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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ies [N. Cascades National Park #4] Chain Lakes Loop Tail(#2/2)

2010.11.08 00:52

조영갑*70 Views:8274

North Cascades National Park Summer Hiking

Hiking at North Cascades National Park

July 31 - August 7, 2010


Chain Lakes Loop Trail, Mt. Baker Area, Washington

August 2, 2010 (#2/2)


둘쨋날, Baker산의 Chain Lakes Trail (highest point 5300ft, elevation gain 1850ft)에서 우리는 마침내 ‘강도 높은 등산을 즐기는모임(Hard Core Hiking Club)’의 이름에 걸맞는 산행을 해냈다. 대장의 직무태만(trail condition을 미리 확인하지 않은)으로 빚어진 일이었다. 초장에는 더러 흙길도 있으면서 눈 덮인 산비탈과 호수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산길을 걸으며 8월에 이런 경치를 즐기는 것이 웬 복이냐했다. 그러나 올라갈수록 완전히 눈밭이라 걷기가 힘들었고, 안그래도 원주민들이 “Rocky and Precipitous”라고 이름 붙였다는, trail 등급이 “difficult”로 매겨진 산이 눈으로, 그것도 밟으면 바로 미끄러지게 되는 여름눈으로 덮여있는데, 골짜기가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이는 고지에서 다시 깎아지른듯 가파른 산등성이(Herman Saddle)를 넘어 가자는 대장의 주문은 믿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비록 무수히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그 때마다 까마득한 골짜기까지 굴러떨어져 세상 하직하는가싶어, 간이 졸아들다 못해 간 곳이 없었어도, 내 식구 남의 식구 가리지않고 힘껏 도와주던 산사나이들의 기사도 정신에 힘 입어, 천신만고 끝에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정상에 오를수있었다. (이 대목은 스키를 타는 대원들께는 엄살로 들릴 수도 있으나 절실했던 대원들도 여럿되는 것으로 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축축한 엉덩이를 엉거주춤 버티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을 들어 주위를 돌아보는 순간, 아! 정신이 번쩍나게 아름다운 절경의 한가운데 우리가 서있는 것이었다. 흰 눈에 덮여 웅장하게 치솟은 산들이 저만치 배경으로가 아니라 압도적인 무게로 손에 닿을듯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쨍하게 화창한 여름날의 설경은 High Definition 화면처럼 눈이 시리게 선명했다. 007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같다며 찬탄을 금치 못하다가, 고생스럽게 올라오지 않았으면 이런 절경을 어떻게 볼 수 있었겠나 뿌듯한 마음으로 하산을 하던 것도 잠시, 대장이 trail을 찾을 때까지 눈밭에 서서 기다리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장난기가 발동한 고문께서 “고령의 등산객 열세명이 Mt. Baker에서 조난을 당했는데 생존자는 두 명뿐이라고 합니다.”하고 웃는소리를 하셨는데, 갑자기 남은 해를 가늠하게 되면서 별로 웃는 사람이없었다.

한참만에 산밑에서 trail 끝자락을 찾은 대장의 신호에 따라 방향을 잡고 내려 가는데, 눈밭을 지나자 이번에는 바위밭이었다. 두 손 두 발을 다 동원해도 기어 내려가기가 어렵게 덩치 크고 날이 선 바위들이 첩첩이 쟁여있는 산비탈을 엉금엉금 내려 가는데, 개중에는 밟으면 굴러 내릴듯 흔들거리는 놈도있어 사람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었다. 험상궂은 바위더미가 그 위에 굴러 떨어지면 뼈도 못추리게 생겨있어, 일행 중 가장 아담한 체구의 대원이 차마 첫 발을 떼지못하고 얼어붙어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산사나이들의 기사도 정신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대목이었다. 그중에도 곤경에 처한 여성 대원들을 구조하는데 가장 수고하신 최선영 고문님께 감사드린다.

장장 여덟시간 반만에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남성대원들은 하나같이 고양된 기분으로 오늘이 산악회 사상 최고의 산행이었음을 선언했다. 오랫만에 젊은이들에게도 힘들었을 모험에 가까운 산행을, 그것도 쩔쩔매는 여성대원들을(남자들 못지않게 훨훨 나르는 분들도 있었지만) 달고도 거뜬히 해내고 보니, 나도 아직은 끄떡없다는 자신감이 솟구쳐서였을까? 여성대원들도 스스로를 대견히 여기며 한껏 고조된 기분이었다.


Mazama Lake에서 Iceberg Lake로 가는 길 (점심 휴식 후 겨우 발견한 trail이 대원 뒤로 보인다)

 얼음 물 속 바위를 밟고 개울을 건너는 여성대원을 여차하면 부축하려고 대기 중인 기사들

Table Mt.(5742 ft)의 북쪽 낭떨어지와 그 왼쪽에 Herman Saddle이 보인다.

얼음과 눈으로 덮힌 Iceberg Lake에서,
뒤에 보이는 Herman Saddle을 넘어가야되는 줄도 모르고 설경에 취해있다

 

얼음과 눈이 둥둥 떠있는 밑으로 특유의 비취빛 물빛이 고운 Iceberg Lake

 

산행기 #2에서 언급했던 전망이 훌륭한 노천 변소 표지판

 

Iceberg Lake의 북쪽에서 Herman Saddle로 오르는 길, 맙소사 저길 어떻게?!

씩씩하게 앞장 서서 시범을 보이는 Dr. 이준자



앞에서 미끄러지는 대원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대원들

아이젠도 없이 급경사의 눈밭을 올라가며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후벼 파다시피하며 걷느라 갈짓자
걸음으로 비틀대는 대원들. 얼마나 찍어 누르고 매달렸던지 지팡이가 활처럼 휘어버린 대원도 있었다



급경사를 벗어난 후 다른 대원들을 격려하는 Dr.신영찬



Herman Saddle(5300 ft)에 올라서서 바라본 사방에 둘러쳐진 웅장한 산들
남쪽에 보이는 Table Mt.과 밑에 보이는 Iceberg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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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Mt.(5742 ft)과 Mt. Baker의 압도적인 능선



서쪽에 보이는 Mt. Baker(10,781 ft or 3286 m)의 웅장한 위용



동쪽에 보이는 Mt. Shuksan(9131 ft or 2783 m)의 못지않게 장대한 기상



골짜기 끝의 중간 지점에 작게 보이는 Heather Meadows Visiting Center(목표 지점)

Herman Saddle(5300 ft)을 넘어 내리막 길로 들어선 대원들 

산의 반대 편은 눈이 녹아 한결 쉬운 하산길이 되리라던 기대도 잠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눈밭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산 그늘 속을 걷고있다



드디어 눈에 보이는 목표지점을 가리키며 지친대원들을 독려하는 Trail boss 



눈에 덮여 보이지않는 trail을 감으로만 더듬어 가던 대장은 눈 밭이 끝나는 대목에서 때 아닌
바위더미가 나타나자 속이 타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trail을 찾기 시작한다



Trail을 찾아 사라진 대장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



조심 조심, 한 발 또 한 발



그 나름의 멋이 있는 우람한 바위더미와 그 속에서 꼼지락대는 것처럼 작게 보이는 사람들
(모두 한가닥하는 의사 선생님들)의 대비가 우리네 인생의 연약함과 덧 없음을 시사하는 듯하다

위험 천만의 바위 더미 언덕을 가까스로 내려온 후 잠시 숨을 돌리는 중,
지고 다니던 물이 동 난지 오래라 갈증을 참지 못해 개울물을 마시는 대원들도 있었다.



Upper Bagley Lake 오른쪽 끝 위에 목표지, Heather Meadows Visiting Center의 지붕이 보일듯 말듯



trail 에서 본 Lower Bagley Lake



Heather Meadows Visiting Center에서 내려다 본 Lower Bagley Lake



이 날 hiking중 유일하게 찍힌 wildflower (Anemone occidentalis, Western Pasque Flower, 서북부 할미꽃)

 

              Photo by 조영갑*70, Dr. & Mrs. 최선영,   Text by 조이숙 (Mrs. 조영갑) - November 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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