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6 00:09
토요일 아침 6시 반, 집을 나선다. 양재시민의 숲”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나무숲으로 덮인 공원의 길은 조용하고 까치와 비둘기들만 바쁘게 날아다니며, 우리 곁을 떠난 애견 토토를 생각하며 갖고 온 먹이를 몇 알씩 놀았던 흔적에 뿌려 준다. 며칠을 토하고 굶을 때에도 이곳에 가자면 힘없는 고개를 번쩍 쳐들었고
테이블에 아침식사를 펼친다. 유부초밥, 반숙 계란, 떡, 삶은 감자와 고구마. 커피와 과일까지 먹을 때 식탁 주위로 맴도는 새끼고양이 한 마리를 보았다. 크래커에 크림치즈를 발라주니 치즈만 핥아먹고, 더 달라고 조르는 눈치라 치즈만 따로 준다.
아침을 먹은 후 공원 산책을 나선다. 다니는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밖에 없구나.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 곳을 두고 이 시간 어디에 있을까? 수경공원에 오니까 발을 첨벙첨벙 담그고 나서 계면쩍은 듯이 올려다 본 너, 토토가 그립구나. 커다란 개 두 마리를 데리고 온 사람. 조그만 개 한 마리를 안고 산책하는 사람. 나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만 보면 부럽다.
자그마한 터 밭에는 웃자란 방아를 꽃 채로 튀겨 먹으려고 딴다. 집으로 돌아오니까 겨우 8시 반이다.
일요일 아침은. 토요일 저녁을 후배 아들 결혼식장 피로연에서 소주와 이어서 자리를 바꾸어 후배들과 맥주를 마신 쓰린 위장을 생각하여 처가 어제 산 싱싱한 백합조개에 찹쌀을 넣고 죽을 쑤었다고 먹으로 오란다. 고소한 냄새가 나는 뜨거운 죽을 “후 후”불어가며 한 그릇을 비웠다. 시원하게 속이 풀린다. |
2009.09.06 00:30
2009.09.06 06:18
A Beautiful 숨김없이 잔잔한 Essay 입니다.
잃어버린 애견이 없는 공원길의 허전함....
그런대로 오늘도 여전히 계속되어가는 삶의 교차로인 공원에 선 석희님과
다음날 뜨거운 죽으로 속을 식히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합니다.
"... 다니는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밖에 없구나..."
그래서 그런지 석희님 자신이 "나이먹은 사람"으로 보여집니까?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읍니다. ㅎ, ㅎ.
I drove by the wooded lane to visit my sister's house nearby Tower Palace(?)
It reminded me of somewhere in Jejudo.
PS; Thank you again for your generosity while I was there.
Next time, it'll be on me and let's go to Jangho Village with Dr.Choi 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