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Bed side manner 가 수준 이하인 제일 큰 원인은
단시간안에 많은 환자들을 보아야 되는데 있고,
그러니 이곳 미국에서 처럼 환자마다
일일히 잘 설명 하고 친절히 대해 주기가 쉽지 않은 줄은 알지만
위의 운영자님 말씀 처럼 일제 잔재인 권위주의적 임상 태도를
우리 선배 교수님들로 부터 배운 것이 또 다른 큰 이유인것 같습니다.
마치 의사된 것이 무슨 큰 벼슬자리에 (그래도 그런 태도는 더욱 더 용납 되지 않겠지만)
올라 앉은 줄로 착각 하고 있나 봅니다.
의사는 조선 조때에 중인 이었고 제생각에는 보수를 좀 많이 받는
일일 노동자 같습니다. 일 않하면 수입이 없지 않습니까?
자본 주의 사회에서 제일 최고의 성공은 자기는 놀면서 남 시켜서
돈 벌게 하는 것이 겠지요.
어느 회사나 기관에서 seniority를 인정 해주지 않고 어제 수련 과정 끝내고 들어온
젖냄새 나는 애숭이 의사 나 30,40년을 같은 일을 해오고 있는 60이 넘은
의사나 같은 보수에 같은 양의 일과 야간 당직을 해야 되는 직장이 있겠습니까?
이것은 미국에서의 일이고 한국서는 나이 먹고 연륜 싸이면 더 적은 일하고
더 권위 부리고 더 많은 봉급 받겠지요.
이런 것도 나쁜 임상 태도의 한 이유가 될지 모릅니다.
제가 처음 미국에 와서 레지덴트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한국에서 5년 수련을 이미 마쳤지요)
느낀 제일 큰 '문화적 충격'은 이들이 환자들 에게 참 으로 친절 하고 자상하게 대하는 태도 였습니다.
이 수련 과정중 저는 속으로 그동안에 내가 저지른 건방지고
권위 주의적 이였던 Bed side manner 에 대하여 모든 한국의 환자들에게
사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 었습니다.
정말입니다.
미국 온지 몇년 후에 모교에 봉직 하던 후배 교수가 연수 교육후에
들렸을때 제가 말 했습니다.
'돌아 가거든 여기서 배운 지식을 써 먹기 보다는 환자에게 절대로 친절히 대하세요' 하였더니
그 후배 말이 ' 저도 잘 압니다. 우리가 환자들 에게 잘 못 하고 있다는 것을. 가면 고치도록 해보지요.'
그후 귀국하여 그 양반을 맞나자 물어 보았습니다.
환자들에게 좀더 친절히 대하고 다른 후배들도 그렇게 대하느냐고.
그랬더니 하는 대답이
' 미안 합니다. 처음 귀국해서는 미국서
하는 것 처럼 환자들을 대하려고 노력 하였으나 한 삼 개월 지나니
도로 옛날 태도로 돌아 가게 되더군요.
옆에 있는 사람들이 따라 와 주지도 않고
또 혼자서만 그리 하려니 잘 않 됩니다.'
아마 우리나라 의 잘못 된 임상 풍토가 너무 뿌리깊게
박혀 있어서 하루 이틀에 고쳐 지지가 않는 가 봅니다.
그후 제 동기 하나가 서울을 방문중 Subdural hematoma 가 생겨서
모교 응급실에 가서 진료를 받으려고 하다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므로 같이간 가족이
이 환자는 같은 학교 선배 이고
미국에서 일시 귀국중이라고 신분을 밝혔음에도,
그러면 뭐가 다르냐는 식으로 인턴 한테 심한 푸대접을 받고,
이를 상관인 레지덴트, 담당 교수 에게 호소 하였으나
콧 방귀도 뀌지 않고, 그래서 어쩌 라는 식으로
별 반응이 없더 랍니다.
결국 증상이 자꾸 악화 되어시간을 다투게 되자
다른 병원으로 가서 수술 받고 완쾌는 되었으나
이 친구가 '나 한테 까지 이럴 진데, 다른 일반 환자들에게는 어떻게 대하겠느냐' 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시계탑인지 어디엔지 실림 으로서 문제가 좀 커지자
그 당시 부 원장 이던 제 동기가 사과 하고 직원들 재교육을 시켰다고 합니다.
결국은 낡은 악습의 사슬을 벗어 나기가 어려운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형편이 좀 낳아 졌는지 어쩐지 모르 겠습니다.
저는 귀국 했을때 병원 갈 일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푸대접 받기 싫어 서요.
저 역시 수련마치고 군대 근무 시에 아들이 새벽에 배가 아파 강남에서 서울대 응급실까지 갔다가 푸대접 받은 적도 있고, 삼성의료원에 모친 입원 시 원장과 내과과장은 병문안을 와도 막상 해당 신경과 스태프는 정말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아마 한국 의료교육 현장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의대생들은 모두 집에서 공주와 왕자로 자랐기 때문에 별 것도 아닌것들이 자기네들이 최고로 아는 것도
또 하나의 문제점이지요.
학생들을 데리고 회진을 돌면서 지난 주말에 무엇을 하였느냐?
최근 한달안에 읽은 전공서적외에는 무엇이 있나?
일기나 편지를 쓰느냐?
하고 물으면 아무도 답변을 못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전문지식을 떠나 상식과 소양의 결핍이지요.
그러다보니 지혜롭지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선배님 말씀 명심하고 쫄개들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