,
      언뜻 보기에는 의미없는
      현대 추상화의 선들마냥,
      저 허공을, 공간을 장식 하는구나.

      구름 한점없는 드높은 푸른하늘,
      따스해 보이는 햇볓,
      고국의 천고마비를 상기시키는,
      미시간의 늦은가을의
      예상밖의 푸근한 하루.
      나는 어떻게 이 귀중한 하루를 보내야 할까,
      아직 생각도 못하고 있구나.

      일찍 다섯시에 깨어
      이것 저것 바쁘게 아침시간들을 보내고
      모찰트 음악 채워진 나와 내여인의 침실에
      다시 누워보며
      이렇게 잠간 되뇌여본다.
      그리고 문득
      이 침실의 창문들을
      다시 발견해본다.

      창살들도 없는
      시원스럽게 밖의 풍경을 볼수있는
      창문들이다.
      이 침실에서 30여년을 보내면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그들에대한 고마음,
      내 마음을 항상 열어주는 이 창문들,
      저 고목들과 항상 대화할수있게 해주는 그들이다.
      오늘같이 밝은 날이나
      비 눈오는 궂은 날이나
      내 우주를 저 밖의 우주와 연결해주는,
      미시간의 사계절을 느끼며 살게해주는,
      그들이다.
      오, 저 창문들을 통해서
      나는 나자신에대해서 얼마나 수없이
      배우고 깨달았던가?
      저들은 내 마음의 눈의 연장,
      내게 조그마한 지혜가 있다면
      너희들을 통해서 아니겠는가?

      나의 몸 어느새 늙은 보디 머신,
      한 부분 한 부분 정성껒 잘 간직해보려는것,
      늙은사람들의 본능.
      그러다보면
      이 좋은 날씨 즐길수있는 건강,
      감사하게되고,
      그러다보면
      저 말없는 침실의 창문들 까지도
      감사하게 되나부다.
      하여튼 오직 우주만물을, 너의 이웃들을,
      가슴깊이
      감사하며, 아끼며, 사랑하며
      이 하루하루를 살아 가자꾸나.
      이 하루하루를 살아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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